철학이 빈곤한 지도자를 만나면 국민 모두가 불행해 진다는 역사적 교훈을 알고 있다.
최근 제주사회에서 일어나는 갈등양상을 살펴보면 정치지도자의 철학이 제대로 정립되었는지 의심스러울 정도다.
제주도 사상 최대의 6조원대의 관광개발 사업이라는 오라관광단지개발 역시 제주도의 미래를 생각할 때 환경과 지역사회경제에 부정적인 영향이 커 절대 추진해서는 안되는 사업이다.
그러나 제주도정은 행정절차에 문제가 없다는 구실로 밀어붙이는 모양새다. 제주는 지금 난개발로 인해 쓰레기, 상하수도, 교통 혼잡 등 생활 불편으로 제주도민들이 아우성치고 있는 상황을 제주도지사만 잘 모르는 것일까?
도남동 시민복지타운에 행복주택건설계획은 10년 앞도 내다보지 못하는 졸속정책을 밀어붙이고 있다는 인상을 지울 수 없다. 이는 약 1만3천 평의 부지에 대학생과 사회초년생을 위한 공공임대주택을 700세대 건설하는 계획이다.
다른 지역에서는 70%이상이 LH(한국토지주택공사)공사가 주도가 되어 행복주택을 추진하는데 제주도에서는 제주도지사가 나서서 마지막 남은 시가지 핵심에 위치한 대규모 공유지에 행복주택을 추진하고 있다.
LH공사는 노형동에 택지개발이 가능한 60만평의 토지를 보유하고 있다. LH공사와 제주도에 협의만 잘되면 행복주택 수천세대를 건설할 수 있다. 그럼에도 제주도지사는 마땅한 토지가 없다며 마지막 남은 노른자 땅에 행복주택을 짓겠다고 고집하는 것 같다.
자신이 판단이 무조건 옳다는 독선적인 사고는 공공의 질서를 위협하는 위험한 행위로 돌아오는 부메랑이 될 수 있다.
10년 전 전임 제주도지사는 220만평의 국․공유 토지(세인트포어골프장 ․ 에코랜드골프장)를 평당 2만원에 대기업에 매각해서 수려한 자연환경을 무참하게 파괴하고, 골프장까지 짓는 바람에 골프장 공급과잉에 일조해서 오히려 지역경제에 악영향을 미쳤다. 당시에도 제2공항이 필요하다며 마땅한 대책 없이 귀중한 토지를 헐값에 매각했다.
그때 좀 더 내일을 내다보는 '미래형 도지사'가 있었다면 헐값에 매각하지 않고 제2공항부지로 사용하거나, 그렇지 않으면 토지를 수용당하는 제주도민들에게 제공하는 대토로 유용하게 사용할 수 있었을 것이다.
우리는 역사의 평가를 무겁게 받아들여야 한다.
특히 중요한 시기에 제주도지사는 현안문제를 다각적인 시각에서 신중하고 엄중하게 판단해야한다. 섣부른 결정으로 크나큰 재앙이 초래된다면 역사의 죄인으로 남아 결국 자신도 불행해질 수 밖에 없다. /양시경 제주경실련 공익지원센터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