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국적으로 요소수 품귀현상이 벌어지고 있는 와중에 제주에서 유통업체 창고에 보관 중인 요소수 30통이 도난당하는 사건까지 벌어졌다.
5일 제주서부경찰서에 따르면 지난 1일 제주시 노형동의 한 요소수 유통업체 창고에서 요소수 30통이 사라졌다.
신고자인 요소수 유통업자 A씨는 “지난달 31일에서 이달 1일로 넘어가는 밤사이 컨테이너 창고 안에 보관돼 있던 요소수 30통이 사라졌다”면서 “1일 아침에 창고 문이 열려 있었다”고 경찰에 진술했다.
경찰은 신고내용 등을 토대로 수사하고 있다.
한편 지역 특성상 화물유통 의존도가 높은 제주는 전국적인 요소수 품귀현상에 직격탄을 맞고 있다.
물량 부족으로 요소수 가격이 급등하자 아예 운행을 포기하는 사례도 속출한다.
요소수 품귀현상으로 발등에 불이 떨어진 곳은 사업용 화물차량만이 아니다. 당장 쓰레기 수거 차량, 버스 등 공공기관 관급차량도 운행이 중단될까 봐 전전긍긍하고 있다.
도내 주유소업체 한 관계자는 “요소수 재고가 있는지 계속 문의가 오고 있지만 재고가 없어 우리도 답답하다"고 말했다.
제주시 관계자는 "제주시청 170대의 청소 차량 모두가 요소수가 있어야 운행이 가능하다"면서 "현재 물량을 확보해 2∼3개월가량은 청소 차량 운행에 지장이 없다"고 말했다.
온라인 중고사이트에는 ‘요소수를 구한다’는 내용의 글도 지속적으로 올라오고 있다. 대부분 10ℓ 한통에 5만원부터 7만원의 거래가격을 제시하고 있다. 요소수 10ℓ 한통은 과거 주유소에서 1만2000원이면 구입할 수 있었다.
업계에서는 그나마 남아있는 요소수 재고조차 한달이면 바닥날 것으로 보고 있다.
제주도 관계자는 "국가적으로 엄중한 상황이어서 요소수 부족이 도내에 미치는 영향을 예의주시하고 있다"면서 "도민들께서도 필요한 수량만큼만 구입해주시기를 부탁드린다"고 당부했다.
요소수는 경유 차량에서 발생하는 발암물질인 질소산화물(NOx)을 물과 질소로 바꿔주는 성분이다. 트럭 등에 의무 장착하는 질소산화물 저감장치(SCR)에 들어가는 필수 품목이다.
요소수의 원료인 요소는 중국이 국내 수입량의 약 3분의 2를 차지한다. 그러나 최근 중국이 요소에 대한 수출 전 검사를 의무화하면서 수급 문제가 벌어지고 있다.
그동안 중국은 석탄에서 암모니아를 추출해 요소를 생산했는데, 호주와의 갈등으로 인해 석탄 공급이 줄어 가격이 급등하자 이런 조처를 한 것으로 풀이된다. [제이누리=박지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