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항운노조 민주화운동본부가 현 항운노조위원장의 4선 당선과 관련, 강력 반발하고 나섰다.
제주항운노조 민주화운동본부는 24일 성명을 내고 “결국 요식행위에 불과한 대의원대회를 통해 부패와 비리로 얼룩진 현 노조위원장이 24일 4선에 당선됐다"며 규탄했다.
이들은 “위원장 입후보 절차도 없고 선거운동에 관한 내용도 전혀 없이 오늘 대의원대회가 진행됐다. 결국 지난 9년간 위원장을 해왔던 전경탁씨가 재적대의원 26명 중 24명의 찬성으로 3년 임기의 위원장에 당선됐다”고 비판했다.
이와 관련해 “재적수 역시 24명으로 파악하고 있다가 급히 26명으로 수정했다. 입후보와 투표방법 역시 모든 것이 현장에서 급조돼 일사천리로 진행됐다”고 잘못된 절차를 지적했다.
이들은 또 “투표 역시 자필로 후보의 이름을 쓰도록 했다. 부위원장과 감사는 2명씩 출마했음에도 불구하고 일괄 찬성·반대를 기호로 표시하도록 했다"며 "이곳이 과연 21세기 민주국가인 대한민국이 맞는지 의심이 든다. 초등학교 반장선거도 이렇게 하지는 않는다”고 일갈했다.
이날 4선 연임이 확정된 전경탁 제주항운노조 위원장에 대해서는 “이전 위원장인 고승화씨가 21년간 권력을 휘두르다 후배인 전경탁씨에게 물려줬다. 그 대가로 현재까지 10여년 동안 땀 한 방울 흘리지 않고 매달 500여만원씩 고문이란 이름으로 임금을 받고 있다”면서 '권력 독점'이라고 비판했다.
아울러 “제주도지사와 도민들에게 관심을 가져달라고 호소하기 위해 도청 앞에서 노숙단식을 하고 있다. 하지만 비리와 부패로 얼룩진 위원장 선거가 비민주적으로 끝나자마자 당선을 축하하러 온 민선도지사를 보고 망연자실 할 수밖에 없었다”고 개탄했다.
제주항운노조 민주화운동본부는 “결국 권력이 권력과 축하연에서 건배를 하는 동안 우리는 지켜볼 수밖에 없었다. 앞으로 사실을 알리기 위한 대도민 선전전에 총력을 다 할 것이다”면서 새로운 투쟁의 시작을 알렸다.
한편 전경탁 제주항운노조 위원장은 지난 2004년 위원장으로 당선된 뒤 9년째 위원장직을 맡아 왔다. 지난 4월 30일자로 임기가 끝났으나 이날 열린 위원장 선거에 단독으로 출마했다.
600여명의 회원을 거느린 제주항운노조는 위원장 선출과정에 절차적으로 문제가 없다는 입장이다. 이날 예정대로 대의원대회를 열어 전경탁 위원장을 연임시켰다.
반면 제주항운노조 민주화운동본부는 전 위원장에 대한 각종 비리 문제를 거론하며 선거 사퇴를 촉구해 왔다. 운동본부는 이 과정에서 전씨가 과거에 저지른 비리 혐의도 폭로한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