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가무형문화재 '제주칠머리당영등굿'을 널리 알리고 그 전통을 이어온 김윤수 보유자가 지난 2일 별세했다. 향년 76세.
제주에서 '큰 심방(무당)'으로 널리 이름을 알린 고(故) 김정호씨 증손자인 고인은 16세 때부터 심방인 큰어머니와 함께 다니며 굿을 익힌 것으로 알려졌다.
고인은 1987년 제주칠머리당영등굿을 이수한 뒤 이후 전승교육사로 인정받았다. 1995년 제주칠머리당영등굿 보전과 전승활동 공로를 인정받아 2대 보유자가 됐다.
제주칠머리당영등굿은 제주에서 벌어지는 여러 당굿 가운데 하나다.
제주시 건입동 칠머리당에서 매년 2월 열린다. 마을을 보호하는 당신(當神)이 아니라 '바람의 신'인 영등신(영등할망)에게 기원하는 행사다.
영등신이 들어오는 음력 2월1일에는 '영등환영제'를, 영등신을 떠나보내기 전날인 2월14일에는 '영등송별제'를 지내며 마을 주민뿐 아니라 어부와 해녀들이 참여해 풍요를 기원한다.
한국에서는 유일한 해녀 굿이자 제주 특유의 해녀신앙과 민속신앙이 담긴 굿으로 평가받아 2009년 유네스코 인류무형문화유산 대표목록으로 등재되기도 했다.
고인은 다양한 문화 행사에 참여하며 전통 굿을 알리는 데도 앞장섰다.
그는 2009년 유네스코 인류무형문화유산 등재 기념 굿을 주재했고, 2012년에는 제주돌문화공원 '설문대할망제'를 집전했다. 최근까지도 세계유산문화축전 등 다양한 문화 행사에 힘을 보탰다.
문화재청은 "제주칠머리당영등굿보존회 회장으로서 정기공연, 전수 교육 등 영등굿의 보전과 지속적 전승을 위해 헌신하셨다"고 기렸다.
유족으로는 아내 이용옥 씨와 아들 김병삼·병철 씨, 딸 진희 씨 등이 있다.
빈소는 제주 부민장례식장에 마련됐으며 발인은 오는 8일 오전 10시다. [제이누리=이주영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