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레길을 만들었으면 안전을 책임져야 하는 것 아니냐. 다시는 이런 일이 일어나지 않았으면 한다”
제주 올레길을 걷다 피살당한 채 발견된 관광객 강모(40.여)씨의 마지막 길을 가족들이 눈물로 배웅했다.
26일 오전 강씨의 화장이 진행된 제주시 영평동 양지공원에는 슬픔으로 적막감이 감돌았다.
아버지와 동생 등 강씨 가족들은 강씨의 시신을 화장하는 2시간 내내 관망실에서 차분하게 대기했다.
영정사진도 준비하지 못한 채 휴대전화 속 사진으로 나마 딸의 얼굴을 보며 강씨의 아버지는 조용히 눈물을 흘렸다. 딸의 비보에 충격을 받은 강씨 어머니는 제주에 내려오지 못했다.
“말로 표현하지 못할 정도로 참담하다”며 입을 연 강씨의 아버지는 “여행 간다고 나간 아이가 싸늘한 시신으로, 그것도 훼손된 채 돌아왔다. 다시는 이런 일이 일어나지 않았으면 한다”고 흐느꼈다.
강씨 아버지는 또한 “사람들이 많이 오는 올레길을 만들었으면 안전을 책임져야 하는 것 아니냐”며 “제주도는 '관광특구'가 아닌 '사람 잡는 특구'”라며 울분을 토했다.
더욱이 그는 "다시는 제주를 찾지 않겠다"며 격양된 심정을 나타냈다.
피의자를 향해서는 “용서가 되지 않는다. 우리 딸을 왜 죽였는지 정확히 밝혀 달라”고 분노했다.
이번 사건을 수사 중인 형사들 3명과 (사)제주올레 사무국장 등 직원 2명이 양지공원을 찾아 유가족을 위로했다. 제주올레 책임자인 서명숙 이사장은 참석하지 않았다.
강씨의 시신은 양지공원에서 한 줌의 재로 변했다. 유족들은 강씨의 유골을 서울로 옮긴 뒤 강씨의 방에 에뒀다가 한적한 근교에서 수목장을 할 예정이다. 따로 장례식은 치르지 않을 계획이다.
한편 경찰은 이날 오후 피의자인 강모씨(46)를 동행해 강씨를 살해하고 사체를 유기한 지역을 중심으로 현장검증을 벌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