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축항쟁과 4·3 등 굵직한 제주 역사의 산현장 11차례 보수 끝에 제모습 찾아 오늘날 이어져
[※ 편집자 주 = 제주에는 섬이라는 지리적 여건으로 생성된 독특한 문화가 많습니다. 그러나 오랜 세월 세대가 바뀌고 과학기술이 발달하면서 제주만의 독특한 문화가 사라져 가고 있습니다. 어찌 보면 자연스러운 현상이라 할 수 있지만, 독특한 문화와 함께 제주의 정체성마저 사라지는 것은 아닌지 안타깝고 불안합니다. 근대화 과정에서 후진적이고 변방의 문화에 불과하다며 천대받았던 제주문화. 하지만 지금 우리는 그 속에서 피폐해진 정신을 치유하고 환경과 더불어 공존하는 삶의 지혜를 배울 수 있습니다. 제주문화가 재조명받아야 하는 이유입니다. '다시'라는 우리말은 '하던 것을 되풀이해서'란 뜻 외에 '방법이나 방향을 고쳐서 새로이' 또는 '하다가 그친 것을 계속해서'란 뜻을 담고 있습니다. 다시! 제주문화를 돌아보고 새롭게 계승해 나가야 할 때입니다. 연합뉴스는 이번 기획 연재를 통해 제주문화가 우리 삶에 미친 영향을 살펴보고 계승해 나갈 방법을 고민합니다.]
600년 가까이 제주의 희로애락을 함께한 관덕정(觀德亭).
현존하는 제주의 가장 오래된 건축물이자 제주의 가장 중요한 문화재(보물 제322호) 중 하나로 꼽힌다.
우리는 역사적으로나 공간적으로 관덕정이 제주에서 갖는 의미와 가치에 대해 얼마나 알고 있을까.
◇ 제주 역사의 산증인
툭 튀어나온 눈을 부릅뜬 돌하르방이 제주 옛 도심의 오래된 건축물 하나를 지키고 서 있다.
여덟 팔(八)자 모양을 한 팔작지붕의 단층 목조건물인 관덕정이다.
앞면 5칸, 옆면 4칸 규모로, 사방이 탁 트이게 뚫려 있고 26개의 둥근 기둥이 커다란 지붕을 떠받치고 있다.
새가 날개를 펴고 날아가듯 시원스럽게 뻗은 지붕 선이 관덕정의 웅장한 멋을 드러낸다.
비바람이 세차게 몰아치는 제주의 지역적 특성상 처마 길이를 다른 지역의 것보다 더 길게 만들었다고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