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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 이후 엔데믹 오자 골퍼들 해외로 발길 ... 엔저현상까지 겹쳐 일본은 북적

 

지난달 29일 제주시 한림읍 소재 A골프장.

 

"비가 내린 탓도 있지만 그래도 이 정도는 아니었다. 세금 내는 건 꿈도 못 꿀 판"이라며 클럽하우스 지배인은 우울한 표정을 지었다. 프론트 데스크는 을씨년 스럽기만 했다. '부킹취소'를 알리는 전화만 빗발쳤다.

 

이날 오전 내내 클럽하우스를 찾은 고객은 고작 2팀. 이 마저도 한 두 홀 골프라운딩을 하다 중도에 취소하고 돌아갔다. 물론 골프장 측은 어찌할 수 없어 이날 라운딩 비용 절반을 돌려줘야만 했다.

 

골프장 지배인 K씨는 "오늘은 그래도 비탓이라 어쩔 수 없다지만 맑은 날씨에도 손님이 하루 종일 기껏해야 20팀에 불과하다"며 "우리 골프장이 문을 닫을 날이 곧 다가오는 것 같아 우울하다. 이러다 일자리도 잃는 건 아닌지 걱정이다"며 먼 산을 쳐다봤다.

 

'골프천국' 제주가 살얼음판을 걷고 있다. 코로나로 한때 반짝 호황을 누리던 제주가 이젠 벼랑끝으로 몰리고 있다. 관련업계마저 줄도산으로 이어질 상황이다.

 

모두가 동남아·일본여행을 선택하면서 제주를 찾는 골프 관광객이 급감하고 있다. 일부 골프장은 세금을 납부하지 못할 정도로 경영난에 시달리고 있다.

 

제주도는 지난해 제주에서 운영 중인 등록 골프장 29곳 중 5곳이 경영 악화로 인해 지방세를 체납했다고 1일 밝혔다. 체납액은 제주시 3곳에서 36억 원, 서귀포시 2곳에서 14억 원 등 전체 50억 원에 달한다.

 

서귀포시는 체납액을 모두 확보한 상태다.

 

한 골프장은 8개 카드사의 매출채권을 압류해 13억 원을 확보했다. 나머지 한 곳은 지속적인 설득을 통해 1억 3000만 원을 징수했다.

 

반면 제주시는 분납 등을 독려했음에도 3곳 모두 지방세를 내지 않고 있다.

 

제주시 소재 A골프장의 경우 체납액이 22억 원에 이른다. 나머지 두 곳의 체납액은 각각 9억 원, 5억 원 상당이다. 이들 골프장도 내장객 감소와 인건비 상승 등의 영향으로 경영이 악화된 것으로 전해졌다.

 

올해 1분기(1월~3월) 제주도내 골프장을 찾은 이용객은 40만 6728명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의 46만 3516명보다 12.3% 감소했다.

 

이는 관광객과 도내 이용자 모두 줄어든 데 따른 결과다. 지난해 제주로 온 외지 골프 관광객은 22만 6998명으로 전년 대비 13.5% 감소했다. 제주도민 이용객은 17만 9730명으로 전년 대비 10.7% 줄었다.

 

제주도 골프 관광객 수는 2020년 239만 명에서 2021년과 2022년 각각 289만 명, 282만 명으로 증가하며 정점을 찍었다. 하지만 엔데믹이 도래하자 다시 40만 명 내외가 줄어 지난해에는 242만 명으로 감소했다.

 

골프 관광객이 줄면서 약 4300명이 종사하는 제주 골프업계에도 비상이 걸렸다. 골프·관광업계에서는 권고사직·해고 등으로 인한 실직자수가 증가하고 있다. 

 

제주공항과 중문 내국인면세점의 매출도 20∼30% 감소했다. 음식점과 숙박업소 등도 불황을 겪고 있다.

 

골프 관광객이 급감한 주요인은 코로나 엔데믹 이후 저렴하게 골프를 즐길 수 있는 해외로 발길을 돌리는 골퍼들이 늘면서 제주 골프장의 경쟁력이 떨어졌기 때문이다.

 

여행업계 관계자는 “제주행 골프상품이 3일 기준 30만 원 후반대라고 하면 필리핀이나 태국 등의 경우 4일 기준 40만 원대면 가능해 동남아쪽으로 골프 예약이 늘고 있다”면서 “이같은 추세라면 앞으로 노선 편성 상황에 따라 수요 유출 폭이 더 커질 것으로 보고 있다”고 내다봤다.

 

게다가 급격한 엔저 현상으로 제주의 골프장 업계 상황은 더 악화되고 있다. 일본에서의 라운딩 비용이 제주보다 더 저렴해졌기 때문이다. 

 

제주 골프장 관계자는 "지금 제주 비행기표 가격이 일본 비행기표 가격이랑 같거나 더 비싸다"며 "엔저현상으로 비행기 값을 제외한 숙박비, 식비, 관광여비 등 모든 면에서 일본이 더 저렴해 제주를 외면할 수 밖에 없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제주도는 최근 골프장 업계와 간담회를 갖고 지역사회와 상생할 수 있는 방안을 논의했다.

 

간담회에서 제안된 방안에는 도민전용요금 및 계절할인제, 고비용 인식 개선을 위한 캐디·카트 선택제, 카트비 및 그늘집 비용 인하, 사회공헌활동 확대를 위한 기부존 운영 및 소외계층 후원, 고향사랑기부자 골프장 이용료 할인 등이 포함됐다.

 

제주도내 골프장들도 자구책 마련이 한창이다.

 

일부 골프장은 지역 주민들을 대상으로 할인 혜택을 제공하거나 다양한 이벤트를 통해 방문객 유치에 힘쓰고 있다. 

 

김양보 제주도 문화체육교육국장은 “제주 골프업계, 국내 여행사들과 함께 제주골프 마케팅 방안을 마련할 계획”이라며 “골프 산업이 지역과 상생하고 관광객에게 각광받는 산업이 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제이누리=김영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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