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당 제주도지;사 후보 경선에서 패배한 뒤 칩거중이던 김우남 전 최고위원이 지방선거에서의 민주당 후보 지원을 공식화했다.
그러나 현시점에서의 그의 합류가 경선 상대방이었던 문대림 후보와의 ‘원팀’ 단계엔 이르지 못했다. “정당인으로서 도의원 후보에 대한 지원은 한다”는 것이다.
더불어민주당 제주도당은 2일 오후 보도자료를 통해 김 전 최고위원이 최근 여론조사 등에서 수치상 열세에 있는 제주도지사 선거 승리를 위해 합류한다고 전했다.
김 전 최고위원은 "한 달 반 이상 외롭고 괴로운 시간을 보냈지만 변함없이 분명한 것은 내가 당인(黨人)이라는 사실이다”고 전제했다.
이어 "이번 지방선거에서 더불어민주당의 승리를 위해서 당인으로서의 몫을 다하는 것은 당연한 도리"라면서 "당의 책임 있는 위치에 있는 당인으로서, 가만 있을 수 없는 상황이다"고 합류 이유를 밝혔다.
김 전 최고위원의 이날 합류는 전통적인 불모지였던 대구·경북에서조차 더불어민주당이 약진하는 상황에서 지난 대선에서 호남에 이어 전국 최고 득표율을 기록한 제주도가 위기에 처한 상황이 크게 작용했다는 분석이다.
그는 "문재인 정부를 탄생시킨 지난 대선의 열정을 새기며 대선 때와 마찬가지로 당원들과 함께 더불어민주당의 승리를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그의 합류 소식이 알려지자 문대림 후보는 즉각 입장을 내놨다. "이제야 비로소 우리는 하나의 생각, 하나의 행동, 하나로 가는 한팀이 됐다"면서 "김우남 전 최고위원과 함께 제주도 권력교체, 새시대를 여는 역사를 쓰겠다"고 말했다.
그러나 정작 김우남 전 의원의 입장은 더민주당 제주도당의 발표와는 사뭇 달랐다.
골자는 “과거 보좌관이었던 도의원 후보에 대한 지원유세에 나서야 할 상황으로 문대림 후보 캠프 합류나 지원유세 등은 아직 생각해 본 바가 없다”는 것이다.
그가 말한 도의원 후보 지원유세장은 2일 제주시 일도2동 을 김희현 후보 출정식에 이어 3일 오후 6시30분 열릴 예정인 홍명환 제주시 이도2동 갑 홍명환 후보 출정식이다. 지원유세장은 과거 그의 지역구인 제주 갑 선거구 도의원 후보이고, 홍 후보는 자신이 국회의원 시절 보좌관을 지낸 인물이다.
김 전 의원은 "도당에서 밝힌 저의 선거 합류 입장은 당원으로서 의무와 책임, 최소한의 역할을 다하겠다는 입장으로 이해해달라"면서 "그 이상도 그 이하도 아니다"고 선을 그었다.
문 후보에 대한 지원유세나 캠프 합류 여부에 대해서도 그는 “검토한 바도 계획한 바도 없다. 일부 언론이 내가 문 캠프에 참여하기로 한 것으로 보도했는데 그건 잘못된 보도”라고 잘라 말했다.
김 전 의원의 측근도 이에 대해 "현 시점에선 김 전 의원이 문 후보를 도울 수도 없고, 돕는다 하더라도 김 전 의원의 운신의 폭이 다소 좁다"며 "아마 막판에 이르러 문 후보를 돕는 유세를 할 가능성도 없지 않지만 그건 민주당 당원으로서의 명목상 선택이 될 것"이라고 유보적 입장을 전했다.
아울러 "4일 문대림 캠프에서 중앙당 선대위 회의가 예정됐지만 김 전 의원이 중앙선대위 위원으로 이름을 올린 것 역시 자의에 의한 것이 아니기에 회의 참여 여부 역시 불투명하다"고 덧붙였다.
김 전 의원은 이번 6.13선거 더민주당 후보 경선과정에서 막판 '당원명부 불법 유출' 문제를 제기하며 사실상 경선결과 불복 의사를 밝히고 칩거해왔다. [제이누리=양성철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