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두(包頭) 흑사회(黑社會) 조직 ‘양산(梁山)’ (2)

  • 등록 2025.02.05 16:19: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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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권홍의 '중국, 중국인' ... 중국의 거지 (42) 봉건주의 가부장적 통치방식 따른 항방

이외에 그들은 또 길거리 쓰레기를 청소하거나 관방 측간의 똥오줌을 치우고 길거리에서 죽은 시체를 치우는 일도 담당하였다. 화재 등 자연재해에 대처하는 책임도 졌다. 1918년 포두 지역에서 흑사병이 유행하여 3000여 명이 죽었는데 그들이 책임지고 시체를 성 밖으로 옮긴 후 화장하였다.

 

죽은 시체를 피하려 할 때에는 그들이 나서서 운반하여 매장하고 검시관의 검시를 돕기도 했다. 주인이 없는 사형수의 시체가 있을 때에는 그들이 옷을 벗겨내고 깨끗이 빨아 헌 옷 파는 노점상에게 팔았다. 심지어는 시체에서 심장이나 뇌를 꺼내어 약을 만들어 팔기도 하였다.

 

평상시에는 공업계, 상업계의 노동조합이 양산에게 일상용품이나 노임 등을 공급하였다. 매년 사대 명절이 되면 여러 상점에서 그들에게 따로 선물을 보냈다.

 

그 외에도 ‘부수입’은 셀 수 없이 많았다. 분수에 만족하여 본분을 지키면서 입에 풀칠하며 살기를 원하는 사람은 양산을 삶을 돌보아주며 평생 의지할 수 있는 집단으로 여겼다.

 

 

그러나 양산에 가입하면 항방(行幇) 규칙을 반드시 따라야 했다. 일반적으로 업종을 바꾸어 다른 일을 하기가 무척 어려웠다. 항방의 비밀도 엄수해야 했다. 그렇지 않으면 참혹한 형벌을 받았다.

 

각 거리에 밀정으로 파견된 거지가 제때에 양산으로 돌아가 상황을 보고하지 않으면 ‘괴정(拐挺)’으로 죽도록 얻어맞았다. 봉건주의 가부장적 통치방식을 따르는 항방에서 때리거나 욕설을 퍼붓는 것은 일상사였다.

 

흉년이 들면 사회 기부금과 관방의 구제 물품 대부분은 양산의 우두머리가 중간에서 자신의 주머니를 채워버렸다. 최전성기 때에는 우두머리가 첩을 두기도 했고 주방도 두어 개가 있는 집에서 살기도 했다.

 

산서방(山西幇)의 은행업계가 자금 유통이 원활하지 않는 기간에는 이자를 갚으려고 양산의 우두머리에게 돈을 빌리기도 했다.

 

20년대 전후로 양산의 많은 사람이 가로회(哥老會)1)에 가입한 후에 토비로 전락하면서 다년간 ‘사인구’에 똬리를 틀었던 흑사회였던 개방의 세력은 점차 약화되다가 40년대 말에 이르러서는 와해되었다. <다음편으로 이어집니다.>

 

 

1) 가로회(哥老會), 청(淸)나라를 몰아내고 명(明)을 부활시킬 목적으로 활동한 비밀결사 조직 중의 하나다. 18세기 중반 이후 청나라의 통치력이 점차 쇠퇴하자 궁핍한 농민이 서로 돕고 보호하기 위하여 만든 일종의 투쟁 단체였다. 처음에는 농민끼리 모여 부자를 타도하고 명나라의 대의를 따르는 것으로 시작했으나 차츰 정치적 조직으로 확대되었다. 그 뿌리는 명나라가 쇠약해지고 청나라가 일어설 즈음 청나라에 맞서 명나라를 부흥시키기 위하여 결집한 비밀세력인 홍문(洪文)이었다. 홍문에 뿌리를 두고 일어났던 비밀결사조직으로는 가로회, 백련교(白蓮敎), 의화단(義和團) 이외에도 천지회(天地會), 배상제회, 삼합회(三合會), 홍화회(紅花會), 삼점회(三點會), 첨제회(添弟會), 소도회(小刀會) 등이 있었다.

 

☞이권홍은?
=제주 출생. 한양대학교 중어중문학과를 나와 대만 국립정치대학교 중문학과에서 석·박사 학위를 받았다. 중국현대문학 전공으로 『선총원(沈從文) 소설연구』와 『자연의 아들(선총원 자서전)』,『한자풀이』,『제주관광 중국어회화』 등 다수의 저서·논문을 냈다. 현재 제주국제대학교 중국어문학과 교수로 재직 중이다.

 

 

이권홍 제주국제대 교수 lee@jeju.a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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