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시 삼양동에 사는 망건장 강전향(82) 씨는 지금도 양반다리 하고 앉자 집중하여 망건을 만들고 있다. 2020년 돌아가신 친정어머니가 물려주신 전통이다. 강전향 보유자 어머니는 고 이수여(李受汝, 1923년생) 망건장 기능보유자다. 故 이수여 명예 보유자는 제주시 삼양동 출생으로 13세 때부터 망건을 만들었다. 망건 ‘일청’(망건을 만드는 공방)을 운영하던 집안에서 태어나 평생을 망건(網巾) 작업을 해온 장인이다. “그 옛날 우리 외할머니가 어디 저 김녕 쪽에서 망건을 했다고 합니다. 우리 외삼촌들은 다 공부했는데, 딸인 우리 어머니에게는 ‘여자는 기술을 배워야 한다’라면서 이 일(망건 만드는 일)만 하라고 했다고 하데요. 밭에도 안 데려가고 돼지 사료나 주라고 하니까, 어머닌 그때부터 다른 일은 안 하고 이 일만 하면서 살았다고 합니다”라고 강전향 보유자가 말했다. “5일에 한 번, 한 달이면 여섯 번, 오일장이 서는 날마다 그동안 결은(만든) 망건을 내다 팔아 집도 사고 옷도 사고 식량을 샀다.” 구한말 제주 여성들은 망건을 만들어 얻은 소득으로 집이나 옷, 식량, 기타 일상용품 등을 샀다. 단순히 소소한 현금수입에 그치지 않고 집이나 밭 등 집안 재
제주 골목상권은 경기 침체와 관광 의존 구조, 낮은 창업 생존율로 어려움을 겪고 있다. 한편 소비자들은 '가치소비'와 '경험'을 중시하며 새로운 변화를 요구하고 있다. 이런 흐름 속에서 제주도는 민간 전문기업과 손잡고 메뉴 개발, 공간 디자인, 위생·시설 개선, 온라인 홍보까지 지원하는 '로컬브랜드 활성화 지원사업'을 본격화했다. 그러나 기존 사업과의 중복성, 예산 투입 대비 지속 가능성, 관광산업과의 연계 효과 등은 여전히 검증이 필요하다. <제이누리>는 로컬브랜딩이 제주의 상권·관광·문화 전반에 어떤 변화를 일으키고, 앞으로 어떤 과제를 안고 있는지 5회에 걸쳐 짚어본다. /편집자주 제주 로컬브랜딩은 단순히 점포 몇 곳의 리뉴얼을 넘어 외식업, 청년 창업, 전통시장, 나아가 지역 농수축산업과 관광까지 연결하는 새로운 실험이었다. 처음에는 눈에 잘 띄는 간판 교체와 메뉴 개편 정도로만 보였지만 그 과정에서 소비자 경험이 달라지고 점포 정체성이 강화되면서 지역 공간 전체를 바꾸는 힘으로 확장됐다. 그러나 이제 중요한 질문은 "이 실험이 얼마나 오래 지속될 수 있는가"이다. 공공예산의 지원이 끝난 뒤에도 브랜드가 스스로 살아남을 수 있을지, 그리고
"추석 전이 소분 안호민 자왈 썽 멩질 먹으레 온다"(추석 전에 벌초 안 하면 덤불 쓰고 명절 먹으러 온다)라는 경고성 속담이 있을 정도로 제주에서 벌초는 중요하게 여겨진다. 제주에서는 추석 보름 전인 음력 8월 1일을 전후해 제주에 처음 터를 잡은 조상인 '입도조'(入島祖)의 산(산소를 뜻하는 제주어)까지 소분(벌초를 뜻하는 제주어)하는 풍속이 전해 내려온다. 올해의 경우 음력 8월 1일인 이달 22일 전후 주말이 벌초 절정기다. 과거에는 일본으로 이주한 재일동포 친척들까지도 벌초 때가 되면 고향 제주로 왔고, 지금은 사라졌지만 40대 중반 이상 제주도민의 학창시절엔 '벌초 방학'도 있었다. 제주의 벌초는 보통 8촌 안팎의 친족들이 모여 조상의 묘소를 단장하는 '가족 벌초'와 입도조부터 깨끗하게 손질하는 '모듬(합동) 벌초'로 나뉘어 진행된다. 집안 마다 가족 벌초와 모듬 벌초를 하루·이틀에 걸쳐 마치지만, 후손이 적은 집안에서는 며칠에 걸쳐 벌초하기도 한다. 전통적으로 벌초는 절기상 백로를 기점으로 음력 팔월 초하루에 대대적으로 했다. 음력 8월 1일은 일가붙이가 모여서 '웃대'(윗대의 제주어)의 큰 묘에 벌초했다. 웃대 큰 묘는 각 성씨의 입도조를 포함
제주 골목상권은 경기 침체와 관광 의존 구조, 낮은 창업 생존율로 어려움을 겪고 있다. 한편 소비자들은 '가치소비'와 '경험'을 중시하며 새로운 변화를 요구하고 있다. 이런 흐름 속에서 제주도는 민간 전문기업과 손잡고 메뉴 개발, 공간 디자인, 위생·시설 개선, 온라인 홍보까지 지원하는 '로컬브랜드 활성화 지원사업'을 본격화했다. 그러나 기존 사업과의 중복성, 예산 투입 대비 지속 가능성, 관광산업과의 연계 효과 등은 여전히 검증이 필요하다. <제이누리>는 로컬브랜딩이 제주의 상권·관광·문화 전반에 어떤 변화를 일으키고, 앞으로 어떤 과제를 안고 있는지 5회에 걸쳐 짚어본다. /편집자주 제주의 원도심과 전통시장은 오랫동안 침체와 활력의 기로에 서 있었다. 신도시 개발과 대형 상권의 확장, 관광지 쏠림 현상으로 발길이 줄어들었지만 최근 몇 년 사이 로컬브랜딩을 통한 점포 리뉴얼과 청년 창업 유입이 새로운 가능성을 보여주고 있다. 단순히 가게 몇 곳의 변화에 그치지 않고, 관광객의 체류 시간과 소비 패턴까지 바꾸는 흐름이 감지되면서 원도심은 다시 '살아 있는 공간'으로 거론되고 있다. 이는 단순히 상권 회복이라는 경제적 효과를 넘어 지역 공간을 어떻게
지난해 12월 3일 이른바 '계엄의 밤'을 둘러싼 오영훈 제주지사의 행적이 법적 공방으로 이어졌다. 이른바 '공백 시간' 논란이 고발 조치로 번져 진실공방으로 확산되고 있다. 오 지사가 계엄 선포 직후 약 3시간 동안 자택에 머물렀다는 사실을 두고 정치적 책임론이 불거졌고, 이를 둘러싼 논란과 파문은 확산 일로를 걷고 있다. 제주도는 "오 지사가 불법 계엄에 동조했다"는 주장을 퍼뜨려 도청 공직자 전체의 명예가 훼손됐다"며 일부 인사를 지난 12일 경찰에 고발했다. 피고발인은 제주에서 활동중인 고부건 변호사로 확인됐다. 도는 명백한 허위사실이라는 입장을 고수하며 공적 비판을 넘어선 악의적 행위라고 규정하고 있다. 반면 고발 대상인 고부건 변호사는 도가 스스로 배포한 보도자료와 당시 청사 통제 상황을 근거로 문제를 제기했을 뿐이라며 이는 도민으로서의 상식적 비판이라고 맞서고 있다. 여기에 행정안전부가 전국 광역지자체를 대상으로 12·3 계엄 당시의 가담 여부와 대응 실태에 대한 진상조사에 착수하면서 논란은 지역 차원을 넘어 전국적 관심사로 확산됐다. 이번 사안은 단순한 사실관계의 공방을 넘어 위기 상황에서 공직자의 행적을 어디까지 비판할 수 있는지, 그리고 표
제주 골목상권은 경기 침체와 관광 의존 구조, 낮은 창업 생존율로 어려움을 겪고 있다. 한편 소비자들은 '가치소비'와 '경험'을 중시하며 새로운 변화를 요구하고 있다. 이런 흐름 속에서 제주도는 민간 전문기업과 손잡고 메뉴 개발, 공간 디자인, 위생·시설 개선, 온라인 홍보까지 지원하는 '로컬브랜드 활성화 지원사업'을 본격화했다. 그러나 기존 사업과의 중복성, 예산 투입 대비 지속 가능성, 관광산업과의 연계 효과 등은 여전히 검증이 필요하다. <제이누리>는 로컬브랜딩이 제주의 상권·관광·문화 전반에 어떤 변화를 일으키고, 앞으로 어떤 과제를 안고 있는지 5회에 걸쳐 짚어본다. /편집자주 제주 로컬브랜딩의 또 다른 축은 청년 창업가들이다. 단순히 가게 문을 여는 데서 그치지 않고, 지역 특산품과 문화자원을 상품과 서비스에 녹여내는 실험이 이어지고 있다. 청년들은 감귤·청귤·차·해녀 문화 등 제주만의 자원을 메뉴와 공간에 담아낸다. '제주다움'을 소비자 경험으로 전환하는 데 집중하고 있다. 이러한 시도는 단순히 한 끼 음식을 파는 차원을 넘어선다. 관광객에게는 제주의 스토리를 체험하는 색다른 콘텐츠가 되고, 도민에게는 익숙한 자원을 새롭게 즐기는 방식
'새벽이 둠북 ᄒᆞᆫ 짐 안 ᄒᆞ여 온 메누리 조반 안 준다(새벽에 모자반 한 짐 안 하고 온 며느리에게는 아침밥을 안 준다).' 제주 도내 해안마을, 특히 구좌읍 일대에서 통용되던 속담이다. 예전 제주에서는 새벽 일찍 바다에 가서 ‘둠북(모자반)’ 한 짐 마련해 오지 않는 며느리는 아침밥을 못 얻어먹었다. 그만큼 부지런하고 생활력 강해야 시집살이 제대로 할 수 있었다는 의미다. 비단 며느리만이 아니라 제주 사람 대부분이 가족을 부양하기 위해 한라산, 오름, 바당, 산전(山田), ‘드르팟’ 등을 누비고 다녔다. 누구나 ‘오몽(움직임)’할 수 없을 때까지 일했다. 다행히 농업과 어업, 목축업을 주로 하면서도 부업으로 할 수 있는 게 아주 많았다. 제주 여성들의 생업(生業)과 부업을 노래한 제주민요 ‘맷돌 노래’ 가사에서 보면, 제주 신들의 고향인 교래, 송당 큰 아기들은 가죽 감태(짐승 털가죽으로 만든 방한모) 쓰고 ‘피(稗)’ 방아 찧으러 다 나갔다. 피는 일곱 차례 찧어야 모두 벗겨져 비로소 먹을 수 있다. 제주에서는 이를 ‘능그기’라 한다. 예전에는 ‘능그기’ 힘들어서 다들 피 농사를 꺼렸다. 서목골(제주시 서문) 큰 아기들은 돼지 창자 훑으러 도축장으로
제주 골목상권은 경기 침체와 관광 의존 구조, 낮은 창업 생존율로 어려움을 겪고 있다. 한편 소비자들은 '가치소비'와 '경험'을 중시하며 새로운 변화를 요구하고 있다. 이런 흐름 속에서 제주도는 민간 전문기업과 손잡고 메뉴 개발, 공간 디자인, 위생·시설 개선, 온라인 홍보까지 지원하는 '로컬브랜드 활성화 지원사업'을 본격화했다. 그러나 기존 사업과의 중복성, 예산 투입 대비 지속 가능성, 관광산업과의 연계 효과 등은 여전히 검증이 필요하다. <제이누리>는 로컬브랜딩이 제주의 상권·관광·문화 전반에 어떤 변화를 일으키고, 앞으로 어떤 과제를 안고 있는지 5회에 걸쳐 짚어본다. /편집자주 제주 외식업계의 브랜드 리뉴얼 실험이 현장에서 어떤 변화를 일으키고 있을까. 지난해 시범사업으로 참여했던 점포부터, 올해 상반기 새롭게 지원 대상에 포함된 매장까지, 로컬브랜딩의 현장은 성과와 한계가 교차하는 복합적인 풍경을 보여주고 있다. 변화는 단순한 매출 수치에 머무르지 않고, 고객 경험 확대와 지역사회 기여, 상권 이미지 전환에까지 영향을 미치고 있다. 그동안 제주의 외식업계는 관광 의존도가 높고 창업 생존율이 낮아 구조적 어려움에 직면해 왔다. 특히 코로나
"저승사자 복장이 이렇게 멋있어도 되나요?" 넷플릭스 오리지널 애니메이션 '케이팝 데몬 헌터스'(이하 '케데헌')에서 걸그룹 '헌트릭스'와 경쟁을 하는 보이그룹 '사자보이즈'의 한국 전통의상이 세계적으로 폭발적인 반응을 얻고 있다. 사자보이즈 맴버 '애비'는 갓끈을 손가락으로 돌리는 퍼포먼스만으로 '갓끈 걔'('갓끈 퍼포먼스한 그 아이')라는 별명을 얻었을 정도다. 조선시대 선비들이 쓰던 '갓'의 주산지는 갓의 주재료인 말총을 얻을 수 있는 말(馬)의 고장 제주다. 제주는 '갓' 뿐만 아니라 '망건(網巾)', '탕건(宕巾)' 등 다양한 관모(冠帽, 옛 벼슬아치들이 쓰던 모자) 공예의 명맥이 이어지는 본고장이다. ◇ "제주 갓은 매미 날개보다 얇다!" 영화 속 사자보이즈는 긴 머리 짧은 머리 상관없이 개성 넘치는 머리 스타일 그대로 갓을 썼지만, 옛날 선비들이 갓을 쓰는 방법은 달랐다. 선비들은 상투를 틀고 이마에 망건을 두른 뒤 그 위에 탕건을 쓰고, 다시 그 위에 갓을 썼다. 갓이든 망건이든 탕건이든 모두 말의 갈기나 꼬리털인 말총을 엮어 만들기 때문에 자연스레 '말의 고장' 제주에서 갓을 비롯한 관모 공예가 발달했다. "탐라(제주) 갓은 매미 날개보다 얇
제주 골목상권은 경기 침체와 관광 의존 구조, 낮은 창업 생존율로 어려움을 겪고 있다. 한편 소비자들은 '가치소비'와 '경험'을 중시하며 새로운 변화를 요구하고 있다. 이런 흐름 속에서 제주도는 민간 전문기업과 손잡고 메뉴 개발, 공간 디자인, 위생·시설 개선, 온라인 홍보까지 지원하는 '로컬브랜드 활성화 지원사업'을 본격화했다. 그러나 기존 사업과의 중복성, 예산 투입 대비 지속 가능성, 관광산업과의 연계 효과 등은 여전히 검증이 필요하다. <제이누리>는 로컬브랜딩이 제주의 상권·관광·문화 전반에 어떤 변화를 일으키고, 앞으로 어떤 과제를 안고 있는지 5회에 걸쳐 짚어본다. /편집자주 제주 외식업계에 '로컬브랜딩' 바람이 불고 있다. 단순히 가게를 여는 데 그치지 않고 메뉴 개발, 공간 디자인, 위생·시설 개선, 온라인 홍보까지 전방위적으로 지원해 점포를 새롭게 탈바꿈시키는 것이다. 소비자는 음식을 넘어 '제주다움'을 경험하고, 점포는 브랜드로 다시 자리매김한다. 제주도는 지난해 시범사업에 이어 올해 본격적으로 로컬브랜드 활성화 지원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사업은 소상공인경영지원센터가 운영을 맡고, 외식업 전문기업 CJ프레시웨이와 협업해 진행된다.
해녀들도 엄격한 계급이 있다. 숨의 길이와 잠수 깊이에 따라 상군, 중군, 하군으로 나뉜다. 보통 해녀들은 잠수시간이 보통 1분 이내지만 상군 해녀는 2분 이상 숨을 참고 15m 깊이 이상까지도 내려간다. 이들 상군 중에서 덕망이 높고 기량이 특출한 해녀는 대상군이라 부른다(대상군은 명예직이라 할 수 있다). 중군은 8~10m, 하군은 5~7m 깊이 바다가 일터다. 60대 하군 해녀가 나이를 무기 삼아 40대 상군 해녀의 말을 무시하는 경우는 없다. 허락 없이 1㎝라도 먼저 바다에 들어가면 벌을 받는다. 혹여 금채기를 지키지 않고 바다에 들어가도 마찬가지다. 수확 해산물도 상군의 지시에 따라 나누어진다. 김옥순 해녀는 지금도 ‘할망 바당’에서 물질한다. 여기저기 아프다가도 물속에 들어가면 온갖 근심이 사라지고 그렇게 편안할 수가 없다. 이제는 다치고 아픈 데가 생겨 바다에 못 나오는 해녀들이 많아지긴 했지만, 평대리에는 그보다 나이가 훨씬 많은 87세 고령 해녀도 있다. 제주 해녀는 해양 채집을 통해 경제 활동을 해온 제주 여성들로, 바다 밭의 제한된 공간에서 나이의 많고 적음이나 기술의 상·중·하에 관계없이 생산과 판매 분배를 공동으로 하는 공동체적 특성을
제주 고·양·부 삼성사재단이 창립 100년을 넘어선 지금 사상 최대 규모의 세금 부담을 안고 있다. 사적 제134호 '삼성혈'을 보존·관리하는 이 재단은 올해 재산세와 종합부동산세를 합쳐 약 50억원을 납부해야 한다. 내년에는 60억원을 넘길 전망이다. 이 중 종부세만 46억원 규모다. 운영 재원은 연간 약 2억원의 관람료와 10억원가량의 부동산 임대 수익이 전부다. 재단은 지난해부터 토지를 매각해 세금을 충당했지만 "조선시대 국왕이 하사한 위토를 계속 팔 수는 없다"는 내부 공감대가 강하다. 재단 관계자들은 "지금과 같은 속도라면 5년 안에 자산의 상당 부분이 소진될 것"이라는 위기감을 드러낸다. ◆ 종중 불인정에서 시작된 세금 부담 = 삼성사재단의 세금 구조 변화는 2013년부터 본격화됐다. 이전까지 재단은 종중 소유 토지로 분류돼 분리과세를 적용받았다. 분리과세 토지는 세율이 0.07%로 낮고 종부세도 부과되지 않는다. 이 제도 덕분에 연간 재산세 부담은 5000만원대에 불과했다. 그러나 2013년 제주시는 재단을 종중이 아닌 비영리사업자로 분류했다. 비영리사업자 소유 토지에는 세율 0.2%가 적용된다. 재단은 곧바로 종중 인정을 위한 소송을 제기했지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