총선 20여일을 앞두고 국민의힘 후보의 과거 ‘4·3망언’이 알려지면서 제주사회가 공분하고 있다. 야권에선 급기야 후보 공천 철회를 요구하고 나섰다.
제주지역 시민단체·기관 등이 참여한 제주4·3기념사업위원회는 14일 성명을 내고 "국민의힘은 4·3왜곡·폄훼 발언을 한 태영호·조수연 후보 공천을 철회하라"고 촉구했다.
4·3기념사업위는 “국민의힘은 4·3유족으로부터 명예훼손으로 소송까지 당하고 있는 태영호 국회의원을 구로을에 공천을 했다. 이것도 모자라 최근에는 국민의힘 국회의원 공천자인 조수연 후보의 4·3에 대한 왜곡과 폄훼 사실이 알려지면서 파문이 일고 있다”고 문제를 제기했다.
이어 "국민의힘 일부 공천자들의 부적절함이 76주기 4·3을 맞는 제주도민들의 아픈 상처를 덧나게 하고 있다"며 "3만 4·3영령과 10만 4·3유족, 도민들의 삶에 진정한 봄을 피게 할 진심이 있다면 태영호·조수연 후보에 대한 공천을 철회해야 한다"고 요구했다.
더불어민주당 제주도당도 이날 성명을 통해 "집권여당의 공천을 받은 후보의 그릇된 역사인식에 아연실색할 뿐"이라고 비판했다.
민주당 제주도당은 “그릇된 역사인식과 망언으로 물의를 빚은 인사인 조 후보는 대전 서구갑에, 태 의원은 서울 구로을에 공천을 받고 김재원 전 최고위원은 경선해 오늘 결과를 앞두고 있다” 며" 이게 한동훈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이 말한 '잘한 공천', '시스템 공천'의 결과물“인지 따져 물었다.
민주당은 더 나아가 "제주4.3 희생자와 유족, 제주도민의 뜻을 받든다면 지금이라도 태영호‧조수연 후보의 공천을 철회"할 것을 요구했다.
민주당 후보들도 발끈하고 나섰다. 제주시갑 선거구 민주당 문대림 후보측 현지홍 대변인은 "국민의힘과 윤석열 정부 인사들의 친일 망언은 그들의 4·3관련 망언과 궤를 같이 한다. 이쯤되면 국민의힘은 '망언 제조기 세력이라 불러도 될성싶다"며 "온 섬이 추모와 애도를 하는 4월 한 달만이라도 '망언의 입'을 다물어줄 것을 부탁드린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망언에 법적 책임을 물을 수는 없지만 정치적 책임까지 면할 수는 없을 것"이라며 "윤석열 정권과 국민의힘이 끝내 국민의 공분을 외면한다면 국민들은 총선참패라는 회초리로 응징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서귀포시 선거구 민주당 위성곤 예비후보도 "국민의힘 공천을 받은 후보자들의 역사인식이 가관이다. 국민의 대표는 커녕 국민 자격도 없는 사람들을 공천하는게 국민의힘 수준"이라며 "제주도민 가슴에 대못을 박은 일을 진실로 반성한다면 태영호·조수연 같은 사람을 공천할 수는 없다"고 주장했다.
위 예비후보는 "잊을만하면 가슴 찢어지는 통한의 역사를 헤집어 놓는 몰지각한 집권여당을 단호히 심판해야 한다"며 "선거 때만 표를 얻기 위해 반성하는 척, 제주4·3의 역사를 올바르게 이해하는 척 하는 두 얼굴에 다시는 속지 말아야 한다"고 말했다.
조수연 후보는 2021년 4월 7일 자신의 SNS 계정에 "Moon의 제주 4·3에 대한 역사인식이다. 어이가 없다"며 "당시 제주폭동을 일으킨 자들이 완전한 독립을 꿈꾸며 분단을 반대했는가! 아니면 김일성, 박헌영 지령을 받고 무장 폭동을 통해 사회주의 국가를 꿈꾸었는가. 역사를 왜곡하면 안 된다. 그것도 대통령이란 사람이!"라고 주장했다.
문재인 전 대통령이 재임중인 그해 제주4·3사건추념식에 참석해 한 발언에 대한 공박이었다.
문재인 전 대통령은 당시 "완전한 독립을 꿈꾸며 분단을 반대했다는 이유로, 당시 국가 권력은 제주도민에게 '빨갱이', '폭동', '반란'의 이름을 뒤집어씌워 무자비하게 탄합하고 죽음으로 몰고갔다"고 추념사를 빌어 말했다. [제이누리=오신정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