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광객들이 제주에 와서 불편없이 돌아다니려면 어떤 것이 필요할까? 물론, 가장 먼저 제주의 풍광이 제대로 보존, 관리되어야 하겠고 둘째, 합리적인 가격의 충분한 숙박시설들이 들어서야 하겠다. 제주는 관광이 주요 산업인지라 세계 웬만한 관광지보다 이런 여건이 잘 갖추어져 있다.
그런데 요즘의 여행 추세를 보면 이런 정보를 적절하게 제공하는 관광 인프라의 중요성이 더욱 커지고 있다. 하지만 우리는 아직까지 해외여행을 갈 때, 언어 문제나 비용과 시간의 효율성 등을 고려해서 주로 여행사를 통해 돌아다니면서 보는 관광을 많이 하다 보니 개별적으로 여행하는 외국인 관광객들에 대한 서비스도 우리 여행 패턴에 비추어 제공되는 것 같다.
앞에서 얘기한 한 인터넷 신문의 제주버스시외터미널 얘기로 돌아가 보자. 어떤 분이 터미널에 가보니 외국인 관광객들이 많이 있었는데, 시외버스를 이용하고자 하는 그들에게 안내가 제대로 이뤄지고 있지 않아서 자신이 직접 영어로 외국인들에게 교통안내를 해줬다며 외국인에 대한 관광안내를 아쉬워하는 내용이었다. 비슷한 상황은 우리나라 사람이 외국을 가도 발생하기 마련이다. 그런데, 요즘 들어 외국을 나갈 때면 하루에 만원 가량의 돈을 지불해서 스마트폰 무제한 데이터 서비스를 신청하고 가는 사람들을 종종 볼 수 있다.
스마트폰에서 유명한 식당이나 볼거리들을 검색하면, 세계 각국 사람들의 평가나 소개글들이 있어서 여행사 없이도 충분히 돌아다닐 수 있기 때문이다. 이런 서비스는 Google과 같은 인터넷 업체의 지도 등과 연계되어 있어서, 자신이 원하는 장소에 지도 검색을 통해 쉽게 갈 수 있다.
그럼 제주의 현재 관광정보 인프라는 어떠한가? 사실 제주도에서 많은 노력을 기울여 왔지만, 가장 중요한 서비스가 아직 자리잡지 못하고 있다. 서울만 해도, 네이버나 다음은 물론 Google 같은 지도 서비스를 통해서 자신의 출발지와 도착지를 입력해 넣으면 어떤 대중교통을 통해서 갈 수 있고, 해당 버스나 지하철은 몇 시 몇 분에 도착하는지를 실시간으로 쉽게 알 수 있다. 특히, Google은 전세계 웬만한 주요도시에서 이 지도 서비스를 통해 네비게이션 기능은 물론이고 대중 교통에 대한 상세한 정보를 제공하고 있다.
그러나 제주에서 자신이 원하는 곳으로 가려할 때 지도 서비스를 찾아보면 현실은 참담하다. 네이버나 다음 지도를 통해 어떤 버스 노선들이 있는지 보이기는 하지만 어딘가 궁색하다. 노선들에 대한 정보가 최근 정리되어 비교적 쉽게 알아볼 수 있게는 되어 있으나 실시간 교통정보가 제공되고 있지 못하고, Google 지도를 통해서는 경로에 대한 안내조차 되지 않고 있다.
개별적으로 방문한 외국인 관광객 입장에서는 지도 서비스를 이용할 때 당연히 네이버나 다음의 서비스가 아니라 Google같이 전세계적으로 서비스되고 있는 회사의 지도 서비스를 이용하려 할 것이다. 여기에 제주 각 관광지에 대한 이동수단에 대한 실시간 안내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다면, 외국인이 제주에 와서 불편 없이 돌아다닐 수 있을 것이다. 그러면, 굳이 외국인이 안내데스크에 가서 물어봐야 할 필요도 없고 앞서 언급한 인터넷 신문 기사에서의 문제점도 해결된다.
요즘 중국인이 제주에 많이 오니, 중국어를 배울 수 있도록 하려 한다는 기사를 본 적이 있다. 그렇다면 서양인들이 제주에 많이 오게 하려면 불어, 독일어, 스페인어까지 배워야 할 것인가? 정보의 시대에 걸맞게 제주관광정보를 취합, 분류하여 제대로 된 관광 인프라를 구축하는 일이 오히려 합리적인 답안이다.
PC는 물론이고 스마트폰, 각종 키오스크를 통해서 이런 정보에 관광객들이 용이하게 접근할 수 있도록 해주면 관광객이 자신의 언어로 정보를 찾고 제주의 풍광을 마음껏 누리다 갈 것이다.
근래 빅 데이터라는 말이 일반인들에게도 그리 낯설지 않은 말이 되고 있다. 이 같은 여러 기술을 이용하여 관광객이 찾아가야하는 서비스가 아니라, 필요한 정보가 스마트폰 이용자에게 주어지고 이를 선택하는 방식으로 정보 서비스가 바뀌어가려고 하는 지금이다. 제주에 오는 관광객들이 편리하게 관광정보를 접할 수 있다면 결과적으로 개별 관광객들이 늘어날 것이다. 그렇다면 위와 같은 제주관광정보서비스의 개선이야말로 관광산업인프라를 가장 저비용으로, 효율적으로 구축할 수 있는 길이 아닐까?
행정의 사고전환이 아쉽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