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도가 동중국해 해상 기름유출사고와 관련, 비상방제체제를 가동한다.
제주도는 최근 동중국해에서 발생한 유조선 침몰로 유출 기름이 제주연안으로 유입될 가능성이 있다고 판단, 유관기관과 합동으로 비상방제체제를 구축하겠다고 30일 밝혔다.
이는 영국 국립해양학센터(Nationalain Oceanography Centre)에서 사고선박의 기름이 제주연안으로 도달해 큰 재앙을 불러일으킬 수 있다는 경고 메시지를 보낸 이후 나온 조치다.
영국 국립해양학센터는 지난 27일 사우스햄튼(Southampton)대와 공동으로 동아시아 해류의 3개월간 흐름을 시뮬레이션한 결과 쿠루시오 해류를 타고 40일 후인 3월중으로 유출된 기름이 제주도 남쪽 해상에 도달할 것으로 분석했다
파나마 국적의 8만5462t급 유조선 상치(SANCHI)호는 지난달 14일 이란에서 휘발성 액체탄화수소(콘덴세이트) 15만3200㎘를 싣고 출항해 충청도 대산항으로 향하던 중 홍콩 국적의 4만1073t급의 화물선과 충돌해 서귀포 남방향 546㎞ 지점에 침몰했다.
이 사고로 상치호에 실려 있던 기름이 대거 바다로 유출되며 제주 인근으로 이동하고 있다. 사고로 흘러나온 기름인 콘덴세이트유는 독성이 강하고 매우 가벼운 성질로 물과 분리하기 어려운 것으로 알려졌다.
이 때문에 외신은 이번 사고가 ‘최악의 환경재앙이 될 수 있다’는 경고를 했다.
이와 관련, 제주환경운동연합은 30일 성명을 내고 “해양수산부는 콘덴세이트유가 빠르게 증발되기 때문에 피해가 미미할 것이라는 예측을 하고 있지만 유출량이 많아 제주해역까지 도달하지 않으리란 보장이 없다”고 강조하며 대책 마련을 촉구했다.
이와 관련, 제주도는 해양수산부의 자료를 인용해 유출된 기름 내에 있는 액체탄화수소가 강한 휘발성 물질로 응축된 상태에서 외부로 유출될 경우 대분분 증발하기 때문에 해수를 오염시킬 가능성은 매우 낮은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
또 선박의 연료로 사용되고 있는 벙커C유의 유동점이 섭씨 15도이기에 침몰해역의 수심과 낮은 수온을 고려하면 굳어져 있을 가능성이 커다고 분석하고 있다. 선체파손과 외부충격 등의 돌발변수가 없는 한 일시적 대량유출 가능성은 거의 없을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하지만 제주도는 기름 유출상황과 이동방향을 수시로 모니터링해 국내 연안의 해수를 채취.분석, 수산물의 안정성 검사도 병행할 계획이다.
제주도는 이를 위해 해경, 국립수산과학원, 해양환경공단, 남해어업관리단, 수산물품질검사원, 수협 등과 비상대책반을 구성해 30일부터 비상방제체제에 돌입했다.[제이누리=권무혁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