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 곶자왈 숲길을 탐방하다 길을 잃은 탐방객이 경찰 드론 수색을 통해 발견돼 무사히 구조됐다.
4일 제주경찰청에 따르면 지난 2일 밤 10시 1분께 한 남성이 119에 전화해 다급한 목소리로 '화순 곶자왈인데요'라고 말한 뒤 전화가 끊겼다.
경찰과 소방은 이후 신고자의 휴대전화 전원이 꺼져 다시 통화가 되지 않자 위급상황으로 판단, 수색에 나섰다. 하지만 곶자왈 풀숲이 우거진 탓에 진입하기 힘든 상황이었다. 결국 이날은 A씨를 발견하지 못했다.
수색은 다음날인 3일에도 이어졌다. 경찰 드론팀도 이날 오전 현장 수색에 동참했다.
드론팀은 화순 영농 폐기물 집하장 서측을 중심으로 드론을 띄워 수색을 벌였다. 그러던 중 3일 오전 10시 50분께 드론 열화상카메라에 이상 물체가 포착됐다. 주간 카메라로 확대해보니 구조를 요청한 A(68)씨였다.
A씨는 드론팀이 수색을 벌인지 23분 만에 발견됐다. 최초 신고 접수 후 약 13시간 만이다.
A씨는 상공에 떠 있는 드론을 보고 손을 흔드는 등 구조를 요청했다. 드론팀은 119구조대에 곧바로 위치를 알려 A씨를 무사히 구조할 수 있었다.
A씨는 다소 탈진하긴 했으나 생명에는 지장이 없는 상태로 발견됐다. 이후 119구급차로 병원에 옮겨져 현재 치료를 받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A씨는 아내와 함께 곶자왈 숲길을 탐방하고 내려오던 중 만난 소떼를 피하다 길이 엇갈렸고, 그의 아내는 이후 숲을 빠져나왔던 것으로 전해졌다. A씨는 반면 길을 잃어 숲 안에서 밤을 지새울 수밖에 없었다.
경찰 관계자는 "드론으로 험한 계곡이나 우거진 숲 등 사람이 직접 수색하기 어려운 곳까지 살펴볼 수 있어서 보다 효율적으로 수색을 할 수 있게 됐다"고 말했다.
지난해 6월부터 운영되고 있는 제주경찰청 드론팀은 현재 수색용 드론 4대와 교육·훈련용 드론 1대를 보유하고 있다. 자격증을 보유한 행정관 2명이 드론을 운용한다. [제이누리=박지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