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원자재 가격 급등에 따른 에너지 위기가 물가상승으로 이어지면서 세계 경제에 인플레이션 우려를 키우고 있다. 국내 가계에도 인플레이션 공포가 엄습했다. [사진=연합뉴스] 글로벌 경제 상황이 심상치 않다. 코로나19 확산 여파에 따른 물류대란, 차량용 반도체 수급난과 에너지 가격 급등, 성장 둔화 등 악재들이 동시다발적으로 위협하고 있다. 국제유가와 천연가스값이 7년 만에 최고치를 경신했다. 석탄 가격은 13년 만의 최고치다. 에너지 위기가 현실화하고 있다. 이른바 ‘E플레이션(Energy+Inflation)’ 위기다. 코로나19 사태로 침체했던 세계경기가 회복되고 기상이변이 빈번해지면서 에너지 수요가 증가한 가운데 전력난을 겪는 중국이 석탄과 천연가스를 사재기하면서 가격 상승세에 기름을 부었다. 글로벌 에너지 가격 상승의 배경에는 미국과 중국의 패권 경쟁이 있다. 바이든 정부 출범 이후 호주가 미국이 주도하는 반중反中 포위 전략에 가담하자 중국은 국내 발전용 석탄의 절반을 차지하는 호주산 석탄의 수입금지 조치를 취했다. 당장 국내 석탄 생산을 늘리기 힘들자 인도네시아, 러시아, 몽골 등에서 수입을 늘렸다.
영화 ‘바벨’에 등장하는 인물들은 모두 크고 작은 ‘불통’에 답답해하거나 분노하거나 좌절하고 극단으로 치닫기도 한다. 바벨탑을 쌓아 올리다 제대로 신에게 응징당한 모습들이다. 이럴 때 불통을 해소해주는 사람이 있었으면 어땠을까 하는 생각이 들지만, 그게 상책(上策)인지도 모르겠다. 중간에 있는 사람이 불통의 늪을 더 깊게 만들 수도 있어서다. ▲ 소음만 가득 찬 세상. 사람들 사이에 오가는 모든 말과 글은 서로에게 소음일 뿐이다. [사진=게티이미지뱅크] 샌디에이고에 사는 리차드와 수잔 부부는 서로의 속마음을 알지 못하고 서운함만 쌓인다. 산티아고가 멕시코에서 미국으로 건너오는 길목에서 맞닥뜨린 미국 경찰은 ‘원칙’과 ‘매뉴얼’대로 움직인다.[※참고: 산티아고는 리차드 부부의 가사도우미 아멜리아의 조카다.] 하지만 경찰은 원칙과 매뉴얼대로 움직일 뿐 산티아고의 사정에 귀 기울여 줄 생각이 없다. 영화 속 등장인물의 답답한 모습들을 보다 보면, 문득 사이먼과 가펑클의 명곡 ‘침묵의 소리(Sound of Silence)&rsqu
▲ 드라마 '오징어 게임'은 적자생존의 현실을 고발한다. 이런 '오징어 게임'을 풍자해 '오십억 게임'으로 불리는 대장동 개발 사업은 한국 사회의 민낯을 고스란히 드러내고 있다. [사진=넷플릭스] 10월, 가을색이 짙어졌다. 들판에서 곡식이 누렇게 익어가고 하늘이 높고 푸르지만, 우리가 살아가는 세상은 온통 뿌옇고 혼란스럽다. 코로나19 확산세가 진정되지 않는 가운데 대장동 개발사업 특혜 의혹과 관련해 나날이 전해지는 소식들은 국민을 허탈하게 만든다. 대장동 게이트나 고발사주 의혹 등 대선 정국을 달구는 이슈에 등장하는 이들 면면은 여야 정치인과 법관, 검사, 고위 공직자(출신) 등 힘깨나 쓰는 사람들이다. 50억원 퇴직금 수령과 아파트 분양 등 ‘아빠 찬스’를 이용한 자녀들도 함께 출연했다. 몇십억, 몇 백억 단위 거액이 아무렇지도 않게 오갔다. 게다가 관련된 인물 중 일부는 당장의 비판을 모면하고자 뻔한 거짓말로 둘러댄다. 위기의식을 느낀 정당 수뇌부와 유력 대선 주자들도 나름 노림수를 갖고 말폭탄을 쏟아내며 점입가경의 설전舌戰을 벌인다. 언론이 조각조각 전하는
리차드와 그의 아내 수잔은 관광버스를 타고 무료하게 모로코 사막지대를 달리던 중 느닷없는 총격을 당한다. 수잔이 사경을 헤매지만 병원까지 가기에는 너무 멀다. 어쩔 수 없이 급한 대로 마침 가까운 곳에 있는 관광가이드의 동네로 버스를 몰아간다. ▲ 문화의 차이는 언어처럼 공부해서 해결할 수 있는 게 아니다. [사진=게티이미지뱅크] 피투성이가 된 아내를 안고 병원 응급실로 달리는 남편 리차드는 황당하다. 통역을 맡은 관광가이드가 있지만 아내를 부탁해야 할 마을 사람들과 말이 통하지 않는다는 것은 미치고 환장할 일이다. 의사, 간호사와 말이 통하지 않는다. 통역을 통해서 주고받는 의사소통이란 장화 신고 가려운 발을 긁어대는 꼴이다. 리차드는 좌절하기도 하고 분노하기도 한다. 오로지 희망은 ‘영어가 통하는 병원’뿐이다. 그러나 사실 리차드를 미치고 환장하게 만드는 소통의 문제가 오직 ‘언어’의 문제만은 아니다. 관광가이드의 영어는 유창하고 마을 사람들과의 ‘언어적’ 소통은 가이드를 통해서 어느 정도 가능하다. 그러나 ‘문화’의 소통은 절벽
▲ 자영업의 몰락은 개인의 몰락에 그치지 않는다. 소득 양극화는 물론 사회불안도 야기한다. 얼마 전 세상을 등진 자영업자를 추모하는 조화가 그의 맥줏집 앞에 놓여 있다. [사진=연합뉴스] 장기화하는 코로나19 사태로 생존 위기에 몰린 자영업자들이 세상을 등지는 일이 잇따르고 있다. 그 대부분이 식당과 치킨집, 노래방, 맥주집 등 생계형 업종 종사자들이다. 서울, 평택, 원주, 충주, 여수 등 전국 곳곳에서 희망의 끈을 놓고 있어 안타까움을 더한다. 23년째 가게를 운영해온 서울 마포 맥줏집 주인은 세상을 떠나기 전 남은 직원들에게 월급을 주기 위해 자신이 생활하던 원룸을 빼고 모자란 돈을 지인에게 빌린 것으로 전해진다. 고인의 빈소에는 생전에 함께 일했던 직원들의 발길이 이어졌다고 한다. 생계형 자영업자들의 한계 상황은 어제오늘 일이 아니다. 사회적 거리두기 조치가 계속 연장되면서 2년째 극심한 매출 감소에 직면했다. 자영업자들은 거리두기 방역 조치의 최대 피해자다. 하지만 정부는 이들 핵심 피해 계층에게 제대로 보상하지 않았다. 자영업자들이 겪는 고통은 고용동향으로 입증된다. 8월 전체 취업자 수가 1년 전보다 51만8000명
리차드 부부는 아이를 하나 잃은 슬픔을 묻어두고 새 출발의 계기를 마련하고자 낯선 모로코로 여행을 떠난다. 그들 나름대로 많은 생각 끝에 계획한 여행일 테고, 또한 미지의 세계를 향한 초행길인 만큼 나름대로 많은 준비를 했을 법하다. 인터넷에서 여행정보도 수집하고 ‘만약의 경우’에 대비한 계획도 세우고 여행자보험에도 가입했을 터다. 하지만 리차드 부부는 생각지 못한 돌발상황에 부닥친다. ▲ 우리가 세우는 계획들은 항상 통제할 수 없는 변수들에 의해 흔들린다. [사진=게티이미지뱅크] 리차드 부부가 제아무리 철저히 준비를 했다고 해도, 얼마 전 그들과 마찬가지로 아내를 잃고 마음이 무너진 한 일본인 사업가가 모로코에서 사냥여행을 마치고 사냥총을 여행가이드에게 선물로 주고 간 사실까지 알 리가 없다. 그 사냥총이 돌고돌아 그들의 여행 동선에 포함된 지역의 한 양치기 소년의 손에 들어가 있다는 사실도 알 수 없다. 열심히 구글링을 해도 그런 정보는 나오지 않는다. 양치기 소년은 처음 잡아보는 사냥총 방아쇠를 당겨보고 싶어 근질거리다 까마득히 먼 곳에 리차드 부부가 탄 관광버스가 지나가는 것을 보고 가늠쇠
미국 샌디에이고에 사는 리차드 부부는 아이를 잃고 회복하기 어려운 고통과 상심에 빠진다. 아이를 잃은 것만으로도 견딜 수 없는 고통이지만 그 과정에서 부부는 미묘한 마음의 갈등을 겪는다. 견디기 어려운 고통과 마주했을 때 다른 누군가에게 고통의 책임을 떠넘기려는 것은 인간의 본능에 가깝다. 기진맥진한 리차드 부부는 모로코 여행을 떠난다. ▲ 현대사회는 하모니 오케스트라보단 즉흥적인 재즈 연주자가 잘 어울린다. [일러스트=게티이미지뱅크] 리차드 부부는 잠시라도 모든 것을 잊고 새로운 환경 속에서 새 출발의 전기를 찾고 싶었던 듯하다. 인간이란 눈에 보이는 게 바뀌면 생각도 바뀐다. 아이의 모습이 어른거리는 샌디에이고를 벗어나 황량한 모로코 사막을 대하면 생각도 바뀔지 모른다. 그보다 조금 앞선 시간. 아내의 자살이라는 충격과 상실감에 빠진 일본의 한 사업가는 모로코로 사냥여행을 떠난다. 모로코는 한니발 장군의 카르타고 시대 이후 로마·이슬람 세력의 부침을 겪은 역사의 흥망성쇠를 가장 잘 보여주는 지역이기도 하다. 아이를 잃은 리차드 부부나 아내를 잃은 일본인 사업가나 모두 허무한 카르타고와 로마의 영광이 잠
▲ 문재인 정부는 집값 안정과 코로나19 방역에 정책의 초점을 맞춰야 한다. 특히 집값 · 전셋값 앙등 문제는 대통령이 직접 챙겨야 할 것이다.[사진=연합뉴스] 5년 임기의 10분의 1 정도가 남은 문재인 정부의 가장 아픈 대목은 ‘집값 앙등’일 것이다. 26차례에 걸쳐 대책을 내놨는데도 먹혀들지 않았다. 대통령이 국민과의 대화에서 ‘부동산 문제는 자신 있다’고 장담했지만, 미친 듯 뛰는 집값과 전셋값 때문에 수많은 국민이 ‘억’ 소리를 내고 있다. 급기야 지난 8월 전국 아파트 3.3㎡(평)당 평균 매매가격이 2030만원으로 사상 처음 2000만원을 넘어섰다. 2019년 말(1466만원) 대비 1년 8개월 사이 38.5% 앙등했다. 서울 아파트의 3.3㎡당 평균 가격은 4569만원으로 전국 아파트 평균 가격의 2.25배에 이른다. 서울 아파트의 평균 가격이 이 정도지, 이미 7000만원을 넘어선 지역이 강남구와 서초구 등 두 곳이다. 서울 25개구 가운데 3.3㎡당 아파트값이 3000만원을 밑도는 지역은 중랑구와 금천구 두 곳뿐이다. 2015년 5월,
바벨탑을 쌓아 올라간 사람들은 대홍수의 ‘지정생존자’ 노아의 후손들이었다. 이들은 신이 다시는 인간들에게 대홍수를 내리지 않겠다는 약속으로 무지개까지 띄워 보여줬건만 영 미심쩍었던 모양이다. 또 다른 대홍수에 대비해 하늘까지 닿을 만한 높은 탑을 쌓겠다는 야심 찬 기획을 하고 실행에 옮겨 그 말도 많고 탈도 많은 ‘바벨탑’ 역사에 들어간다. ▲ 바벨탑 이전의 세상은 ‘온 누리의 언어가 하나요, 말이 하나’였다. [일러스트=게티이미지뱅크] 사람들은 어쩌면 또다시 신이 분노하지 않도록 신의 뜻대로 살아갈 자신이 없었는지도 모르겠다. 대홍수로 응징 당한 그 시절처럼 난잡하게 살아갈 수밖에 없다는 것을 깨닫고 그렇다면 제2의 대홍수는 필연이라고 생각했던 모양이다. 당연히 신은 인간들의 도발에 분노하고 이 괘씸한 인간들에게 또 다른 응징을 가한다. 아담과 이브의 에덴동산 추방에서부터 창조주가 자신의 피조물과 이토록 끝없이 부딪혔다는 것이 놀랍다. 콩가루 집안의 부모 자식 관계를 보는 듯하다. 신은 공사 중인 바벨탑을 무너뜨리고 인간들의 말이 서로 통하지 않게 만들
▲ 내년 예산안의 총지출은 604조여원인데, 총수입은 548조원에 그칠 전망이다. 1990년대 이후 재정지출 증가와 세수 감소로 국가채무가 급증한 일본처럼 ‘악어의 입’ 구조를 답습할까 우려된다.[사진=연합뉴스] 문재인 정부의 재정 씀씀이는 역대 정부를 압도한다. 전임 박근혜 정부가 편성한 2017년 본예산이 400조5000억원, 문재인 정부 임기 마지막 해 예산안은 604조4000억원이다. 임기 5년 동안 본예산 증가율이 50.84%로 이명박(32.5%)·박근혜 정부(17.11%)보다 훨씬 가파르다. 경기가 좋고 세금도 잘 걷혀서 그렇게 쓴다면 누가 뭐라 하겠는가. 경제성장률이 낮고 세금도 계획보다 덜 걷히는데 쓸데는 많으니 국채를 찍어 충당해야 한다. 이런 식으로 5년 동안 불어나는 국가채무가 407조8000억원, 증가율은 47.3%다. 그 결과 내년 국가채무는 1068조3000억원으로 1000조원을 돌파한다. 국내총생산(GDP) 대비 국가채무 비율도 50.2%로 50%를 넘어선다. 사실 이전까지 한 정부에서 국가채무가 200조원 넘게 증가한 적은 없었다. 앞서 노무현 정부가 143조2000
일본인 사업가 코지는 휴가차 떠난 모로코에서 사냥을 즐긴 뒤 사냥총을 자신을 열심히 도와준 현지 가이드에게 선물로 주고 일본으로 돌아간다. 그 사냥총이 ‘나비효과’처럼 야기할 파문을 그 일본인과 현지 가이드는 짐작조차 할 수 있었을까. ▲ 일본인 사업가 코지가 모로코 가이드에게 선물한 사냥총은 엄청난 나비효과를 일으킨다. [일러스트=게티이미지뱅크] 일본인 사업가 코지가 모로코 가이드에게 선물한 사냥총은 양치기의 손에 흘러가고 양치기 소년은 호기심에 방아쇠를 당긴다. 어처구니없게도 총알은 관광버스에 앉아있던 미국인의 어깨에 박힌다. 9·11테러를 겪은 미국 CIA는 발칵 뒤집힌다. 불의의 사고를 당한 미국인 부부는 집으로 돌아가지 못한다. 부부는 자신들의 여행 중 아이들을 돌보기로 한 멕시코 도우미에게 며칠만 더 집에 있어달라고 청한다. 하지만 멕시코 도우미는 그럴 수 없다. 그녀의 아들이 돌아오는 주말에 결혼하기 때문이다. 도우미는 어쩔 수 없이 아이들을 데리고 멕시코의 아들 결혼식에 참석하지만, 아이들이 위험에 빠지고 만다. 사냥총을 모로코 가이드에게 선의로 선물한 일본의 사업가나,
▲ 코로나19로 침체했던 경기가 조금씩 회복세를 보이는 만큼 기준금리를 정상궤도로 돌리는 건 필요하다.하지만 코로나 확산의 끝을 가늠하기 어렵다. 금리인상 부작용을 살펴봐야 하는 이유다.[사진=뉴시스] 코로나19 사태 와중에 사상 최저로 내려간 기준금리가 8월 26일 연 0.75%로 0.25%포인트 인상됐다. 코로나19가 급속 확산하며 경기가 침체하자 지난해 5월 역대 최저 수준으로 인하한 지 15개월 만의 인상이다. 2018년 11월 이후 2년8개월째 지속된 금리인하 추세에서 인상으로의 대전환이다. 코로나 초저금리 시대가 막을 내린 것이다. 8ㆍ26 금리인상은 이미 예고됐다. 한국은행은 지난 5월 금융통화위원회 이후 기준금리 인상의 필요성을 여러 차례 밝혔다. 초저금리가 경기의 추가 침체를 막고 경제주체들의 위기감을 진정시키는 데 기여했지만, 자산 가격 급등과 가계부채 급증, 인플레이션 유발 등 부작용을 초래했기 때문이다. 6월 말 기준 가계부채 잔액은 1805조9000억원. 사상 최대 규모다. 지난 1년 사이 168조6000억원(10.3%)이나 불어났다. 코로나 위기 극복을 위한 유동성 지원도 영향을 미쳤지만 초저금리로 돈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