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실업대란과 소비침체가 지표뿐만 아니라 눈으로도 확인되고 있다. 중소기업과 소상공인, 자영업자와 취약계층 근로자를 위한 실효성 있는 대책이 긴요하다. [사진=연합뉴스] 코로나19 감염이 장기화ㆍ세계화하면서 경제 충격이 나날이 커지고 있다. 글로벌 셧다운으로 사람과 상품의 이동이 줄거나 끊기면서 생산과 소비가 동시에 타격을 받고 있다. 그 여파로 실업대란이 현실화했다. 휴업 등으로 일손을 놓은 ‘일시 휴직자’가 급증했다. 2월 일시 휴직자는 61만8000명. 지난해 같은 달보다 14만2000명(29.8%) 늘었다. 돌아갈 일자리가 있다는 이유로 아직은 취업자로 분류되지만, 휴직이 장기화하면 실업자 신세로 전락하게 된다. 이미 일자리를 잃은 실업급여 신청자도 크게 늘었다. 3월 들어 19일까지 새로 실업급여를 신청한 사람은 10만3000명.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32.6%(3만3578명) 급증했다. 휴업ㆍ휴직에도 고용을 유지하는 기업에 주어지는 고용유지지원금을 신청한 사업체가 올 들어 3월 20일까지 1만7800여곳. 이 또한 지난해 같은 기간의 11배에 이르는 폭증세다. 코로나 사태의 직격탄을 맞은 소규모
▲ 코로나19 피해는 전국적 현상이다. 지자체별 취약계층 지원을 중앙정부가 방임하면 지자체간 불필요한 경쟁과 도덕적 해이를 야기할 수 있다. [사진=뉴시스] 코로나19 팬데믹(세계적 대유행ㆍPandemic) 리스크가 전방위로 퍼지고 있다. 국민의 생명과 안전을 지키는 국가의 기본 책무인 방역 활동부터 경제ㆍ정치외교ㆍ사회ㆍ문화ㆍ스포츠에 이르기까지. 세계 각국이 국가비상사태를 선포하고, 외국인 입국을 차단했다. 지구촌을 연결하는 교통수단이 멈춰 섰다. 집단 감염 공포는 경제활동과 민생을 짓누른다. 공장 가동이 중단되고, 근로자들이 재택근무에 들어갔다. 장사가 안 되는 자영업자와 일거리가 없는 비정규직 근로자들은 끼니를 걱정할 판이다. 코로나19 확진자 발생 두달을 넘어선 한국은 두가지 국가적 재난과의 전쟁에 직면했다. 하나는 감염병 확산을 막아 국민 생명을 지키는 일이고, 다른 하나는 실물경제와 금융시장에 한꺼번에 몰아닥친 경제위기를 극복하는 것이다. 정부가 19일 대통령 주재로 비상경제회의를 열어 50조원 규모 비상금융조치를 내놓았다. 중소기업과 소상공인, 자영업자들에게 긴급경영자금을 빌려주고, 대출원금 및 이자상환을 유예해주는
▲ 코로나19 탓에 한번도 경험하지 못한 봄을 보내고 있다. 이럴 때일수록 정부는 방역에 만전을 기하는 한편 기업들이 다시 뛸 만한 여건을 조성해야 한다. [사진=연합뉴스] 봄의 전령사인 개나리가 피기 시작한 3월 둘째주 13일의 금요일, 한국 금융시장은 악몽 같은 하루를 보냈다. 주식시장은 ‘검은 금요일(블랙 프라이데이)’이었다. 주가가 급락하며 주식매매를 중단시키는 서킷브레이커와 사이드카가 함께 발동됐다. 서킷브레이커는 주가가 8% 이상 하락한 상태가 1분간 지속될 경우 시장 충격을 완화하기 위해 20분간 주식매매 거래를 중단하는 긴급조치다. 같은 날 코스피ㆍ코스닥, 두 시장에서 서킷브레이커가 발동된 것은 한국 증시 사상 처음이다. 시장 상황이 급변할 때 프로그램 매매호가 효력을 일시 정지시키는 사이드카도 두 시장 모두 발동됐다. 이날 코스피는 장중 1700선이, 코스닥은 500선이 깨졌다. 코로나19 공포에 질린 외국인 투자자들이 한국 주식을 집중 매도하고 있다. WHO가 코로나19 팬데믹(세계적 대유행)을 선언하고, 국제유가가 급락하자 글로벌 증시가 공포에 휩싸였다. 코로나19발 위기가 글로벌 금융위
▲ 코로나19 추경은 피해가 큰 중소기업과 소상공인들에게 실질적인 도움을 줄 수 있어야 한다. 이런저런 명목의 상품권 지급은 효과적이지 않다. [사진=얀합뉴스] 역대 최대인 512조3000억원 본예산의 잉크가 마르기도 전에 정부가 초스피드로 추가경정예산안을 편성했다. 11조7000억원 규모로 7년 만의 최대 추경이다. 정부 추경안에 ‘코로나19 조기 극복’이란 수식어가 붙었다. 국가적 재난인 코로나19 사태의 파급 영향 최소화와 조기 극복이 목적이다. 정부는 추경을 감염병 방역체계 보강ㆍ고도화를 비롯해 피해 중소기업과 소상공인 지원, 민생ㆍ고용 안정, 지역경제 회복 지원에 집중 투입하겠다고 밝혔다. 코로나19는 사스나 메르스 등 과거와 전혀 다른 신종 바이러스 형태 및 감염 경로로 우리 생명을 위협하고 있다. 또한 감염을 차단하기 위한 격리 수용과 사회적 거리 두기로 인해 여러 경제활동과 사회 시스템 작동이 심각한 영향을 받고 있다. 그러나 신종 감염병 바이러스에 대응하는 정부 추경안은 과거에 비해 진전된 게 별로 없다. 2003년 사스나 2015년 메르스 발병 때 써먹은 것을 다시 우려먹거나 본예산 사업에
▲ 코로나19 사태 속에서 일부 의료진은 방호복도 없이 마스크만 쓴 채 환자를 치료하고 있다. 이런 검역인력 및 의료장비 부족은 정부의 방역 예산을 심의.결정하는 정치권의 책임이 크다. [사진=연합뉴스] 코로나19 확산이 진정되지 않는 가운데 마스크 구하기가 하늘의 별따기다. 정부가 우체국 등 공적 판매처를 통한 특별공급에 나섰다. ‘내일부터’, 또 ‘내일부터’ 마스크 구매가 가능하다는 경제부총리의 장담은 공수표가 됐고, 새벽부터 나와 몇시간 줄을 서 기다려야 겨우 마스크 몇장을 손에 쥘 수 있었다. 코로나19 국내 발병이 한달을 지나 장기화 국면으로 치닫는 가운데 공항을 비롯한 현장 검역인력과 대구ㆍ경북지역 등 병원 의료진에도 과부하가 걸려 있다. 일부 의료진은 방호복도 없이 마스크만 쓴 채 환자를 치료하며 전염병과 싸우고 있다. 따지고 보면 이런 검역인력 및 의료장비 부족과 마스크 수급 불안은 정부의 방역 예산을 심의ㆍ결정하는 정치권의 책임이 결코 적지 않다. 국회는 2015년 메르스 사태를 겪고도 2017년 이후 3년째 감염병 현장 검역인력 충원 예산을 삭감했다. 정부가 2017년
▲ 정부는 금융.세제.예산 지원 등 실효성 있는 대책을 망라해야 한다. 예비비 투입으로 부족하면 추가경정예산도 편성해야 할 것이다. 이참에 규제혁신도 비상경기대책에 넣어야 한다. [사진=연합뉴스] 코로나19 확진 환자가 전국에서 나타났다. 감염 경로를 파악하기 힘든 지역사회 감염이 확산하고 있다. 사망자가 나오면서 심리적 불안도 커졌다. 확진 환자가 다수 발생한 대구·경북 지역만의 문제가 아니다. 국가적 재난 수준이다. 국민의 생명과 안전이 크게 위협받고 있다. 병영도 코로나19 침투에 뚫렸다. 개학을 연기한 대학까지 뚫릴 경우 문제는 더 심각해진다. 7만여 중국인 유학생이 속속 입국하는데 정부 대응은 기숙사 내 격리 수준이다. 지역사회 감염이 확산하고 음압 병실 등 의료시설의 수용 능력이 한계를 넘어서면 상황이 급속도로 악화할 수 있다. 코로나19 사태가 지금의 ‘감염 확대’를 넘어 ‘유행’ 단계로 진입하면 피해는 걷잡을 수 없게 된다. 팬데믹(대유행) 상황에 이르면 인구의 40%가 감염되고, 사망자가 2만명에 이를 수 있다고 전문가들은 추정한다. 무엇보다 정부가 더욱 신
▲ 지난 14일 제3차 재정관리점검회의에서 구윤철 기재부 2차관(맨 왼쪽)이 발언하고 있다. 이날 회의에서 기재부는 코로나19 사태로 어려움을 겪는 화훼농가를 위해 참석자들에게 꽃을 나눠줬다. [사진=연합뉴스] 지난해 나라살림에 1조3000억원의 펑크가 났다. 정부는 국세가 294조8000억원 걷힐 것으로 보고 예산을 짰다. 그러나 실제 국세 징수액은 293조5000억원에 머물렀다. 2015~2018년에는 세금이 예상보다 많이 걷혀 복지를 확대하는 등 풍족하게 썼는데, 돌연 ‘세금 풍년’ 기조가 꺾인 것이다. 지난해 세수稅收 결손이 난 것은 정부의 경제전망이 빗나갔기 때문이다. 경제성장률을 2.7%로 예상했는데, 실제 국내총생산(GDP) 성장은 2.0%에 그쳤다. 미중 무역분쟁 여파와 반도체 경기 불황 등 대외환경이 좋지 않았지만, 기업투자가 감소하고 내수도 부진한 국내 요인도 결코 적지 않았다. 특히 기업 이익이 큰 폭으로 감소하면서 법인세가 예상보다 7조1000억원 덜 걷혔다. 법인세 징수액이 72조2000억원으로 전년보다 소폭 늘어나긴 했어도 세입예산(79조3000억원)에는 크게 미달했다. 오차율이 -
▲ 신종 코로나는 사스나 메르스와 달리 수출과 내수 모두에 복합 타격을 주고 있다. 정부의 촘촘한 방역대책과 함께 정치권의 초당적 대응이 필요할 때다. [사진=연합뉴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신종 코로나) 확진자 4명이 추가된 6일 서울 송파구 일대 초등학교 3곳이 휴업했다. 이튿날에는 확진자가 거주하는 아파트 반경 1㎞ 내 유치원과 초등학교 20곳으로 휴업학교가 늘어났다. 신종 코로나의 확산 속도가 빨라지고, 지역사회 감염 우려도 커졌다. 이미 2ㆍ3차 감염자가 확진자의 절반을 넘는다. 확진 환자의 접촉자는 1400여명에 이른다. 1차 검사에서 음성 판정을 받았는데 뒤늦게 증상이 나타나는 경우도 생겨났다. 중국에 한정됐던 해외 감염 유입 경로가 일본ㆍ태국ㆍ싱가포르로 넓어졌다. 중국 우한武漢에서 입국한 외국인 가운데 소재가 파악되지 않는, 방역망에서 벗어나 있는 경우가 큰 걱정거리다. 3월 개학을 앞두고 대거 입국할 중국 유학생들의 격리 관리도 예사로운 일이 아니다. 우리 생활의 상당 부분을 바꿔놓고 경제 전반에 악영향을 미치는 신종 코로나 사태는 장기화할 가능성이 높다. 경제적 파장은 이미 심각 단계다. 관광객이 급감하며
▲ 신종 코로나 사태의 장기화는 수출의존도가 높은 한국 경제에 치명상을 안길 수 있다. 문재인 정부의 위기관리능력이 필요할 때다. [사진=뉴시스] 2월 3일로 문재인 정부가 출범 1000일을 맞았다. 문재인 정부의 경제정책 J노믹스는 일자리와 가계소득을 늘려 성장을 일군다는 ‘소득주도 성장’을 슬로건으로 내세웠다. 그러나 기대했던 일자리는 창출되지 않았고, 소득격차는 더 벌어졌으며, 경제성장률은 되레 둔화했다. 소득주도 성장의 핵심 정책수단인 최저임금 인상과 주52시간 근로제, 비정규직의 정규직화가 충분한 사전 대책 없이 급격하고 무리하게 추진되면서 영세 자영업의 몰락과 관련 취업자 감소, 내수 둔화의 부작용을 낳았다. 핵심 정책인 ‘소득주도 성장’이 길을 잃은 가운데 보조 신호등 ‘혁신성장’도 규제개혁이 지지부진하며 빛을 발하지 못했다. 그 결과, 전통 제조업의 경쟁력이 약화된 가운데 신산업에서 활로를 찾는 일이 더디게 진행되면서 기업의 투자와 양질의 제조업 일자리가 감소했다. 다급해진 정부가 해마다 본예산 외에 추가경정예산을 편성해 집행했지만, 정부 재정이 주도
▲ 정부가 재정을 투입해 만든 일자리는 청년들이 선호하는 일자리가 될 수 없다. 질 좋은 '진짜 일자리'는 민간에서 나온다. [사진=연합뉴스] 설이 코앞이다. 경기가 침체한 데다 날씨가 춥지 않아 겨울장사까지 망치는 바람에 명절 분위기가 나지 않는다고들 한다. 그래도 가족 친지들이 모처럼 만나 살가운 대화를 나누는 기회다. 설 차례상 대화의 단골 메뉴는 취업과 장사 등 돈벌이부터 결혼과 출산 및 육아, 내집 마련, 승진과 자녀의 상급학교 진학 등 우리네 삶과 관련된 것들이다. 그리고 이런 일상의 출발점이자 기반은 일자리다. 그 일자리와 관련해 15일, 경제정책 컨트롤타워인 홍남기 경제부총리가 관계 장관들과 긴급 합동브리핑을 했다. 홍 부총리는 “지난해 취업자 증가, 고용률, 실업 등 3대 고용지표가 개선돼 양적 측면에서 V자형 반등에 성공했다”고 자평했다. 과연 경제팀이 ‘성공’ 운운할 정도로 고용시장에 훈풍이 불었을까. 고용지표는 수치상으로 나아진 것으로 보인다. 지난해 연간 취업자는 30만1000명 증가했다. 2018년 취업자 증가폭(9만7000명)의 3배를 웃도는 규
▲ 우여곡절 끝에 국회의 문턱을 넘은 데이터 3법은 데이터산업은 물론 유통.금융 등 연관 분야에 활력을 불어넣을 것이다. 이 법을 경제 활성화의 마중물로 만드는 것은 정부의 과제다. [사진=연합뉴스] 국회가 모처럼 박수를 받았다. 기업인들이 감개무량해했다. 미국에서 열리는 가전ㆍ정보기술(IT) 전시회 CES 2020을 돌아보던 박용만 대한상공회의소 회장은 소셜 미디어를 통해 ‘만세’를 외쳤다. 이른바 ‘데이터 3법(개인정보보호법ㆍ신용정보법ㆍ정보통신망법 개정안)’이 마침내 9일 국회 문턱을 넘자 나온 반응이다. 사실 국회가 경쟁국들보다 앞서 일을 한 것도 아니다. 2018년 11월 법안이 발의된 지 14개월 만의 늑장 국회 통과였다. 정치권이 진즉 심의 처리해야 마땅한 일을 정쟁을 일삼으며 방치하다 뒤늦게 통과시킨 것을 두고 경제계가 만세를 부르고, 감사 인사를 전한 것이다. 빅데이터는 ‘4차 산업혁명의 쌀과 원유’로 불릴 정도로 미래 신산업의 핵심자원이다. 데이터 3법 통과로 각종 데이터를 더욱 폭넓게 활용할 수 있는 길이 열렸다. 인공지능(AI) 등 데이터를 활용
▲ 문재인 대통령이 새해 들어 처음 방문한 경기도 평택항에서 "한국 자동차산업을 살리는 길이 수출강국으로 가는 길"이라고 말했다. 이 말에 한국 경제가 나가야 할 답이 있다. [사진=연합뉴스] 문재인 대통령이 새해 들어 처음 방문한 현장은 경기도 평택항이었다. 전기차 등 친환경차 468대를 선적한 글로비스 썬라이즈호가 출항 채비를 하고 있었다. 수출선에는 ‘수출강국 대한민국’ ‘친환경차 선도국가’라는 문구의 현수막이 내걸렸다. 대통령이 첫 현장 방문지로 평택항을 선택한 데는 그럴 만한 이유가 있다. 수출로 먹고 사는 나라에서 월간 기준으로 13개월 연속 전년 동월 대비 수출이 감소했다. 그 결과, 지난해 연간 수출이 전년 대비 10.3% 감소했다. 연간 수출은 2016년에 직전 연도보다 5.9% 감소한 뒤 2017년 15.8%, 지난해 5.5% 증가하며 반등했다가 3년 만에 다시 역성장에 빠졌다. 글로벌 금융위기 직후인 2009년(-13.9%) 이래 10년 만의 두자릿수 감소폭이다. 수출 의존도가 40%에 이르는 경제구조에서 수출 급감에 따른 영향은 클 수밖에 없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