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복숭아꽃. 숲속 한 편에는 비닐하우스 설치 작업이 한창이다. 익숙한 솜씨로 철재 구조물을 설치하고 비닐을 씌우더니 금새 감귤묘목이 심어졌다. 이 땅에서 살아 온 농민들은 뛰어난 과학자들이다. 감귤이 재배된 이후로 짧은 기간에 크게 성장하더니 기술적으로도 큰 발전을 이루어 한라봉, 천혜향, 레드향과 같이 전세계 어디에 내어놔도 손색이 없는 뛰어난 상품을 만들었다. 감귤(citrus)은 오렌지(orange), 레몬(lemon), 만다린(mandarin)으로 구분되며, 이 땅에서 재배되는 품종은 만다린으로 껍질을 벗겨서 먹는 종류이다. 만다린에는 유럽에서 생산되는 탠저린이나 클레멘타인이 있으나 껍질을 까려면 물이 질질 흘러 내려서 불편하기도 하고 씨도 많아 먹기도 힘들다. 외국의 오렌지나 레몬이라도 이 땅에서 농민들이 만들어 낸 감귤이 더 뛰어나다. 불모지에서 레몬을 생산해서 수출한다니 쾌거라 하지 않을 수 없다. 앞으로 농민들은 꾸준하게 연구하여 더욱 우수한 상품을 만들어 낼 것이다. 누가 부르지는 않았지만 소리도 없이 살며시 다가온 봄기운이 숲속에 가득하다. 숲 속 한구석에서 하얀색으로 피어나는 빛나는 꽃은 벚꽃인줄 알았다.
▲ 지금은 4‧7 서울‧부산시장 보선 참패에 자극받아 검토하는 정책을 가다듬고 보완할 때다. 하지만 정부와 여당은 수정 방향을 놓고 엇박자를 내고 있다.[사진=뉴시스] 1분기 한국 경제가 1.6% 성장하면서 경제 규모가 코로나19 위기 이전 수준을 회복했다. 1분기 국내총생산(GDP)은 470조8460억원으로 코로나 사태 직전인 2019년 4분기 GDP(468조8143억원)를 넘어섰다. 소비ㆍ수출ㆍ설비투자 등 주요 지표가 모두 플러스 증가율을 나타냈다. 지난해 수출이 홀로 성장을 견인한 것과 달리 올해 1분기는 경제의 양축인 내수와 수출이 함께 이끈 것이어서 더욱 긍정적이다. 하지만 낙관하기는 이르다. 코로나 재확산 우려가 여전한 데다 반도체 공급 부족, 물류비용 급상승 등 수출에 부정적 요인이 적지 않다. 최대 변수는 코로나 백신 보급이다. 주요국 경제 상황을 보면 백신 접종 속도에 따라 경제활동 재개 시점이 달라지고 경기회복 전망도 엇갈린다. 한국경제연구원이 백신 보급률과 국제통화기금(IMF)의 올해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비교분석한 결과, 백신이 경기 회복을 판가름하는 핵심 요소로 지목됐다. 국민 절반이
▲ [구글이미지] 국제통화기금(IMF)은 우리나라의 인구감소 및 노령화와 관련된 의료비를 비롯하여 기타 부채에 우려를 제기하면서 '코로나 이후 국가의 부채 증가 속도가 세계에서 가장 빠를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다른 나라에 비하여 비교적 탄탄하던 우리나라 국가의 재정건전성에 경고를 하는 것은 매우 이례적이라 할 수 있으며, 저출산ㆍ고령화로 인한 국가 재정이 우려할 수준으로 장기적인 관점에서 재정건전성을 확보할 것을 지적하고 있다. 이 지적은 과거 외환위기로 충격을 받았던 사례에 비추어 보면 아찔한 경고가 아닐 수 없으며, 정부부채 비율은 GDP 대비 53.2%에서 2026년에는 69.7%에 이를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빨간 불이 켜졌다. 이와 같은 저출산ㆍ고령화로 인한 문제는 제주특별자치도에서도 우려가 크게 나타나고 있다. 특히 지역경제는 국가에 의존하여야 하는 상황에서 충격에 대비하여야 할 사항 중의 하나는 제주특별자치도의 재정건전성이다. 지방채는 긴급한 수요 충당을 위한 목적 지방채는 지방자치단체가 재정의 긴급한 수요를 충당하기 위한 채무이므로 (1) 공유재산 등 재정투자사업 (2) 재해예방 및 복구사업 (3
▲ 최근 재선충 소나무 제거 작업으로 잘려나간 아름드리 소나무. 숲 속에서 포크레인과 전기톱 소리가 요란하다. 재선충으로 붉게 물들은 소나무를 제거하는 작업이 진행되면서 아름드리 소나무가 밑둥에서 잘려나갔다. 숲 속 깊이 들어가면서 포크레인 바퀴자국이 선명하게 드러나고, 잘려나간 소나무 주변에는 돌과 흙이 파헤쳐지고, 작은 관목과 덤불이 이리저리 흩어져 있다. 포크레인 삽질은 두세번 좌우로 훑어버리면 한 무더기 청미래 덩굴이 흩어져 버리지만 포크레인을 탓할 수는 없는 형편이다. 또 하나의 숲의 공해는 외래 식물이다. 여러 가지 외래식물 중에서도 '도깨비 가지'라 이름 붙여진 이 식물은 서양 도깨비 같이 번식력이 강하여 다른 토종 식물을 밀어내면서 자리를 넓게 잡아가면서 순식간에 숲의 생태계를 파괴해버린다. 날카로운 가시와 함께 주둥이를 내밀고 역한 악취를 내뿜으며 열매를 키워 번식해 나가는 중이다. 이 고약한 외래 식물은 당장 캐어 버리고 싶지만 도구가 없어서 어떻게 해 볼 도리가 없다. 관계 공무원에게 신고를 하였더니 "즉시 처리하겠다!"고 한다. 이럴 때 '도깨비 가지'에게 딱
‘영웅’이 등장하기 위해서는 항상 어마무시한 ‘악당’이 필요하다. 영웅과 악당의 크기는 정비례한다. 영웅과 악당은 그렇게 공존하고 어찌 보면 동업자 관계다. ‘테넷’에서도 이름 없는 영웅인 주인공의 존재는 사토르라는 최강의 악당이 있기에 더 빛나는지 모르겠다. ▲ 인간들에게 ‘열’을 제공하기 위해 지구상의 모든 것이 파괴되고 사라진다. [사진=게티이미지뱅크] ‘테넷’의 악당 사토르(Sator)는 수많은 ‘맨(man)자 돌림’ 히어로 영화들의 악당처럼 핵폭발로 지구와 인류를 끝장내려고 한다. 이유는 단순한 가학성이나 권력욕이 아니라 조금은 심오하다. 그래서 사토르를 단순히 또 하나의 황당한 악당으로 취급하기는 어렵다. 사토르는 인류를 몰살시켜야 하는 명분을 영화 속에 등장하는 ‘엔트로피(entropy)’라는 머리 아픈 열역학 이론에서 찾는다. 열에너지로 전환된 모든 것은 본래 상태로 환원될 수 없다. 열역학은 그야말로 ‘시간’처럼 불가역적(irreve
▲ 한미 백신 스와프를 위해 삼성‧LG‧SK 등 한국 기업 및 기업인들의 힘과 네트워크를 전략적으로 활용해야 한다는 주장이 나온다.[사진=연합뉴스] 코로나19 신규 확진자 수가 4월 21~22일 연속 700명대를 기록했다. 지난해 11월 중순부터 본격화한 3차 대유행의 여파가 가라앉기도 전에 4차 유행이 시작된 양상이다. 계속 연장되는 거리두기 조치로 소상공인과 자영업자들이 생계 절벽에 선 가운데 재난지원금 지급 재원이 바닥나고 있다. 진퇴양난이던 코로나 사태의 게임체인저로 등장한 것이 백신이다. 이스라엘과 영국이 백신 접종에 속도를 내면서 마스크를 벗고 활동하기 시작했다. 환자수와 사망률 등 방역에서 앞섰던 우리나라가 백신 확보와 접종에선 뒤처지며 코로나19 사태 장기화로 피로감을 호소하는 국민에게 불안감을 안겨주고 있다. 정부가 확보했다고 밝힌 백신은 총 7900만명분. 하지만 도입됐거나 상반기 도입이 확정된 물량은 11.4%인 904만명분 정도다. 구호로만 11월 집단면역 형성을 외쳐선 안 된다. 제때 필요한 물량을 확보하는 등 근거를 갖고 국민을 설득해야 할 텐데 상황은 꼬이고 있다. 코로나19가 재
선진국의 제도라 하여 무조건 다 좋을 수는 없으며 무분별하게 우리나라에 적용하려면 반드시 부작용이 따를 수밖에 없다. 국가마다 역사적 환경이 달라 법률도 다를 수밖에 없으므로 도입하려면 신중하게 검토가 되어야 한다. 우리나라의 지방자치제도는 일부 관변학자들이 "선진국에서는 이렇다!”며 중앙정부를 흔들어 대면 따라가는 형편이다. 대표적으로는 “연방 국가의 주(州) 수준으로 지방분권을 추진하겠다!”며 오랫동안 추진하여 왔으나 공염불에 그쳤다. 그렇다고 할지라도 앞으로 이와 같은 시대는 오지 않는다. 이러한 잘못된 판단으로 연방국가의 주(State, 독일은 Land)는 국가이며 '주 법률'은 '국가단위 법률'임에도 '지방자치단체의 조례'로 착각하여 시행착오가 반복된다. 우리나라의 지방자치는 독일과 일본의 제도를 중심으로 논의된다. 그러나 독일의 지방자치라 할지라도 '백년이 넘게 진행되어 온 자치개념에 대한 논쟁은 자치 없는 자치론으로 극단화 되었다!'는 비판으로 드러난다. 즉 지방자치 실제와는 전혀 다른 학술적인 논의만 진행되었다는 얘기다. 일본에
▲ 까맣게 익어가는 삼동나무 열매. '보리밭!' 이 밭 사잇길을 걸어가면 '뉘이 부르는 소리!'가 들릴 것 같아 뒤를 돌아보았지만 인적이 없이 고요하다. 대신에 숲속에서 이름 모를 새들이 지저귀는 소리가 들려오고 가끔은 꿩들이 날라 다니는 소리도 들을 수 있다. 보리는 이삭이 패어 두어 달 지나면 성큼 수확기가 다가온다. 보리가 익어가는 시기에 까만색으로 익는 열매는 제주도의 토종 불루 베리라는 삼동나무 열매다. 열매는 초록색으로 태어나서 빨간 색으로 물들어 가다가 완전한 까만색으로 익어 간다. 나이가 든 어른들은 어렸을 때 이 열매를 먹고 입이 검붉은 보라색으로 물들여졌던 추억을 간직하고, 먹을 것이 귀하던 춘궁기에 허기를 달래기도 했었다. 군것질도 힘들고 밥을 제때에 차려먹기도 힘든 시절에 아이들은 특별하게도 달콤한 맛으로 즐겨 찾았던 친숙한 나무지만, 지금은 누가 처다 보지도 않을 정도로 관심이 멀어져 버렸다. 마스크와 시커먼 안경으로 얼굴을 가리고 모자를 깊이 눌러 쓴 아주머니가 렌트카에서 내리더니 다가왔다. 코로나 덕분에 요즈음 많이 볼 수 있는 외계인 같은 모습이다. 경기도 화성(華城)에서
영화 도입부 우크라이나 오페라 하우스에서 작전을 펼치는 CIA 요원들은 혼란스럽고 긴박한 상황 속에서 피아我간의 식별을 위해 암구호를 사용한다. 한쪽이 ‘We live in a twilight world’라고 말하면 상대방은 ‘And there are no friends at dusk’라고 대답해야 ‘같은 편’임을 인증받는다. 어쩌면 이 암구호는 시간을 거꾸로 돌리는 ‘인버전(inversion)’이라는 영화의 소재와 영화의 결말까지 함축하고 있는 듯하다. ▲ 우리는 모두 어스름한 시간 속에 살고 있다. 세상이 점점 밝아올지 점점 어두워질지 알 수 없다. [사진=게티이미지뱅크] 영화 테넷 속 CIA 요원들이 피아 식별을 위해 사용하는 암구호를 다시 보자. 영화 자막에는 이 암구호가 ‘We live in a twilight world(세상에 어둠이 내린다)’ ‘And there are no friends at dusk(어두워지면 친구가 없다)’고 번역돼 있다. ‘개구리’ 하
▲ 오임종 제주4.3희생자유족회장. 코로나19와 악천후의 영향으로 예년에 비해 대폭 축소되어 제한된 인원으로 제73주년 4․3희생자추념식을 봉행한 지 보름이 지났다. 방역수칙을 철저히 준수하기 위하여 유족회에서는 65세 이상의 유족은 추념식에 참석하지 않았으며, 가급적 평화공원 참배도 분산하여 방문할 수 있도록 적극 홍보하였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추념식 행사로 인한 코로나19 감염 확산의 우려를 지울 길이 없었는데 통상적인 잠복기인 14일을 무사히 넘긴 셈이다. 참으로 다행스럽고 고마울 따름이다. 이번 추념식에는 문재인 대통령이 임기중 세 번째로 참석하여 추념사를 통해 국가가 국가폭력의 역사를 더욱 깊이 반성하고 성찰하겠다는 마음으로 밝혀진 진실은 통합으로 나아가는 동력이 될 것이며, 되찾은 명예는 우리를 더 큰 화합과 상생, 평화와 인권으로 이끌 것이라는 점만은 분명하다고 하였다. 또한 마침내 제주도에 완전한 봄이 올 때까지 우리 모두 서로의 손을 더욱 단단히 잡자고 강조하였다. 대통령 이외에 각 정당 지도부는 물론 행안부장관과 법무부장관 등 정부주요관료들이 대거 참석하여 4․3희생자 영령들의 해원과 영면
▲ 세계 각국은 반도체 패권 경쟁에서 우위를 점하기 위해 총력 체제를 구축하고 있다. 하지만 우리나라는 반도체산업의 미래 비전도 내놓지 않고 있다.[사진=연합뉴스] ‘반도체 웨이퍼 대(對) A4 용지.’ ‘500억 달러(약 56조2500억원) 보조금 지급 대 반도체 강국 도약 지원 방안 마련.’ 12일 미국 백악관에서 열린 ‘반도체 공급망 회복 최고경영자(CEO) 회의’와 15일 한국 청와대에서 열린 확대경제장관회의의 대조되는 모습과 양국 정부의 후속 조치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은 오른손으로 반도체 웨이퍼를 들고 “반도체 칩, 웨이퍼와 배터리, 초고속 데이터 통신망 이런 것들이 모두 인프라”라며 “과거의 인프라를 수리할 게 아니라 오늘날의 인프라를 구축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미국이 21세기에도 세계를 이끌려면 반도체와 배터리 같은 첨단기술 분야에 공격적으로 투자할 필요가 있다”고 힘주어 말했다. 문재인 대통령은 양손으로 발언 내용이 적힌 종이를 들고 “반도체산업은 우리 경제의 현
용역은 현재의 문제점을 진단하고 미래를 예측하여 앞으로 나아갈 방안을 마련하기 위한 것이다. 즉 미래의 불확실을 제거하여 더 명확히 하려는 목적에서 실시한다. 제주국제자유도시 미래전략수립을 위한 용역보고서는 제주국제자유도시개발센터(JDC)를 '지주회사(holding company)'로 바꾸어 (1)첨단과학기술 (2)교통인프라 (3)면세 (4)교육 (5)의료 (6)항만물류 분야의 자회사(子會社)를 거느린다는 구상을 제시한다. 언젠가는 '제주국제자유도시개발 지주회사' 혹은 '제주국제자유도시개발 홀딩스'로 바뀌어 지고, 분야별ㆍ사업별로 자회사를 두어 운영하겠다는 의미이다. 여기서 말하는 '지주'는 토지를 소작농에게 빌려주고 지대를 받는 '지주(地主)'가 아니라, 자회사의 주식을 소유하여 경영을 지배하는 '지주(持株)'를 말한다. 의미가 다르지만 피지배층에 대한 횡포가 심하다는 점에서 비슷하며 지주(地主)는 역사적으로 그 악명이 높다. 그러나 정신적으로 든든히 받쳐주는 사람이나 기둥을 의미하는 '지주(支柱)'와는 전혀 다르다. 지주회사는 소수 재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