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 아들도 소방관인데…."
2일 제주시 연동 소방안전본부 1층 회의실에 마련된 고 임성철(29) 소방장 합동분향소를 찾은 한 중년 여성 추모객은 분향소에 들어서기 전부터 눈물을 쏟아냈다.
소방관 아들을 뒀다는 이 추모객은 "제주에 여행 왔다가 임 소방장의 부고를 듣고 마음이 아파 조문하러 왔다"고 했다.
이 추모객은 연신 흐르는 눈물을 훔치며 영전에 국화꽃을 올리고 추모의 인사를 한 뒤 방명록에 '꽃다운 청춘을 바쳐서 목숨을 기꺼이 내어주신 소방관님. 천국에서 영면하시길'이라는 글을 남겼다.
소방공무원들도 근조 리본을 착용한 채 침통한 표정으로 분향소를 지켰다.
김성중 행정부지사를 비롯한 제주도청 간부 공무원들도 이날 분향소를 찾아 헌화·분향했다.
합동분향소는 2∼4일 오전 9시부터 오후 11시까지 운영된다.
제주시 부민장례식장에 마련된 고인의 빈소에도 동료 소방관들을 비롯한 조문객 발길이 이어지고 있다.
남화영 소방청장도 이날 제주를 찾아 사고 현장을 확인한 뒤 빈소를 찾을 예정이다.
제주도 누리집에 마련된 온라인 추모관(https://www.jeju.go.kr/119/notice/memory.htm)에도 '너무나 안타깝습니다', '당신의 숭고한 희생과 노고 잊지 않겠습니다' 등 추모의 글이 잇따라 올라오고 있다.
이날 오후 2시 기준 온라인 추모관에는 3천174명이 헌화하며 고인을 추모했다.
고인의 친구라고 밝힌 한 추모객은 "원하는 것 있으면 내 꿈속에서 말해 다 들어줄게. 꼭 와라. 너를 보고 싶어 하는 애들이 많다. 보고 싶고, 고생했다. 사랑한다'고 글을 남겼다.
임 소방장의 영결식은 5일 오전 10시 제주시 한라체육관에서 제주도청장(葬)으로 엄수된다.
영결식 당일엔 오전 5시 30분 발인 후 고인이 근무했던 제주동부소방서 표선119센터와 생가, 화북성당 등을 거쳐 영결식장에 도착할 예정이며 같은 날 오후 3시경 국립제주호국원에서 안장식(봉안식)이 진행된다.
고인은 앞서 1일 오전 1시 9분께 서귀포시 표선면의 한 주택 옆 창고에서 발생한 화재를 진압하던 중 거센 불길에 무너져 내린 창고 외벽 콘크리트 처마에 머리를 크게 다쳐 병원으로 이송됐으나 결국 숨졌다. [제이누리=이주영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