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진그룹이 제주칼(KAL)호텔 건물과 주변 부지를 부동산자본운영사에 매각하려는 움직임과 관련, 고용보장 없는 매각을 반대하는 도민연대가 출범했다.
'제주칼호텔 매각 중단을 위한 도민연대’는 13일 오전 제주도청 앞에서 출범 기자회견을 열고 "제주칼호텔의 매각을 즉각 중단하라"고 촉구했다.
제주칼도민연대는 “짧은 기간인데도 매각중단 요구 거리서명에 현재 8000여 명이 넘는 도민들이 동참했다”면서 “이처럼 도민 의견은 명확하게 나타나고 있다. 300명이 넘는 도민이 정당한 사유 없이 고용을 박탈당하는 칼호텔 매각은 중단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제주칼도민연대는 “출범회견을 시작으로 촛불집회와 서명운동, 언론기고, 도민결의대회, 정치권 대응, 상경투쟁, 캠페인 등 모든 방법을 동원할 것”이라면서 “칼호텔 매각은 단지 한 사업장의 문제가 아니라 재벌 대기업의 횡포에 맞서 도민 자존심을 지키는 일”이라고 강조했다.
제주칼도민연대에는 제주참여환경연대, 정의당제주도당, 사회변혁노동자당제주도당, 제주여민회, 제주평화인권센터, 제주주민자치연대, 제주통일청년회, 시민정치연대제주가치, 제주민예총, 제주대안연구공동체, 제주평화인권연구소왓, 노동열사김동도추모사업회, 서귀포시민연대, 전농제주도연맹, 전여농제주도연맹, 곶자왈사람들, 평등노동자회제주위원회, 제주환경운동연합, 진보당제주도당, 양용찬열사추모사업회, 제주주권연대, 노동안전과현장실습정상화를위한제주네트워크, 노동인권실현을위한노무사모임, 서귀포여성회, 노동당제주도당, 제주녹색당, 민주노총제주본부(서비스연맹제주관광서비스노조제주칼호텔지부) 등 27개 단체 및 정당이 참여하고 있다.
제주칼도민연대는 15일 오후 7시 제주시청 앞에서 ‘제주칼호텔 매각 반대 범도민 촛불집회’를 열 예정이다.
이 단체는 이어 15일까지 1만여명으로부터 받은 서명과 함께 한진그룹에 매각중단 서한을 보낼 계획이다.
대한항공 자회사인 칼호텔네트워크(주)는 앞서 지난 9월 부동산자산운용사와 제주칼호텔 매각에 따른 우선협상대상자 선정 업무협약(MOU)를 체결한 바 있다. 해당 부동산자산운용사는 칼호텔을 매입, 주상복합 아파트로 바꿀 계획인 것으로 알려졌다.
한진그룹의 지주회사인 한진칼이 추진하는 매각대상은 제주시 이도1동 제주칼호텔 부지 1만2525㎡와 연면적 3만8661㎡의 지하 2층, 지상 19층 건물 전체다.
칼호텔 소속 노동자들을 비롯해 시민사회단체, 정당은 이에 대해 고용보장을 촉구하면서 매각을 거세게 반발하고 나섰다.
제주도의회도 지난달 ‘관광산업 근로자 고용보장 촉구 결의안’을 채택하면서 “경영위기 등을 이유로 매각이나 인력 구조조정을 시도하는 것을 재고하라”고 밝혔다. 아울러 더불어민주당 송재호·위성곤·오영훈 의원 역시 고용보장 없는 일방적 매각을 반대한다는 취지의 입장문을 발표하기도 했다.
한편 1974년 준공된 제주칼호텔은 40년 넘게 제주의 랜드마크로서 관광객은 물론 지역주민도 자주 찾는 곳이었다. 2014년 롯데시티호텔 제주(22층)가 들어서기 전까지 도내 최고층 건물이기도 했다. [제이누리=박지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