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에 서귀포시에서는 단순히 홍보물품을 나눠주며 ‘도로명주소를 사용하세요’가 아닌 ‘우리집 도로명주소 써보기’ 이벤트로 홍보 전략을 바꾸어 2월 4일에서 5일까지 이틀 동안 재래시장 방문을 통한 우리집 도로명주소 써보기 이벤트를 실시하였다.
처음엔 쑥스럽기도 하고 과연 새주소를 정확히 쓸 수 있을까 염려했는데 막상 캠페인을 시작하고 나서야 걱정의 한숨이 곧 기쁨의 환희로 바뀌었다.
나이 지긋하신 어르신들이 도로명 주소를 정확히 알고 있을 뿐만 아니라 글 한 자 한 자 쓰시는 데에도 막힘없이 정확히 기재하고 있었으며, 기억이 잘 안난다 하시며 신분증을 꺼내어 도로명 주소 쓰기 센스까지 발휘하는 모습을 보고 역시 작년에 발표된 도로명주소 활용도 설문조사 결과가 부풀려진게 아니었음을 새삼 느끼게 하는 순간이었다.
도로명주소 활용도 설문조사는 행정자치부에서 전국 17개 시·도 19세 이상 성인남녀 7,000명을 대상으로 실시하여 2014년 12월말에 그 결과를 발표하였는데 우리 제주가 86.1%로 전국평균 70% 보다 훨씬 높은 결과로 전국 1등을 차지한 바 있었다.
하지만 아직까지 도로명주소 알기에는 문제가 없었으나 새주소 활용에 따른 불편 및 개선요구 사항 등이 계속 남아있어 진정 생활 속의 밀착 주소로 거듭나는데 짧지 않은 시간이 소요될 것으로 본다.
필자는 공직생활을 지적인(地籍人)으로 시작하면서 지적도만 보고 실지 현장에서 땅 찾는 연습을 많이 해왔으나 번지 주소만으로 땅을 찾는 일이 그리 쉬운 일이 아니란 걸 잘 알고 있다.
그런데 생활주소 시행 이후 새주소가 생겨나면서 건물에 부쳐진 건물번호판 덕택에 땅 찾는 일이 수월해지면서 도로명주소가 쉽고 편리한 길 찾기 제공에 큰 도움을 주었다고 여겨진다.
비록 지금은 기존에 알던 번지주소 때문에 혼란스럽겠지만 도로명주소 체계를 알면 국민 모두가 내비게이션과 스마트폰 없이도 쉽게 길을 잘 찾아갈 수 있는 마법을 부릴 수 있으리라 믿는다.
이제 곧 봄이 다가온다. 가까운 시일 내에 지인의 집을 도로명주소 안내시설물만으로 찾아가 보는 건 어떨까! 곱들락한 제주길을 따라 걷다보면 삶이 주는 여유로움에 절로 미소가 번질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