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형 강제입원'과 관련한 허위사실 공표 혐의로 항소심에서 당선무효형을 선고받은 이재명(56) 경기도지사에 대해 대법원이 사건을 다시 판단하도록 했다. 이로써 이 지사는 당분간 도지사직을 유지할 수 있게 됐다.
대법원 전원합의체는 16일 직권남용 권리행사 방해 및 공직선거법 위반 혐의로 기소된 이 지사의 상고심에서 벌금 300만원을 선고한 원심을 깨고 사건을 수원고법으로 돌려보냈다.
대법원은 이 지사의 친형 강제 입원과 관련된 토론회 발언 부분을 유죄로 판단한 원심이 잘못됐다고 봤다. 나머지 혐의에 대해서는 모두 무죄를 판단한 원심을 받아들였다.
이날 전합의 파기환송 결정으로 이 지사는 법원의 최종 판단 전까지 도지사 업무를 계속 수행할 수 있다. 파기환송심 이후에 무죄가 확정된다면 이 지사는 차기 대선 출마도 가능하다.
이 지사는 지난 2012년 성남시장 재직 시절 보건소장과 정신과 전문의 등에게 친형의 강제입원을 지시한 혐의 등으로 2018년 12월 재판에 넘겨졌다. 또 지난 2018년 6·13 지방선거 당시 한 토론회에서 '친형에 대한 강제입원을 시도한 적 있냐'는 질문에 답변을 하지 않아 허위사실을 공표한 혐의도 적용됐다.
아울러 이 지사는 지난 2002년 방송국 PD의 검사 사칭을 도운 혐의로 벌금 150만원을 선고받았지만, 6·13 지방선거 토론회에서 "검사 사칭을 도운 누명을 썼다"고 말해 허위사실을 공표한 혐의도 받고 있다. 선거 과정에서 성남시 분당구 대장동 개발사업과 관련한 수익금이 확보되지 않았는데 "개발이익금 5503억원을 시민 몫으로 환수했다"고 말한 것에 대해서도 같은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1심은 이 지사에게 무죄를 선고한 반면, 2심은 친형 강제 입원과 관련된 토론회 발언 부분을 유죄로 보고 당선무효형에 해당하는 벌금 300만원을 선고했다.
2심은 이 지사가 후보자 시절 TV토론회에서 친형 강제 입원에 관여한 사실을 부인하며 답변하지 않은 것이 허위사실 공표에 해당한다고 봤다. 답을 하지 않음으로써 반대 사실을 말한 것이라 볼 수 있다는 취지다.
다만 친형 강제입원과 관련된 직권남용 혐의, 검사 사칭 사건, 성남시 분당구 대장동 개발과 관련된 공직선거법 위반 혐의에 대해서는 무죄로 판결한 1심을 유지했다.
당초 대법원은 소부에 배당돼 있던 이 지사의 사건을 전합에 회부했다. 이후 전합은 지난달 19일 첫 기일을 열고 이 사건의 쟁점 등을 논의한 뒤 심리를 잠정 종결했다. [뉴시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