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부는 역시 일심동체다. 선거판에서도 예외가 아니다.
총선 현장에 나선 남성의 영역에 여성바람이 거세다. 제주지역 내조(內助)바람이거세게 불고 있다. 총선 혈전에 배우자들이 가세했다.
오랜 시간을 같이 보내온 배우자답게, 맞춤형 내조 전략으로 표몰이에 나섰다.
◆ “정치신인 저희 남편, 잘 부탁드립니다”
이번 총선으로 처음 본인이 직접 선거판에 등판한 정치신인 제주시 을 선거구 국민의당 오수용 후보를 돕기 위해 부인 이남주(55)씨가 나섰다.
동에 번쩍 서에 번쩍 '홍길동 전략'으로 남편의 인지도를 높이기에 열을 올리고 있다.
이씨는 매일 아침 아파트 단지와 양로원과 복지회관을 순회하고 있다. 천주교 신자인 이씨는 성당에서도 남편 알리기에 힘쓰고 있다.
제주영송학교 교사인 이씨는 2일 오전 10시 남편.학부모들과 함께 '세계 자폐인의 날' 행사에 참여하기도 했다.
이씨는 "남편은 정치신인이라 인지도가 높지 않다"며 "사람들이 많은 장소면 그곳이 어디든 달려가는 '홍길동 전략'으로 최대한 남편을 많이 알리겠다"고 전했다.
◆ 8·9대 도의원 연임 성공의 1등 공신 '내조의 여왕' 나서다.
▲ 31일 오후 오영훈 후보의 출정식에 부인 박선희씨가 함께했다. |
도의원 역임 성공 뒤에는 항상 부인 박선희(48)씨가 있었다. 두번의 선거를 거치며 줄곧 그림자처럼 그의 뒤를 따르며 선거판을 누비고 다녀 '내조의 여왕'이란 별명을 얻었다.
박씨의 본업은 도예가. 공방에서 도자기를 만드는 일을 하고 있다.
그러나 지금 박씨의 공방 문은 자물쇠가 채워졌다. 선거기간 동안 남편의 선거운동에 집중하기 위한 박씨의 결정이다. 역시 '내조의 여왕'다운 처세술이다.
박씨의 내조 전략은 ‘선(先) 박선희 후(後) 오영훈’. 오 후보가 갈 유세지를 미리 박씨가 가서 분위기를 돋우는 방식으로 주민들에게 남편을 어필하는 전략이다.
그래선지 비 날씨임에도 불구하고 지난달 31일 오후 7시 제주시청 앞에서 열린 오 후보의 출정식에는 많은 인파가 운집했다. "‘선 박선희 후 오영훈’ 전략이 꽤 먹혔다"고 자평한다.
오 후보는 “안사람이 힘든 선거운동을 도와주고 있어 힘이 난다”며 “늘 아내에게 고맙다. 반드시 승리하겠다”고 부부애를 과시했다.
이에 박씨는 “저희 남편 잘 부탁드린다”며 “깨끗해서 좋은 오영훈, 꼭 뽑아달라”고 지지를 호소했다.
◆ 39년 내조 내공으로 “4선 고지 도전!”
“1%의 한계를 극복하는데 다선의원의 힘이 필요하지 않을까 마심?”
장용선(62)씨가 나섰다. 이른 아침부터 늦은 저녁까지 부녀회와 노인회관 등을 돌아다니며 남편의 지지를 호소하고 다닌다.
제주시 갑 선거구 더불어민주당 강창일 후보의 ‘4선 고지 등정’을 위한 움직임이다. 결혼 39주년인 내조의 여왕이다.
장씨의 내조전략은 조용한 그림자 전술. 지난달 25일 외도동 부녀회와 함께 ‘불법 무질서 근절 결의 대회 청결운동’에 참가, 해안가에 버려진 쓰레기들을 줍는 봉사로 존재감을 과시했다.
강 후보의 4선 고지 등정에 아들 강성종(33)씨 내외와 딸 강소연(38)씨도 함께 나섰다.
성종씨는 서울에서 직장을 다니지만 주말·휴일에는 제주도로 내려와 아버지의 선거운동을 돕고 있다. 성종씨 내외는 2일 오후 3시 제주시 민속오일장에서 강 후보의 집중유세를 도왔다.
대학원생인 소연씨는 선거기간동안 아버지의 지원군으로 자처하고 나섰다. 소연씨는 매일 아침 노형오거리 출근길 인사에 동참하고 있다.
장씨는 "제주출신이 아닌 탓에 첫 선거에는 어려움이 많았었다"며 "그러나 열심히 뛰어다닌 결과, 17·18·19대 국회의원에 이어 이번에 4선고지에까지 도전하게 됐다. 반드시 남편을 승리시키겠다"고 포부를 밝혔다.
◆ “열심히 뛰어 이번엔 기필코!”
제주시 갑 선거구 국민의당 장성철 후보의 부인 이애숙(49)씨의 직업은 약사.
이씨의 내조는 쉬는 날에 빛을 발한다. 그렇지만 장 후보의 지원요청이 들어오면 이씨는 관리약사에게 약국을 맡기고 한 걸음에 유세현장으로 달려간다.
이씨의 선거판 내조는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1998년 제주도의원 선거에 첫 등판했다가 낙선할 때도, 2002년 제주시장 선거판에 야권 후보로 나서려다가 공천이 이뤄지지 않을 때까지 내조를 한 경험이 있다. 이씨는 물론 장성철 후보가 2010년 우근민 지사의 당선을 도와 발벗고 나설 때까지 음으로 양으로 선거판을 도왔다.
그렇기에 이씨는 바쁜 와중에도 "이번엔 기필코!"라는 사명감을 안고 이곳저곳 돌아다니며 내조 전략을 펼치고 있다.
장 후보는 2일 낮 12시 제주민속오일장에서 집중유세를 가졌다. 장 후보가 도착하기 전 오일장에는 부인 이애숙(49)씨가 먼저 와 있었다.
이씨는 “시민들과 인사를 나누고 명함을 돌리고 있다”며 “남편을 위해서라면 이 정도의 내조는 할 수 있다”고 말했다.
이씨는 "남편의 일이라면 힘들어도 힘을 내서 열심히 뛰겠다"며 "이렇게나마 도움이 될 수 있어 좋다. 선거운동 마지막 날까지 최선을 다하겠다"고 총선 레이스에 임하는 포부를 밝혔다.
◆ 온 가족이 똘똘. 연합군 출격!
▲ 2일 양치석 후보 가족들이 제주민속오일장에서 온 가족 유세를 펼쳤다. |
전업주부인 고씨는 남편의 선거운동을 위해 온 힘을 다 쏟고 있다.
양 후보의 자녀들도 하던 일을 그만 두고 양 후보의 총선승리 전선에 발벗고 나섰다. 말 그대로 온 가족이 똘똘 뭉쳤다.
지난달 31일 오후 7시 제주시 연동 선거사무소에서 열린 양 후보의 출정식에서 막내 딸 정인씨는 “그 동안의 아버지의 노력에 보답하고자 가족 모두 선거기간 온 힘을 다해 뛰겠다”고 아버지를 응원했다.
▲ 매일 아침, 양치석 후보의 가족들이 거리인사에 나서고 있다. |
이날 온 가족이 선거노래에 맞춰 율동을 해 행인들의 시선을 사로잡았다.
양 후보의 가족은 매일 아침 거리인사를 하고 있다. 아들은 차량운전을, 딸들과 부인 고씨는 주민들의 손을 잡아주며 주민들의 이야기를 들어주고 있다.
부인 고씨는 “남은 기간 가족들이 똘똘 뭉쳐 도민들의 열렬한 지지와 성원에 보답하겠다”고 전했다.
기껏 열흘이 남은 4`13 총선-. 내조와 가족연합의 지원에 대한 승리의 여신의 미소가 과연 어느 후보를 향할 지 관심이다. [제이누리=박수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