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0대 국회는 끝가지 대화와 타협.협치를 외면했다. 유권자가 20대 국회를 마지막까지 지켜봐야 하는 이유다. 그래야 4월 총선에서 힘을 보여줄 수 있다. [사진=연합뉴스] 20대 국회는 국민을 절망시키기에 충분했다. 역대 최대로 법안을 발의하고선 정작 법안처리율은 역대 최저였다. 그 결과, 19대 국회에 드리워졌던 역대 최악의 ‘식물 국회’ 오명을 물려받게 됐다. 여기에 선거제 개혁안과 검찰개혁 법안의 패스트트랙(신속처리안건) 지정을 둘러싼 충돌로 ‘동물 국회’가 재연됐다. ‘조국 사태’ 등 대형 이슈를 놓고 대화와 타협, 협치는 설자리를 잃었다. 그 바람에 국회 본연의 핵심 업무인 예산안 심의와 민생법안 처리는 뒷전으로 밀렸다. ‘정기국회의 꽃’인 국정감사도 파행됐다. 결국 조국 전 법무부장관은 사퇴했지만, 이 과정에서 서초동 집회와 광화문 집회로 대변되는 ‘광장 정치’가 부각되고 ‘여의도 정치’는 실종됐다. 국회 의안정보시스템에 따르면 12월 25일 기준 20대 국회에 접수된 법안은 총 2만35
▲ 4차 산업혁명으로 경제 패러다임이 바뀌고 있다. 신산업과 기술혁신은 사회경제적 마찰을 초래한다. 정부의 역할이 그 어느 때보다 중요한 이유다. [사진=연합뉴스] 문재인 대통령이 1년 만에 주재한 19일 확대경제장관회의에서 2020년 경제정책방향이 확정 발표됐다. 경제정책방향은 나라경제의 연간 운영틀이다. 임기 반환점을 지난 문재인 정부의 내년 경제정책방향에는 집권 전반기와 일부 다른 모습이 보인다. 외형적으로 경제정책의 초점을 ‘분배’에서 ‘성장’ 쪽으로 미세조정했다. 정책 목표를 ‘경기 반등과 성장잠재력 제고’로 설정했다. 그러면서 ‘1+4 정책방향’(경제상황 돌파+혁신동력 강화, 경제체질 개선, 포용기반 확충, 미래 선제대응)을 제시했다. 경제정책 운영틀의 내용도 달라졌다. 123쪽 분량 자료에 ‘소득주도 성장’ 문구는 보이지 않는다. 대신 투자 활성화와 사회간접자본(SOC) 확대, 내수 진작 등이 전면에 배치됐다. 8대 핵심과제 중 절반 이상이 성장을 촉진하는 내용이다. 기존 정책기조를 고집하기 어려운 정치ㆍ경제적
▲ 내년에 늘어날 국가채무는 60조원이 넘는다. 그런데도 정부는 GDP 대비 국가채무 비율이 낮은 편이라며 대수롭지 않게 반응한다. 불요불급한 지출을 걸러내야 할 국회의원들은 지역구 예산 챙기기에 바쁘다. 집권층도, 금배지도 너무하다. [사진=연합뉴스] 2020년 예산은 진기록을 양산했다. 대한민국 역사, 특히 ‘정부 재정사財政史’와 ‘국회 의정사議政史’에 기록으로 남겨 교훈으로 삼아야 할 대목이 많다. 우선 예산 규모다. 512조3000억원으로 사상 처음 500조원을 넘어섰다. 국회심의 과정에서 정부 예산안보다 1조2000억원 줄었지만, 올해(본예산 기준)보다 9.1% 늘었다. 총지출 증가율이 내년 경상성장률 전망(3.8%)을 두배 넘게 웃도니 세금징수만으론 모자란다. 국채를 역대 최대로 60조원이나 발행해야 하는 적자예산이다. 정부가 재정 건전성 지표로 삼는 관리재정수지가 올해의 두배에 가까운 72조원 적자로 불어난다. 내년 국가채무도 800조원을 넘어선다. 미래세대에 부담을 떠넘기는 적자예산인 만큼 국회심의를 ‘깐깐히’ 해야 함에도 예년보다 더 ‘깜
▲ 대통령 직속 정책기획위원회 산하 소득주도성장특별위는 3일 '세계가 바라본 한국의 소득주도성장'을 주제로 국제 컨퍼런스를 개최했다. 소득주도 성장정책이 실해한 게 아니냐는 지적과 상반된 행보다. [사진=뉴시스] 한국의 겨울과 연말은 파엎고 새로 까는 보도블록 교체 및 도로포장 공사와 함께 온다. 미처 쓰지 못한 예산을 한해가 저물기 전에 서둘러 집행하는 연례행사다. 올해는 여기에 공원 산책로나 대로변 보행로의 낙엽을 치우거나 담배꽁초를 줍는 노인 공공 알바들이 자주 눈에 띄는 점이 추가됐다. 이렇게 미집행 예산을 연내 소진하도록 정부가 독려하는 데도 올해 연간 경제성장률은 잘해야 2.0%에 턱걸이할 전망이다. 상당수 외국계 투자은행이나 예측기관들은 1%대에 그칠 것으로 본다. 이런 시각은 증시에 그대로 투영된다. 외국인 투자자들이 지난 11월 7일부터 12월 5일까지 거의 한달 동안 하루도 거르지 않고 한국 주식을 내다팔았다. ‘셀 코리아(Sell Korea)’ 행진이 이어지며 코스피지수는 4% 하락했다. 그 여파로 5일 유가증권시장 시가총액(1384조4020억원)은 미국 기업 애플(4일 종
▲ 2020년 예산안 심사과정 역시 '밀실.깜깜이.졸속'이란 비판을 면하기 어렵게 됐다. 국회 스스로 존재 이유를 저버렸다는 비판이 잇따르는 이유다. [사진=연합뉴스] 어느새 2019년 달력도 달랑 한장 남았다. 가는 해를 아쉬움 없이 마무리하고, 새해를 기대와 희망 속에 맞을 준비를 할 때다. 그러나 이 땅의 정치현실은 국민을 절망시킨다. 해마다 11월 말~12월 초, ‘정치 1번지’ 서울 여의도 국회의사당에서 들려오는 뉴스는 제목과 내용이 거의 똑같다. “올해도 ‘밀실ㆍ깜깜이ㆍ졸속’ 예산심사…법정 처리시한 넘겨” “민생ㆍ경제 법안 ◯◯◯건 무더기 처리” 등등. 1년 전 기사를 찾아내 연도와 등장인물, 법안 이름 정도만 바꾸면 될 정도다. 대한민국 국민이면 이미 다 알고 있는 만성질환인데도 정작 당사자들은 고칠 생각을 하지 않는다. 올해도 변함없이 새해 예산안은 밀실에서 몇몇 실세 의원들이 주무르는 식으로 졸속 심의됐다. 그나마 2014년 예산안 본회의 자동 상정 규정을 도입한 국회선
▲ 1990년대 말 외환위기 때 한국은 경쟁국보다 한발 앞서 정보통신망을 구축해 IT 강국으로 우뚝 섰다. 하지만 AI정부를 표방한 지금은 후속조치를 소홀하게 다룬 탓에 IT 후진국으로 밀려나게 생겼다. [사진=연합뉴스] 세계가 4차 산업혁명을 향해 맹렬한 속도로 달리고 있건만 한국은 공회전을 거듭하고 있다. ‘미래산업의 원유’로 불리는 데이터를 활용해 맞춤형 상품을 개발하거나 다른 산업과 융합해 혁신을 일으켜야 하는데 데이터 활용 자체부터 규제에 막혀 있기 때문이다. 정부는 2018년 8월 말 ‘데이터 강국’을 천명했다. 당시 문재인 대통령은 판교 스타트업캠퍼스에서 열린 데이터경제 활성화 규제혁신 현장방문 행사장에서 “이제 대한민국은 인터넷을 가장 잘 다루는 나라에서 데이터를 가장 잘 다루는 나라가 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지난 10월 말에는 ‘인공지능(AI) 정부’를 만들겠다며 AI 분야를 전략산업으로 육성하겠다고 선언했다. 문재인 정부의 혁신성장 정책 목표, 특히 데이터경제 의지는 강해 보인다. 그러나 그 실행에 필수적인 관련법 개정안은
▲ 문재인 정부가 혁신성장을 가속화할 분야로 'DNA(Data Network.AI)'와 BIG3(시스템반도체.미래차.바이오헬스)를 지목했다. 하지만 현장에선 그럴 듯한 구호 외치기에 지나지 않는다는 비판이 나온다. 지금 중요한 건 실행이다. [사진=연합뉴스] 문재인 정부 임기 절반이 지났다. 후반기로 돌입한 문재인 대통령의 국정수행 지지도는 긍정 평가와 부정 평가가 비슷하거나 부정 평가가 약간 높다. 취임 초기 80%를 넘어섰던 지지율이 거의 반토막 난 가장 큰 요인은 경제난 심화다. 임기 중간 경제성적표는 낙제점이다. 3%대 경제성장률을 약속했지만 첫해만 3.2%였고, 이듬해 2.7%로 내려간 데 이어 올해는 2%마저 깨질 판이다. 석유파동과 외환ㆍ금융위기 등 쇼크라 할 만한 일이 없는데도 빚어진 저성장이다. 정부의 1호 사업인 일자리 창출은 부진하고, 저소득층 소득이 감소하고 빈부격차가 확대됐다. 일자리 정부를 표방했지만, 재정을 쏟아부어 만든 노인 알바만 늘어나고 경제활동의 주축인 3040세대의 괜찮은 제조업 고용은 감소했다. 급격한 최저임금 인상과 일률적인 주 52시간 근로제 강행의 부작용으로 자영업자들이
▲ 한국경제는 지금 ‘돈맥경화’ 속 부동산만 과열되는 현상을 빚고 있다. 거추장스러운 규제를 혁파하고, 노동시장을 유연화해야 할 때다. [사진=뉴시스] 정부가 민간택지 분양가 상한제 적용 지역을 발표한 6일, 부산과 경기도 일산에선 외지인들의 주택매수 문의가 폭증했다고 한다. 어디서 무슨 정보를 들었는지 보름 전부터 발길이 잦아졌는데, 11ㆍ6 부동산 대책에서 부산 동래ㆍ수영ㆍ해운대구와 경기 고양ㆍ남양주 일부를 조정대상지역에서 해제하자마자 야단법석이었다. 무리를 지어 관광버스를 타고 온 경우도 눈에 띌 정도였다. 꾼들은 용케 돈 냄새를 맡고 재빨리 움직인다. 조정대상지역에선 주택담보대출 제한과 다주택자 양도소득세 중과, 분양권 전매제한 등 규제가 가해진다. 그런데 제2 도시 부산이 여기서 풀려 ‘빚 내 집 사기’가 수월해지자 원정 갭 투자꾼들이 몰렸다. 조정대상지역에서 풀린 곳은 물론 당초 예상됐던 분양가 상한제 대상에서 제외된 곳들로 투기수요가 몰리는 풍선효과가 나타나고 있다. 분양가 상한제 핀셋 지정은 문재인 정부의 17번째 부동산 대책이다. 그동안 대책이 16번 나왔지만 집값은 잠
▲ 타다처럼 기존 업계와 영역이 겹치는 신산업은 태동 단계에서 이해충돌을 빚기 마련이다. 이때 정부와 정치권이 현명하게 조정하고 제도를 정비해야 한다. 아쉽게도 정부와 정치권은 미적대기만 했다. [사진=연합뉴스] 문재인 대통령이 10월 28일 오전 국내 최대 규모 소프트웨어 개발자 콘퍼런스 ‘데뷰 2019’에 참석해 기조연설을 통해 “인공지능(AI) 정부가 되겠다”고 말했다. 바로 그날 오후, 검찰은 면허 없이 택시 서비스를 운영한 혐의로 렌터카 기반 차량호출서비스 ‘타다’ 대표를 불구속 기소했다. 대통령이 4차 산업혁명의 중요성을 강조하며 국가비전을 선언한 날, 4차 산업혁명의 한축인 공유경제를 표방하는 스타트업과 대표가 범법자로 재판에 넘겨지는 넌센스가 빚어졌다. 뒤늦게 국무총리와 경제부총리, 청와대 정책실장, 국토교통부 장관 등이 ‘검찰 기소가 성급했다’ ‘신산업을 막아선 안 된다’고 나섰다. 이것이 대한민국 행정 현주소다. 문 대통령은 그날도 “개발자들이 상상력을 마음껏 실현해 나갈 수 있도록 포괄적 네거
▲ IMF가 예측한 올해 세계경제 성장률 전망치는 3.0%다. 한국의 성장률 전망치 2.0%보다 1%포인트 높다. 한국의 경제성장률이 세계 성장률을 1%포인트 이상 밑돈 건 1980년과 1998년뿐이다. [사진=연합뉴스] 경제성장률 쇼크다. 3분기 성장률이 전기 대비 0.4%에 그쳤다. 아직 4분기가 남아 있지만, 한국 경제의 심리적 마지노선인 연간 성장률 2%선은 사실상 깨졌다. 2017년 3.2%였던 성장률이 불과 2년 사이 2%대는커녕 1%대로 주저앉음은 40% 가까운 하락세다. 지난해 말 정부는 올해 2.6~2.7% 성장할 것으로 예상했다. 지난 7월 2.4~2.5%로 하향 조정했다가 최근 다시 2.0~2.1%로 낮췄는데 이마저 어려워졌다. 성장률 2%를 달성하려면 4분기에 3분기보다 0.97% 이상 성장해야 하는데, 경기가 하강 국면인데다 예산도 앞당겨 써 남은 재정이 충분치 않아서 힘들다. 연간 성장률이 2% 아래로 떨어진 것은 관련 통계를 내기 시작한 1954년 이후 네차례뿐이었다. 벼농사가 흉작이던 1956년(0.7%)과 2차 석유파동을 겪은 1980년(-1.7%), 외환위기 직후인 1998년(-5.5%), 글로벌
▲ 문재인 대통령이 17일 긴급 경제장관회의를 주재하고 재정지출 확대와 건설투자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두 정책 모두 장기적으론 경제에 독이 될 수 있기 때문에 신중해야 한다. [시잔=뉴시스] 한국은행 기준금리가 16일 역대 최저인 연 1.25%로 되돌아갔다. 그만큼 경기하강이 심상치 않음이다. 기준금리를 낮춘 한은은 물론 국내외 기관들이 잇따라 한국의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끌어내렸다. 올해 성장률이 정부 목표(2.4~2.5%)는커녕 2%도 어렵다는 관측이 지배적이다. 이런 판에 물가상승률마저 마이너스로 돌아서 ‘D(디플레이션)의 공포’도 커지고 있다. 문제는 지금이 바닥이 아닐 것이라는 점이다. 대내외 경제여건이 언제 폭풍을 몰고 올지 모른다. 미중 무역분쟁이 ‘스몰딜’ 합의를 이뤘다지만 여전히 불확실하고, 독일 등 유럽국가들의 경기도 침체 상태다. 국내적으론 투자와 소비가 동반 부진한 경제적 요인 외에도 한일 갈등과 조국 사태로 인한 정치 불안정, 급속한 고령화 등 경제외적 문제가 산적해 있다. 시장에서는 조만간 추가 금리인하가 불가피할 것으로 본다. 내년 1분기에 기준금리가 연 1.0
▲ 프랑스는 적게 일하면서도 높은 임금을 받는 '노동자의 천국'이었다. 하지만 마크롱 대통령은 강한 개혁 의지를 국민과의 소통을 통해 알리면서 노동개혁에 성공했다. 이런 소통은 문재인 대통령에게도 필요한 자세다. [사진=연합뉴스] 세계경제포럼(WEF) 평가에서 올해 우리나라 국가경쟁력이 141개국 중 13위에 랭크됐다. 지난해보다 두 단계, 2017년 대비 네 단계 올라섰다. 경제 부진과 정치적 갈등의 와중에도 한국에 대한 외부평가가 나아졌다니 다행이다. 그러나 구체적 평가항목을 보면 걱정스러운 부분이 널려 있다. WEF는 기본 환경과 인적 자본, 시장, 혁신생태계 등 4개 분야 12개 부문 103개 항목에 걸쳐 국가경쟁력을 평가한다. 이중 한국은 정보통신기술(ICT) 보급과 거시경제 안정성 등 2개 기본 환경 부문에서 1위를 지켰다. 세계 최고 수준인 광통신 및 인터넷 보급률과 상대적으로 낮은 편인 국가채무비율 등 기초체력에서 높은 평가를 받았다. 그러나 실제 경쟁력이 발휘되는 시장과 혁신생태계 부문에서 크게 뒤처졌다. 경직된 노동시장과 얽히고설킨 규제, 까다로운 창업 여건 등이 기업 활력을 떨어뜨리며 국가경쟁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