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9년 전의 “대한독립 만세” 함성이 제주 조천읍 미밋동산에 다시 울려퍼졌다.
기미년 3.1절 ‘만세대행진' 행사가 1일 기미년 제주독립운동의 진원지인 제주시 조천읍 만세동산(미밋동산)에서 열렸다.
조천청년회의소 주관으로 열린 이 행사는 원희룡 제주지사를 비롯한 각급 기관.단체장 및 광복회원, 학생 등 1000여명이 참석한 가운데 열렸다.
이날 오전 7시40분 서제와 쌍벽봉수제 봉행을 시작으로 오전 8시에는신촌초등학교와 함덕초등학교 두 곳에 모여 있던 도민들이 일제히 태극기를 들고 만세대행진을 펼쳤다.
2.2km 구간에 걸친 행진 이후 참가자들은 만세동산에 모여 "대한독립 만세"를 외치며 기미년 만세운동을 재현하는 퍼포먼스를 펼쳤다.
조천만세운동은 제주 독립운동의 출발점이라 할 수 있다. 1919년 3월 21일 미밋동산에서 김장환 선생을 위시한 14명의 인사들과 인근 지역의 서당 생도·주민 등 700여명이 모여 독립선언서를 낭독했다. 이후 독립만세 혈서와 태극기를 들고 만세를 외쳤다.
조천만세동산에는 성역화 사업이 이뤄진 이후 제주항일기념관과 독립유공자 묘역, 기념광장 등이 조성돼 있다.
만세대행진이 끝나고 이날 오전 10시 조천체육관에서 제99주년 3.1절 기념식이 거행됐다.
기념식은 한대섭 광복회 제주도지부장의 독립선언서 낭독으로 시작됐다.
이어 제주의병항쟁과 독립운동 선봉에서 활약한 공적을 인정받은 독립투사 3명에 대한 건국훈장 및 대통령표창 수여식을 가졌다. 독립유공자 김문우, 김순재 선생에게는 건국훈장이, 정차호 선생에게는 대통령 표창이 각각 수여됐다.
이날 원희룡 지사는 “99년 전 3.1 만세운동은 국권회복과 민족자존의 도화선이었고 변방의 약소국이었던 우리나라를 세계만방에 알린 위대한 역사”라며 “조천 미밋동산에 모여 독립만세를 목놓아 불렀던 애국청년들의 기개, 일제의 억압과 착취에 맨손으로 맞섰던 해녀 어머니들의 항일 정신은 제주의 미래, 하나 된 제주공동체를 위해 대대손손 물려줘야 할 소중한 유산”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3.1운동 100주년을 앞두고 자랑스러운 제주인의 역사와 정신을 지키고 올곧게 계승할 수 있도록 힘을 기울이겠다”면서 “제주해녀 항일운동을 주도했던 부춘화․김옥련․부덕량 해녀 열사 흉상 제작사업을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또 “올해는 제주 3대 항일운동 중 하나인 무오법정사 항일항쟁 100주년이 되는 해”라며 “제주 최대규모의 무장 항일운동인 무오법정사 항일항쟁이 새롭게 조명되고 평가받을 수 있도록 적극 뒷받침하겠다”고 약속했다. [제이누리=권무혁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