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우트(Doubt)’는 영화보다는 오히려 연극으로 유명한 작품이다. 연극 ‘다우트’로 2004년에 퓰리처상까지 받은 존 패트릭 샌리(John Patric Shanley)가 2008년에 자신이 직접 감독으로 자신의 연극 작품을 무대가 아닌 스크린으로 옮긴 매우 독특한 작품이다. 그래서인지 영화라기보단 필립 세이모어 호프먼(Philip Seymour Hoffman)과 메릴 스트립(Meryl Streep)이 펼치는 연극을 보는 듯한 느낌이다. 시간적 배경은 1964년이고, 공간적 배경은 미국 뉴욕시 북부 브롱스(Bronx) 지역이다. 1964년은 ‘진보’의 아이콘과도 같았던 케네디 대통령이 암살된 그다음 해다. 미국 사회의 보수와 진보의 갈등이 본격화하던 시기였고 케네디 대통령의 암살을 둘러싼 온갖 음모론이 횡행하던 때였다. 좀 더 심하게 말하면, 모든 미국 국민에게 ‘의심 마귀’가 깃들기 시작하던 때이기도 하다. 이 시기는 흑인 민권운동을 중심으로 사회 변화가 거세게 몰아치던 시기이기도 하다. 영화 속 알로이시우스(Aloysius) 수녀원장이 교장으로 있는 보수적인 가톨릭 학교도 어쩔 수 없이 흑인 학생 1명을 받아들였다. 알로이시우스 수녀는 이 모든 것이 못
제주도 전역에서 청소년범죄가 기승을 부리고 있고 그 대담한 수법과 집단으로 범죄에 가담하고 있는 양상을 보이고 있어 청소년범죄 심각성이 그 어느 때 보다 커지고 있다. 언론 보도에 따르면 최근에 10대 청소년들이 제주시내 아파트 지하 주차장을 돌면서 잠기지 않은 차량 문을 열어 현금과 상품권 등을 훔치다 2명이 경찰에 붙잡혀서 절도혐의로 입건되는 사건이 있었다. 서귀포에서는 고등학생 7명과 중학생 1명이 훔친 자전거를 이용하여 범죄 현장까지 타고간 뒤 절도행각을 벌인 후 자전거는 그대로 버리고 달아나는 수법 등으로 약 한 달간 15차례에 걸쳐 1700만원 상당의 금품을 훔친 청소년 절도단이 검거됐다. 지난 4월에도 식당이나 차량 등에서 수차례 현금 등을 훔친 중·고등학생 9명이 검거된 바 있다. 이들은 문이 잠기지 않은 창문 등을 통해 식당에 침입하거나 문이 잠기지 않은 차량을 골라 범행에 나선 것으로 전해지는 등 제주사회가 나날이 대담해지고 집단화되고 있는 10대 청소년 범죄문제가 심각한 사회문제로 대두되고 있다. 통계청에서 발표한 ‘청소년 1000명당 소년범죄발생건수'의 2020년 자료에 따르면 제주특별자치도의 1000명당 소년범죄건수는 15.1건으로 이
윤석열 정부 출범 1년을 맞아 각종 여론조사 결과가 공표됐다. 조사기관마다 구체적 수치는 조금씩 차이나지만, 공통적인 사항은 한국·미국·일본의 안보협력 강화 등 외교안보 분야는 괜찮은 점수를 받는 반면 살림살이가 나빠졌다는 평가가 지배적이다. 국민이 체감하는 민생 악화의 배경에는 코로나19 사태 여파와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글로벌 공급망 재편 등 외생 변수로 인한 고물가·고금리 상황도 있지만, 장기화하는 수출 부진에 따른 한국 제조업의 위기 및 고용 둔화를 빼놓을 수 없다. 4월 고용통계에서 전체 취업자 수가 늘었다지만, 공공 알바가 대부분인 60대 이상을 제외하면 되레 줄었다. 그도 그럴 것이 괜찮은 일자리인 제조업 취업자는 9만7000명 줄어 28개월 만에 최대 감소 폭을 기록했다. 한창 일할 15~29세 청년층 취업자가 13만7000명 줄며 6개월 연속 감소했다. 가족 생계를 책임지는 40대 취업자도 2만2000명 줄며 10개월 연속 감소했다. 경제의 성장 엔진인 제조업의 고용은 줄고, 미래 세대인 청년층은 일자리를 구하지 못하고 있다. 취업자가 증가한 분야는 코로나19 종식으로 대면 영업이 늘어난 숙박·음식점업, 보건복지업으로 대부분 저임금이거나
어머니에게 지팡이가 생겼다. 끝이 휘어진 손잡이에 스폰지가 달렸다. 만지기만 해도 포근한 게 효심이 느껴진다. 지팡이를 짚고서 몇 걸음을 걸어본다. 역시 보통 지팡이보다 튼튼하다. 굵기도 하지만 키도 더 큰 게, 보기에도 더 믿음직하다. 지팡이란 ‘걸음을 도우려고 짚는 막대기’라는데, 역시 어르신 지팡이가 이 정도는 돼야지 싶다. ‘대통령이 만 백세를 맞은 노인들에게 선물한다’는 바로 그 청려장을 닮은 듯도 하다. 세상에! 소문으로만 듣던 청려장이 우리집에 오다니.... ‘어머니, 이 지팡이 누게가 가져와십디가?’라고 여쭤본다. ‘모르는 지집아이가 가졍 와서라!’. 아마도 마을회에서 일하는 여직원이 다녀갔나 보다. 그런데, 자세히 살펴보니, ‘효도지팡이'라 쓰여진 스티커에, ‘9000원’이란 가격표가 붙었다. 왠지 너무 값싸게 느껴진다. 청려장은 명아주로 만든다는데, 그 정성만 생각해도 이처럼 저렴할 리가 없지 싶다. 명아주는 밭이나 들에서 흔히 자생하는 한해살이 식물에 불과하다. 하지만 1년만에 2m 이상 자라서는 껍질이 거북이 등껍질처럼 단단해진다. 말리면 보통 나무보다 가벼워서 지팡이 재료로 쓰기에 안성맞춤이 된다. 그래서 예부터 사랑받는 지팡이가 되었
영화 속 간호사 해나(Hana)는 선의의 화신과도 같은 인물이다. 해나가 돌보는 부상당한 병사들은 해나의 선하고 상냥한 미소만으로도 위안을 얻는다. 병사들은 해나에게 키스 한번만 해주면 고통도 잊고 잠도 잘 올 것 같다고 보챈다. 성희롱으로 영창에 갈 만한 작태들이다. 해나는 그런 병사들에게도 상냥한 미소를 잃지 않고 ‘마지막’이라며 키스해 준다. 성희롱일 수도 있는 부탁을 해나는 ‘선의’로 받아들인다. 지켜보던 모든 병사가 자기도 해달라고 아우성친다. 해나는 팬들의 사인 요청을 모두 들어주지 못하는 스타처럼 미안한 미소를 짓고 빠져나간다. 어느날 해나를 ‘언니’처럼 따르는 어린 간호사 동료가 해나에게 데이트 비용을 빌려 달라고 한다. 자기도 돈 없다고 웃던 해나는 어린 간호사가 또다시 칭얼대자 어쩔 수 없다는 듯 상냥한 미소를 지으며 돈을 건넨다. 갚을 수 있는지, 언제 갚을 것인지 빌리는 사람도 말하지 않고 빌려주는 사람도 따지지 않는다. 그저 모든 것을 ‘선의’로 처리한다. 전신 화상을 입은 알마시가 치료를 위해 병원 수송차량을 타고 먼 길을 가기엔 어렵다는 걸 알아챈 해나는 그와 함께 폐허가 된 수도원에 남기로 한다. 해나는 그곳에서 근처 군부대 지뢰
정치와 정부 정책의 궁극적 목표는 국민의 삶을 보다 낫게 하는 것이다. 사람들은 정치가 선거 때 약속한 것처럼 얽히고설킨 갈등의 매듭을 풀어주길 바란다. 정부 정책이 어제보다 나은 오늘의 성과를 내는 동시에 오늘보다 밝은 미래를 밝히길 기대한다. 출범 1주년을 맞은 윤석열 정부에 대한 국민의 기대와 평가도 마찬가지다. 4월 마지막주 한국갤럽 여론조사에서 윤석열 대통령의 국정수행 지지도는 간신히 30%에 턱걸이했다. 부정평가가 긍정평가보다 두배 많은 63.0%였다. 부정평가 사유로는 외교, 경제 · 민생 · 물가, 한일 관계 · 강제동원 배상 문제, 발언 부주의, 경험과 자질 부족 · 무능, 소통 미흡 등의 순서로 꼽혔다. 정부 출범 1년에 맞춰 경제 · 복지 · 교육 · 대북 · 외교 · 부동산 정책과 공직자 인사가 어땠는지 묻자, 7개 분야에서 모두 부정평가 비율이 높았다. 특히 공직자 인사와 경제 · 외교 정책 분야는 ‘잘못하고 있다’는 응답 비율이 60% 이상인 데다 ‘잘하고 있다’는 평가의 두배를 웃돌았다. 그만큼 고위 공직자 인사를 비롯해 경제정책, 외교 현안을 다루는 데 있어 최종 소비자인 국민의 정책 체감도가 떨어진다는 방증이다. 다른 기관이나
지난 1997년부터 시작된 들불축제는 2021년 문화관광축제로 개최됐으며 지난해 12월 문화체육관광부와 한국관광공사가 추진한 ‘K-컬쳐 관광이벤트 100선’에 선정될 정도로 대한민국이 인정한 문화관광 축제다. 초창기부터 10여 년 이상 직·간접적으로 들불축제에 관여해 온 필자는 올해 들불축제를 바라보며 지금껏 가져온 자긍심이 무너졌다. 국내서 대형산불이 빈발함에 따라 산불예방 대책을 강화하고 있는 상황을 고려해 축제 일정을 조정해야 했다. 국내·외 초청 인사와 관광객을 초대해 놓고 광장에 준비한 달집 하나 태우지 못하는 등 축제 성공을 위한 사명감과 소신을 찾아볼 수 없어 안타까운 생각이 들었다. 정월대보름 들불축제는 고 신철주 군수께서 국·내외 정월대보름 축제 행사에 참여하여 아이디어를 얻고 정월대보름 달집태우기, 도내 목축 세시풍습인 촐왓 가두기와 목장에 불을 놓는 방애 풍습을 현대적으로 재현하여 국내 유일의 ‘불’을 테마로 하는 축제로 창안한 것이다. 첫 3년간은 일정한 개최지 없이 마을공동목장을 옮겨 다녀야 했다. 그러다 교통여건과 기반시설 확충이 가능하고 임목지와 떨어져 안전한 새별오름을 최종 선택했다. 제주의 368개 오름 중 새별오름은 지목이 목
클리프턴과 알마시는 클리프턴의 아내 캐서린을 둘러싸고 풀기 어려운 문제에 봉착한다. 독도를 둘러싼 한국과 일본의 난해한 문제와도 같다. 세상에서 가장 풀기 어려운 문제가 둘 사이에 놓인 영토와 둘 사이에 놓인 ‘여자ㆍ남자’ 문제다. 두 나라 사이에 놓인 영토는 전쟁의 영원한 주제가 되고, 둘 사이에 놓인 여자ㆍ남자는 드라마의 영원한 주제가 된다. 독도가 스스로 판단해서 ‘나는 누구의 섬’이라고 선언해주면 좋으련만 그렇지 못하고, 캐서린 역시 둘 사이에서 방황한다. 풀기 어려운 갈등과 번민 속에서 클리프턴과 알마시는 ‘해결’을 포기하고 나름대로의 ‘결단’을 내린다. 알마시는 자신과의 관계를 정리하고 클리프턴에게 돌아가겠다고 사라진 캐서린을 찾아 나서고 결국 파티장에 쫓아가 ‘덮치는’ 결단을 한다. 그렇게라도 자기의 여자로 만들려고 한다. 클리프턴의 ‘결단’은 더욱 황당하다. ‘바람난’ 아내 캐서린을 프로펠러 비행기에 태우고 알마시를 향해 돌진한다. 둘 다 문제를 ‘해결’할 생각을 하지 않고 어이없는 ‘결단’만 내린다. 관객들의 혀를 차게 하는 ‘말도 안 되는’ 문제 대응 방식들이지만 정작 본인들은 ‘말이 된다’고 생각해낸 ‘결단’인 모양이다. 일상에서 우리가
우리 경제의 1분기 성장률을 들여다보면 곳곳이 암초다. 수치상으론 0.3%로 지난해 4분기 역성장(-0.4%)에서 탈출했다. 시장 예상치를 웃돌며 마이너스를 벗어났지만, 경제 회복세를 예단하긴 이르다. 고꾸라진 성장의 구원투수는 민간 소비였다. 고물가·고금리 충격에 얼어붙었던 소비가 오락문화와 음식·숙박 등 서비스를 중심으로 기지개를 켰다. 실내 마스크 착용 의무가 해제되면서 여행과 공연·관람 등 대면활동이 늘어난 덕분이다. 민간 소비의 성장 기여도는 0.3%포인트였다. 반면 설비투자는 반도체 제조용 장비 등 기계류를 중심으로 4% 감소하며 성장률을 갉아먹었다(-0.4%포인트). 순수출(수출-수입)도 성장률을 0.1%포인트 끌어내렸다. 무역적자가 1년 넘게 이어지면서 순수출의 성장기여도는 4개 분기 연속 마이너스를 기록했다. 순수출이 네 분기째 성장률을 갉아먹기는 외환위기 당시인 1998년 2분기~1999년 1분기 이후 14년 만이다. 2분기 연속 마이너스 성장은 피했지만, 향후 경기 전망은 여전히 어둡다. 1분기에 버팀목이 돼준 민간 소비도 체감물가의 고공 행진과 고금리에 따른 가계부채 부담 증가로 마냥 기대할 수 없다. 수출과 제조업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주인공 알마시는 아무런 수식어 없는 글쓰기를 고집하는 인물이다. 문장 속 형용사나 부사와 같은 수식어는 대개 주관적이고 감성적인 요소다. 감성을 극도로 배제하면 지극히 건조한 이성만 남는다. 마치 얼굴에서 육기(肉氣)를 모두 제거한 금욕주의적 조선 선비와 같은 얼굴이 된다. 영화 초반에 보이는 알마시가 내뱉는 말이나 그 표정은 인간의 온갖 ‘감성’을 송두리째 적출해버리고 그 자리를 온전히 이성으로 채운 모습이다. 저것이 과연 가능할까 믿어지지 않는데, 아니나 다를까 캐서린과 마주친 순간부터 이성은 사라지고 감성이 알마시를 점령한다. 우아한 연회장을 난장판으로 만들어버리고, 캐서린을 스토킹하고, 송년파티장에서 캐서린을 납치하듯 파티장 구석으로 끌고가 욕정을 채우기도 한다. 캐서린을 구하기 위해 독일군에게 군사비밀정보에 해당하는 사하라 사막의 지도를 팔아넘기고 비행기를 얻는 짓도 마다하지 않는다. 그렇게 비행기를 구해 캐서린이 기다리고 있는 사막의 동굴로 돌아가지만 캐서린은 이미 숨을 거둔 상태다. 동굴 속에서 캐서린의 시신을 안고 나오며 오열하고 방성대곡(放聲大哭)한다. 알마시는 캐서린의 시신을 비행기에 태우고 독일군 방공포대를 향해 자살비행을 한다. 스스로
정치권과 국회는 늘 이런 식으로 뒤늦게 부산을 떤다. 피해자 3명이 극단적 선택을 하는 등 전세사기가 사회문제화하자 여야 정당들이 경쟁적으로 태스크포스(TF)를 구성하고 관련 대책을 발표했다. 여야는 전세사기 피해 주택의 경매를 유예하고, 피해자를 대상으로 한 긴급 저리 대출을 시행하는 데엔 뜻을 같이했다. 아울러 피해 주택을 경매 시 임차인에게 우선매수권을 부여하도록 제도를 보완하는 방안도 검토하기로 했다. 하지만 피해 주택을 공공매입하는 방안과 전세사기 피해자 구제 특별법에 대해선 이견을 드러냈다. 국민의힘은 피해 주택 공공 매입 방안을 두고 선순위 채권자에게만 이익이 돌아가고, 사인私人간 악성 채무의 공적 변제는 국가재정에 부담을 준다며 반대했다. 더불어민주당과 정의당 등 야당은 특별법에 의한 ‘선先지원 후後구상권 청구’ 해법을 주장했다. 정의당은 초당적 전세사기 재난 대응기구 설치를 요구하며 ‘깡통전세 대책 3법’을 제안했다. 전세사기 문제가 불거진 원인과 관련해 여야는 이번에도 서로 네 탓을 했다. 국민의힘은 문재인 정부의 부동산 정책 실패로 집값이 급등한 가운데 졸속 임대차3법 개정으로 전세 문제를 악화시켰다고 주장했다. 민주당은 피해자들이 지속적
지난 월요일 아침, 제이누리 발행인으로부터 다음과 같은 카톡 메시지를 받았다. “무슨 이유인지 모르겠으나 이번 주 100세 일기는 현재 조회수 2만여건을 돌파하며 우리 하루 방문자 1만5천명을 만들어내는 등 경이로운 기록을 세우는 중. 이제 열혈 독자들이 생긴 듯^^ 감사합니다” 세상에! 하루하루 살아가는 게 버거워서, 그냥 버텨내려는 통로 삼아 쓴 글. 그저 일상의 허드레를 보고하듯, 반성 삼아 적어놓은 일기같은 글에, 이토록 뜨거운 ‘격려사’라니... 누가 내 마음을 알랴 싶어서 감정을 꾹꾹 눌러 쓴 혼자만의 중얼거림에, 이렇게 반응해 주시는 뜨거운 마음들이라니.... ‘울컥’ 하니, 감정이 복받쳐 올라, 소리내어 10초 가량 울었던 듯 하다. 그러고는, 이내 믿어지지 않아서, 제이누리로 들어가 보았다. ‘올 봄에 맞는 어머니의 100세 생신 ... 장수노인의 비결은 무얼까?(6)’라는 헤드라인이 눈에 들어왔다. 나는 그저 ‘장수의 비결 6-긍지’라는 제목으로 글을 보냈는데, 역시 전문가는 달랐다. 이어서, ‘[어머니의 100세 일기] 어머니의 장수비결 10가지 중 한가지 ... 긍지’라는 부제가 뒤따르고 있었다. ‘장사는 아무나 하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