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4·3평화공원 위령제단 내 분향 향로와 위령 조형물을 훼손한 40대 남성이 범행을 저지른지 반나절만에 경찰에 붙잡혔다.
제주동부경찰서는 18일 낮 12시 52분께 제주시 한림읍에서 제주4.3평화공원 위령제단 조형물에 불을 지른 혐의(재물손괴)로 A(41)씨를 긴급체포했다.
앞서 이날 오전 제주 4·3평화공원 위령제단 주변이 훼손됐다는 신고가 접수됐다.
위령제단에 있는 분향 향로와 '꺼지지 않는 불꽃' 위령 조형물 등에 플라스틱 물병과 고무장갑, 비닐, 종이류 등 각종 생활쓰레기가 버려졌다. 위령제단 바닥은 불에 타 심하게 그을렸다.
위령제단 주변 폐쇄회로(CC)TV 영상에는 지난 17일 밤 9시 이후 40대로 추정되는 남성이 4·3평화공원에 들어와 오랜 시간 위령제단과 희생자 위패봉안실 등을 배회하는 모습이 두 차례 잡혔다.
경찰은 누군가가 위령제단 주변에 쓰레기를 버리고 방화한 것으로 추정하고 용의자를 추적, A씨를 검거했다.
경찰은 A씨가 방화 범행을 저지른 시기를 17일 밤 11시로, 공원을 벗어난 시각을 18일 새벽 3시로 보고 있다.
경찰은 범행동기 등을 조사하는 한편 A씨에 대한 방화 혐의 적용도 적극 검토할 예정이다.
제주4·3평화재단은 "4·3 희생자를 모독하고, 희생자 유족의 가슴에 못을 박는 이런 패륜적인 행위는 규탄돼야 하고 반드시 근절돼야 한다"고 성토했다. [제이누리=박지희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