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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간] 문윤택의 제주愛세이, '모난 돌이 정겹다' ... 공동체 정신의 상징 제주 돌담

'모난 돌이 정 맞는다'라는 속담을 비튼 신간 '모난 돌이 정겹다'라는 '제주애(愛)세이'가 나왔다.

 

내년 총선 출마가 유력시되는 저자의 행보지만 그보단 겉치레가 아닌, 가슴 깊이 아로새겨진 그의 청춘과 중년의 꿈들이 살포시 도드라진다.

 

‘제주(濟州) 사랑(愛)을 말하다(say)’라는 뜻의 부제를 지닌 이 책은 모난 돌이 우리 사회에 필요한 구성원이자 미래 공동체 사회를 열어갈 정겨운 존재라고 역설적으로 말한다.

 

저자는 문윤택(56) 전 제주국제대 교수.

 

정치·사회·언론에 관한 글, 자전적 에세이, 언론에 기고했던 칼럼 등 총 32편으로 구성된 이 책에는 저자가 오랫동안 쌓아온 이른바 ‘돌담 철학’이 깔려 있다.

 

저자는 이 책에서 대한민국이 나아가야 할 미래 청사진이 제주 돌담정신에 있다고 단언한다.

 

“제주 돌담은 큰 돌, 작은 돌, 못난 돌, 잘난 돌, 뾰족한 돌, 둥근 돌 등 다양한 돌들이 모여 하나의 큰 역할을 한다. 큰 돌이나 둥그렇고 예쁜 돌만 쓰는 것이 아니라 작고 모난 돌들이 더 소중히 쓰인다.”

 

제주 돌담을 공동체 정신의 상징으로 바라보는 저자는 “제주 돌담의 돌들은 각자도생이 아닌 서로 어깨를 내주며 강한 연대를 이룬다”며 “덕분에 모진 비바람의 해코지에도 결코 무너지는 법이 없이 든든하게 서로를, 사회를, 역사를 지켜낸다”고 강조한다.

 

그러면서 저자는 “각각 돌들의 아우성이 이 사회를 불의(不義)한 정권으로부터, 법을 가장한 검찰 공화국의 억압으로부터, 사회 여론을 왜곡시키는 언론으로부터, 우리 사이의 보이지 않는 불신으로부터 해방시킬 것"이라고 희망을 얘기한다.

 

교수 출신 언론학 박사인 문윤택 저자는 무엇보다 언론에 대해 전문가적인 식견으로 비판의 날을 세운다.

 

1971년 8월 9일 '제남신문'에 실린 고(故) 고영일 제주 1세대 언론인의 칼럼을 예로 들며 “언론의 책임, 진실전달의 책임, 인권존중의 책임을 말하고 있는 50여 년 전의 칼럼이 아직도 유효한 이유는 무엇일까”라고 묻는다. 권말 칼럼 편에서도 이명박-박근혜 정권 10년 동안 대한민국 지상파 공영방송 KBS, MBC 사장과 경영진의 행태가 진나라의 환관 조고, 독일의 아이히만과 너무도 똑같다고 날 선 비판을 한다. 조고는 왕 앞에서 사슴을 말이라며 권세를 휘두르던 환관이고 아이히만은 상관의 명령에 따라 아이들과 여자들을 가스실로 보냈을 뿐이라고 변명한 유태인 학살 집행관이었다.

 

꽃다운 생명들을 희생시킨 세월호 참사에 이어 이태원 참사까지 앗아간 원인은 행정의 부재, 정치의 부재, 결국 국가 역할의 실종에 있다고 잘라 말한다.

 

국민이 행복하려면 정치가 제대로 역할해야 한다고 강조한 저자는 “소에게 무엇을 먹일까 하는 토론으로 세월을 보내다가 소를 굶겨 죽이는 우를 범하기보다는 차라리 풀 한 짐 베어다가 쇠죽 쑤어주는 사람이 바로 일꾼”이라는 도산의 말을 인용하며 현 정치 세태에 대해 일침을 가한다.

 

이 밖에도 제주 공동체의 원조격인 △학교 바당과 할망 바당 △세월호 친구들의 눈물 젖은 대리 출석 △김재윤 시인을 그리워하며 등 눈시울이 뜨거워지는 이야기가 들어있다. 대학 시절 이른바 운동권으로 활동하다 붙잡혀 몇 날 며칠 고문을 당하고 서대문 구치소에 수감됐던 이야기는 현재 생각해도 고통스러운 과거일 테지만 저자는 웃음이 절로 나오는 에피소드로 마무리한다.

 

저자 문윤택은 제주제일고 학생회장 출신으로 성균관대에서 언론학 박사 학위를 받았다. 대학 시절 민주화운동을 하다 투옥됐다. 졸업 후 현대차그룹 금강기획에서 현대자동차 해외 마케팅을 담당했다. 내셔널 지오그래픽 초대 한국 사장을 비롯 Eurosport 채널과 ESPN 채널 한국 지사장을 지냈다. 언론중재위원회 중재위원, 성균관대 초빙교수, 제주국제대 교수협의회장, 한국언론학회와 한국방송학회 및 제주언론학회 연구이사, 대통령직속 국가균형발전위원회 정책자문위원 등을 역임했다.

 

18대 대통령선거 때는 문재인대통령 후보 캠프에서 홍보 및 언론 정책자문역으로, 20대 대통령선거 때는 민주당 대선 캠프에서 정철 카피라이터와 쌀집아저씨 김영희 PD 등과 함께 대통령 후보 직속 메시지 특보로 일했다.

 

현재 민주교육연수원 부원장, 진실과 정의를 위한 교수 네트워크 공동대표, 제주다담포럼 대표로 있다. 최근에는 일본 후쿠시마 원전 오염수 방류 반대를 위한 '내가 이순신이다' 운동본부를 기획하고 위원장을 역임했다.

 

오는 9일 오후 4시 제주관광대 컨벤션홀에서 출판 기념 북콘서트가 열린다. ‘사람이 먼저다’라는 대선 슬로건으로 유명한 정철 카피라이터(작가, 단국대 초빙교수)와 '나는 가수다'의 쌀집 아저씨 김영희 PD(전 MBC 부사장)가 묻고 저자가 답한다. 컬처플러스刊 1만5000원. [제이누리=양은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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