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월 29일(금) 재경 서귀고 동문회 송년회 자리.
“나(우근민)가 당선되면 너(한동주)가 서귀포시장을 더 해라. 그러면 니(한동주)가 서귀포고등학교를 더 발전시킬 수 있는게 아니냐...솔직히 이런 내면적인 거래를 하고 이 자리에 왔습니다.”
“제가 (서귀포시장으로)와서 보니까 서귀고등학교가 모든 인사에 있어서 밀려 있었다. 지금까지”
“제가 (시장직을) 더해야 이 친구(시청 내 고교동문)들을 다 제 자리로 끌어올릴 수 있고, 서귀포시내에서 사업하는 분들 계약 하나 더 줄 수 있고. 그렇게 영향을 미칠 수가 있으니까 그렇게 도와주시기 바랍니다”
# 장면 2.
12월 3일(화) 서귀포시청 기자실-직위해제된 한동주 전 시장의 주요발언
"내면적 거래, '욱'해서 지어낸 순간적 발언"
“서귀포 현안 사업에 대해 도와달라는 취지의 발언을 일부 언론이 자의적으로 확대 해석했다.”
"직위해제 당하고 나서 전화 드렸고, 정말 죄송하다고 말을 했다. 지사님께서는 '잘 처리하라. 네가 벌인 일이니까 잘 처리하라’고 '라고 당부했다."
정말 '얼척'없다. 지난 달 초청받은 동문회 공식 석상에서 위법한 발언을 한 당사자인 서귀포시장은 발언 자체를 부인하다가 며칠이 지나 서귀포와 서귀포고 이름이 전국적으로 조롱거리가 되자, 물의를 빚어 죄송하긴 하지만 문맥이 와전된 것이라고 변명한다. 그러나 녹취록이 팩트임을 부정하진 못하고 있고 선관위 또한 위법정황을 확인하고 시장을 검찰 고발하고 도지사를 수사의뢰한 상태다.
국가기관의 대선개입 의혹으로 온 나라가 들끓고 제주도지사의 돌발적인 정치행보와 행정시 공무원들의 고질적인 유착비리가 불거져 도민들의 마음이 불편한 이 때에 더욱 삼가야할 서귀포시장은 역으로 호기로운 고백을 해버렸고, 뒤늦은 기자회견은 30분 대부분을 님을 향한 아부성 변명으로 중언부언이다.
시장은 도지사에게 무엇이 죄송했던 걸까? 시민들 앞에는 사건 발생 4일이나 지나서 해명한 반면, 도지사에게는 득달같이 사과전화를 했고 도지사는 시정의 대표자를 ‘너’ 라고 하대한다. 우리 제주도 행정이 어쩌다가 이 지경까지 된 걸까? 10월 경에 도지사로부터 차기 시장 관련 내락 언질을 받았다는 시장의 고백이 사실이라면 그간 행정시장 직선제를 강변하던 도지사의 태도는 정략적 쇼였다는 말인가?
백번을 양보해 동문회 발언이 시장의 과장된 거짓부렁이라 하더라도 문제는 남는다.
첫째, 본인의 명예를 크게 더럽힌 서귀포시장을 도지사가 고소·고발하는지 여부가 진실판단의 척도가 될 것이다. 과연 그리 할 것인가?
둘째, 시장은 산하 공무원들과 출신고 별로 만남을 이어갈 계획이었단다. 그게 문제다. 물론 사적인 생계 현장에서 동문 간에 호의를 보여주는 풍속이야 뭐라 할 것은 아니지만 공적 영역이라면 사정은 다르다. 주민직선제가 사라진 동안 심해진 정실주의, 연고주의가 국제자유도시 글로벌 제주에 부합하는 행정인가?
"힘 써 배우고 참되게 행하자"는 서귀고 교훈에 먹칠을 하며 힘써 아부하고 욕되는 언동을 보여주고 있는 일명 ‘한동주 게이트’는 매우 부끄러운 짬짜미이지만 그래도 팔이 안으로 굽지 않고 내부 문제를 민주주의 공론장으로 용기 있게 꺼내 놓은 평범한 이들에게서 시민민주주의의 희망을 읽는다.
검찰 수사의 팔이 행여나 유권무죄로 굽지 않도록 언론과 뭇시민들의 주권 실천을 기대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