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에서 신종 유행성 출혈열 바이러스가 처음으로 발견돼 비상이 걸렸다. 하지만 방역 당국은 이 같은 사실도 모른 것으로 확인돼 방역에 허점을 드러냈다.
14일 동아일보는 고려대 의대 미생물학교실 송진원 교수팀이 지난 13일 일본 국립 감염병연구소와 함께 제주도에서 유행성 출혈열을 일으키는 신종 한타바이러스를 발견했다고 보도했다.
지난 2006년 10월부터 2010년 9월까지 4년간 제주도 전역에서 '작은땃쥐' 51마리를 채집, 간과 폐 조직직에서 유전자를 분석한 결과 8마리의 조직에서 유행성 출혈열을 일으키는 한타바이러스가 발견됐다. 연구진은 '제주바이러스'라고 이름을 붙인 것으로 알려졌다.
송 교수팀은 "2009년 휴전선 인근 임진강에 사는 '우수리땃쥐'에서 한타바이러스의 일종인 '임진바이러스'를 발견한 적이 있다"며 "제주바이러스는 이와 다른 신종"이라고 말했다고 동아일보는 보도했다.
제주에는 지난해 11월 유행성 출혈열 환자가 처음 발생했는데, 연구팀은 환자가 '제주바이러스'로 인한 감염인지 여부를 확인할 예정이다.
송 교수는 "유행성 출혈열 환자와 관련 바이러스가 확인된 만큼 제주지역 보건의료 관계자들은 관심을 갖고 대책 마련에 고심할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고 신문은 보도했다.
그러나 이와 관련, 제주도 당국은 사실조차도 파악하지 못하고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제주도 관계자는 "연구팀에서 진행한 연구 사업이라 사전에 정보가 없었다"며 "현재 상황을 파악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번 연구 결과는 바이러스학 분야의 세계 3대 학술지 가운데 하나인 'Virology' 3월호에 소개된다.
한타바이러스는 ‘작은땃쥐’나 ‘등줄쥐’ 같은 들쥐의 몸속에 살다가 배설물을 통해 밖으로 나오며 공기 중에 떠돌다 사람의 호흡기로 전달되면서 유행성 출혈열을 일으킨다. 우리나라에서는 해마다 500여명 가량이 유행성 출혈열에 감염되며 사망률이 5%에 달하는 '3군 법정 전염병'으로 지정돼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