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라산 삼림대의 수종은 표고자목(資木)인 자작나무, 졸참나무의 번식으로 보충되고 바람에 꺽이고 난벌(亂伐)되는 수목에 자연 발생하는 표고는 극히 우수해서 본래 원주민들은 이것을 재취해 햇볕에 말려 시장에 반출하곤 했다. 제주유일의 특산품으로서 유망(有望)하다는 데 착안(着眼), 1905년 이들에 의해 창립된 동영사(東瀛社)에 의해 착수된 것을 효시로 1939년 11월에는 이 사업에 노련한 田中長嶺 등을 초빙, 여러 가지 어려움과 싸우면서 시험을 거친 결과 매우 유망하다는 것을 확인하였다(미개의 보고 제주도, 1924).
표고버섯(Lentinus edodes)은 민주름 버섯목 송이과에 속하는 식용버섯이다. 야생에서는 동남아지역의 참나무 등 활엽수의 고사목에서 주로 발생한다.
인공재배의 역사는 10세기경 중국에서부터 시작되어 현재는 한국을 비롯하여, 일본, 중국 등 동양에서 주로 재배되고 있다. Lentinus속 버섯은 전 세계적으로 분포하고 수십종이 기록되어 있으며, 표고와 잣버섯이 인공 재배되고 있다.
표고버섯은 항암성분인 렌티난을 함유하고 있으며 항바이러스 작용, 혈압 강하작용도 있다. 표고버섯은 색깔, 형태, 육질 크기에 따라 화고, 동고, 향고, 향신 등으로 나누어지고 갓이 오므라들고 육질이 두꺼운 것 색깔이 선명한 것일수록 고급에 속한다.
버섯 골목(榾木)은 2년 동안 재배하면 썩어서 폐기되므로 과잉의 소지가 타 작목에 비하여 적고 생표고, 건표고로 유통되므로 생표고 과잉 생산시 대처할 수 있다.
제주지역의 표고재배는 1905년 처음 시작된 이래 초기에는 한라산 동남부의 화전(火田) 위쪽에서 일본인들에 의해 처음 시작되었다. 그 이전에 제주주민들은 ‘바람에 꺽이고 난벌(亂伐)되는 수목에 자연 발생하는 표고’를 재취해 햇볕에 말려 시장에 반출하는 정도였다.
그러다가 몇 몇 일본인들이 당시 제주 유일의 특산업으로 표고업이 유망하다는 점에 착안하여 표고 인공재배에 의한 표고업(椎茸業)을 시도한 것이 제주지역 표고업의 시초인 셈이다.
한라산(漢拏山)에서 나는 버섯이 수입이 칠팔만 원이라 하며 목축은 자고로 유명한 곳이다(동아일보 1922년 12월 29일).
조선총독부는 1919년 한라산 표고버섯을 특산품으로 지정해 재배를 장려했다. 표고버섯 재배에 뛰어든 일본인들은 한라산 동남부 화전 위쪽에서 5000㏊에 달하는 재배장을 경영했다.
당시 재배법을 살펴보면, 벌목 후 3년째의 가을부터 차츰 수확을 시작하여 그 후 3년간 정도는 한창 생산이 되고 그로부터 차츰 생산이 떨어져서 10년 쯤 되면 생산이 없어진다.
벌목은 매년 10월경인데 나무의 영양상태를 잘 살펴 일제히 도끼질을 해야 한다. 그해는 그냥 지나고 다음해 4월경부터 장마철까지 입목, 즉 가지를 잘라 내고 높이 1척(尺) 7~8촌(寸) 정도 침목(枕木)을 세운다. 동시에 도끼로 거리 5촌 정도로 나무 표피(表皮)에 선형(扇形)으로 깊은 홈을 낸다.
그리고 입목(笠木), 나뭇가지들을 상목(上木)위에 얹힌다. 이 갓 모양의 입목(立木)은 가뭄이 심할 때는 차양용(遮陽用)으로 비가 많이 올 때는 비막이가 되어 서리나 눈이 올 때는 막아주기 때문에 골목(榾木)의 피복 구실을 해준다.
벌목 후 3년째는 골목 아래쪽의 풀을 베어주고 또 입목을 알맞게 조절하면 가을에는 자연 발생적으로 표고버섯이 소량 산출 된다. 4년째가 되면 장목법을 쓰는데 벌목은 그냥 둔다.
단목법이란 그 긴 골목을 길이 3~4척 정도로 통나무인 상태로 잘라내고 같은 크기의 못을 파서 빗물을 담아 그 속에 넣은 뒤 하루 밤낮을 지내고서 인부가 못 속에 들어가 나무 토막으로 절구 부근을 4~5차례 두들겨준다.
이 같은 절목(折木) 과정이 끝나면 천연 입목 즉 입목의 밑으로 운반해서 우목이라고 하는 가로 뉘인 나무에다 양쪽을 받쳐 세운다. 이 작업은 4년째의 4월 상순부터 추자(秋子, 가을표고) 발생 전 40일까지 종료된다.
장목법의 골목 역시 이 무렵의 비온 뒤 그 위치 그대로 타목을 해준다. 타목 후 일주일이 되면 표고균(菌)의 발아가 시작된다.
장목법(長木法)은 전적으로 기후에 지배되는 대신 표고가 오래 발생하는 장점이 있다. 단목법(短木法)은 강우를 기다리지 않고 못 속에 놓아두면 타목이 되기 때문에 인력으로 조절이 가능하긴 하나 그 대신 생산기간이 짧고 벌목 후 7~8년으로 끝나게 된다.
수확한 표고는 길이 너비 2간(間), 새로 8간 정도의 건조실에서 뜨거운 숯불을 피워놓고 선반위에서 ‘에비라’라고 불리는 기구에 넣어 불짐으로 말린다. 대략 1주야(夜) 정도 건조를 끝내고 일정한 상자 속에 넣어서 판매한다.
표고재배에서 가장 기술을 요하는 일은 벌목시기를 놓치지 말아야 할 것과 건조하는데 불 조절을 잘하는 것이다.
현재 이러한 표고 재배법은 이와 조금 다르다. 현재 표고 재배법을 살펴보면, 표고버섯은 참나무 원목을 11월~2월까지 벌채 된 것으로 길이 1.2m, 직경 15cm 정도로 잘라 드릴로 원목을 뚫어 그곳에 종균 심기를 한 다음 장마 전 뒤집기를 1~2차례 한 다음, 다음 해에 수확을 한다.
수확시기는 품종에 따라 다르며 건표고는 봄에는 보통 5~6월 가을에는 9~10월에 많이 수확한다. 품종에 따라 차이가 있으나 보통은 5월부터 작업을 시작하는데 물주기를 하며 표고목을 쓰러뜨리고 2~3일 충분히 물주고 버섯 발아가 시작되면 세우기를 한 뒤 적기에 수확을 한다. 수확 후 휴면기간을 20~30일 이상 충분히 기간을 두어 다음을 해야 충실한 버섯을 생산할 수 있다.
한라산에서 생산한 표고버섯 양은 1936년 2800㎏, 1937년 2600㎏, 1938년 3500㎏이다. 당시 현장에서 건조된 표고버섯은 포장돼 선박 편으로 서귀포항에서 대판으로 반출됐다. 대판에서는 위탁 판매를 거쳐 다시 중국으로 수출됐다.
한편 대부분 고산(高山)지역 등 각종 자재 운반이 불편한 곳이 표고재배 적지(適地)인 경우가 많았다. 따라서 일제는 한라산을 다용도로 이용하고 한라산 임산물을 자국으로 운반하기 위하여 한라산을 한 바퀴 도는 환상도(環狀道)(일명 하찌마께 도로)를 160만원의 자금을 들여 만들었다.
한라산을 환상으로 둘러싼 하찌마께 도로는 산북에 산지항과 산남에 서귀포항으로 이어졌다. 해방 이후 하찌마께 도로는 주로 표고업자들에 의해서만 활용되어 오다가 요즘은 부분적으로 한라산 둘레길로 활용하고 있다. 그래서 인지 한라산 둘레길을 걷다보면 자주 초기왓(표고버섯 재배장)을 만나게 된다. <다음편으로 이어집니다>
☞진관훈은? = 서귀포 출생. 제주대 사범대를 나왔으나 교단에 서지 않고 동국대에서 경제학 박사(1999), 공주대에서 사회복지학 박사(2011) 학위를 받았다. 제주도 경제특보에 이어 지금은 지역산업육성 및 기업지원 전담기관인 제주테크노파크에서 수석연구원으로 일하고 있으며 겸임교수로 대학, 대학원에 출강하고 있다. 저서로는『근대제주의 경제변동』(2004),『국제자유도시의 경제학』(2004),『사회적 자본과 복지거버넌스』 (2013) 등이 있으며『문화콘텐츠기술과 제주관광산업의 융복합화연구』(2010),『제주형 첨단제조업 발굴 및 산업별 육성전략연구』(2013),『제주자원기반 융복합산업화 기획연구』(2011) 등 보고서와 다수의 논문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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