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의힘 김재원 최고위원이 윤석열 대통령의 4.3추념식 불참과 관련해 "격이 낮은 추모일인데 대통령이 참석하지 않은 것을 공격해대는 자세는 맞지 않다"고 발언해 빈축을 사고 있다. 

김 최고위원은 4일 KBS 라디오 '최경영의 최강시사'에 출연해 이같이 말했다.

김 최고위원은 "이런 기념일 또는 추모일에 대해 한번 생각해볼 필요가 있다"며 "정말 특수한 사정이 있거나 국민적인 관심을 받게 하기 위해 대통령이 참석하지만 국가적인 경축일이나 기념일은 사실 법에 정해져 있다"고 설명했다.

이와 관련해 "우리나라 국경일은 3·1절, 제헌절, 광복절, 개천절, 한글날 등이 있다. 대통령은 3·1절과 광복절 정도는 참석한다"면서 "4·3 기념일은 이보다 조금 격이 낮은 기념일 내지 추모일인데 무조건 대통령이 참석하지 않은 것을 공격하는 건 맞지 않다"고 주장했다.

또 "과거에도 4·3 기념일에 대통령이 관례적으로 무조건 참석했던 것이 아닌데 이번에 (불참을 두고) 4·3 유족을 폄훼한 것처럼 야당에서 일제히 공격을 하고 있다"면서 "마치 대통령이 불참을 하는 것을 기다렸다는 듯이 현대사의 비극인 4.3을 대여비난의 빌미로 삼는 것 아니냐"고 주장했다.

제주에서는 지난 3일 제주4·3 평화공원 위령제단과 추념광장에서 제75주년 4·3희생자 추념식이 치러졌다.

이날 추념식에는 4·3 생존희생자 및 유족, 제주도민, 정부 및 정당 관계자 등 모두 1만여명이 참석했다. 

하지만 지난해 당선인 신분으로 추념식에 참석했던 윤석열 대통령은 올해 추모식에는 참석하지 않았다. 김기현 국힘 당대표를 비롯해 주호영 원내대표 등 국민의힘 지도부마저 당내 일정을 이유로 추념식에 불참했다. 대신 김병민 국민의힘 최고위원과 박대출 정책위의장, 이철규 사무총장이 참석했다.

김기현 대표는 이와 관련해 "우리 당이 가지고 있는 4·3사건에 대한 무고한 희생자에 대한 추모의 마음은 예나 지금이나 한결같다"며 "여러 현안들이 있기 때문에 당 지도부가 역할을 나눠서 각자 일하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반면 이재명 대표 등 더불어민주당 지도부는 4.3추념식에 총집결해 현장 최고위원회까지 가졌다. 

이에 더불어민주당 측에서는 윤석열 대통령과 국민의힘 지도부의 4.3추념식 불참을 두고 일제히 비판을 쏟아냈다.

이 대표는 최고위에서 "4·3의 완전한 해결이라던 대통령의 약속은 부도가 났다. 정권의 퇴행적 모습 때문에 4·3을 부정하는 극우세력들까지 활개를 친다"고 지적했다.
 

또 박홍근 원내대표는 “윤석열 정부 출범 후 첫 추념식인 오늘, 대통령은 물론 여당의 주요 지도부가 보이지 않는다"면서 "총선을 목전에 둔 내년에는 얼굴을 비칠 것이다. 이게 제주4·3을 대하는 윤석열 정권의 민낯"이라고 꼬집었다. 

국민의힘은 이런 논란과 관련해 '역사적 아픔을 정쟁에 이용하지 말라'고 반박하고 있다.

장예찬 청년최고위원은 "다른 지도부가 오늘 제주에 내려가지 않는다고 민주당이 원색적인 비난을 퍼붓고 있다"며 "과거 보듬는 것만큼 미래를 준비하는 것도 정치권의 중요한 책무이자 의무"라고 강조했다.

하태경 의원도 "이제 대한민국은 과거사보다 미래를 향한 메시지를 더 많이 발산해야 한다"고 말했다.
 

여기다 김재원 최고위원이 제주4.3의 '격'까지 논해 제주4.3을 둘러싼 여.야 공방은 파장이 더 커질 전망이다. [제이누리=이주영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