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오는 26일 야외에서의 마스크 착용 의무를 전면 해제하기로 함에 따라, 50인 이상 모이는 야외집회나 공연, 스포츠 경기 관람시에도 마스크를 벗을 수 있게 됐다.
여름 재유행의 유행세가 꾸준히 감소하는 가운데 일률적 거리두기 없이 추석 연휴 고비를 넘긴 상황에서 일상회복이 한층 가속화할 것으로 보인다.
한덕수 국무총리는 23일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중대본) 회의에서 "코로나19 재유행의 고비를 확연히 넘어서고 있다"며 "다음주 월요일부터 야외에서의 마스크 착용의무를 전면 해제한다"고 밝혔다.
중대본에 따르면 정부 차원의 마스크 착용 의무화는 지난 2020년 10월 시작됐고, 작년 4월 야외에서도 사람 간 2m 거리두기가 안 되는 경우라면 마스크를 착용하도록 해 실외 마스크 착용 의무가 처음 적용됐다.
이후 지난 5월 2일 '50인 이상이 참석하는 집회나 공연, 스포츠경기 등의 관람객이 50명이 넘을 경우'를 제외하고 실외 마스크 의무가 해제됐고, 다시 147일만에 이런 예외도 사라지게 됐다.
26일 실외 마스크 착용이 완전히 해제되면 정부가 실외 마스크 착용을 의무화한 지 17개월만에 야외 어디에서나 마스크를 쓸 의무가 사라진다.
마스크 착용 없이 야외 콘서트를 관람할 수 있고, 프로야구 가을야구(포스트시즌)를 관람하면서 마스크를 쓰지 않아도 된다. 야외에서 하는 대규모 종교행사나 집회에 참가할 때도 마스크 착용 의무는 사라진다.
그동안 방역 당국은 실외 마스크 착용 의무 해제에 따른 코로나19 전파 위험이 높지 않다고 일관되게 말해왔다.
실외에서는 자연 환기가 이뤄지기 때문에 실내에 비해 공기 중에서 전파될 위험이 크게 낮다는 것이다.
실제로 지난 5월 일부를 제외한 실외 마스크 착용 의무가 해제된 뒤 신규 확진자 규모에서 급격한 변화는 없었다.
다만 실외라고 하더라도 인파가 몰리는 콘서트장이나 스포츠경기장에 있을 경우 밀접 접촉이 일어날 수 있다는 점에서 집단 감염이 우려된다는 시각은 있다.
실제로 지난 여름 개최된 싸이 '흠뻑쇼'의 경우 관객들에게 물을 뿌리는 방식으로 진행된 까닭에 마스크가 젖어 집단 감염이 우려된다는 지적이 많았다.
공연 후에는 코로나19에 감염됐다는 사례들이 온라인 게시판에 퍼졌고 방역 당국은 대형 콘서트와 페스티벌을 대상으로 현장점검을 벌이기도 했다.
실외 마스크 착용 의무가 완전 해제된 것이 실내 마스크 착용 습관에 부정적인 영향을 줄 것이라는 우려도 나온다.
한 총리는 "실내 마스크 착용의무를 당분간 유지하겠다"고 밝히며 "독감 환자 증가와 겨울철 코로나19 재유행 가능성 등을 고려한 조치"라고 했다.
정부가 이날 실외 마스크 착용 의무 해제를 결정한 배경에는 여름 재유행이 안정적으로 감소하고 있는 상황과 일률적 거리두기 없이도 추석 연휴를 무난히 넘겼다는 자신감이 있다.
이날까지 1주일간(9월 17~23일) 일평균 신규 확진자 수는 3만5553명으로, 1주일 전(9월 10~16일) 5만4633명보다 2만명 가까이 줄었다. 신규 확진자 수는 추석 연휴 후 잠깐 급증했지만 곧 감소로 돌아선 뒤 감소세를 유지하고 있다.
국가감염병 위기대응자문위원회에 참여한 전문가들은 실외 마스크 착용 의무 해제에 대해 찬성 의견을 냈다.
위원회는 지난 21일 회의 후 "남아있는 실외 마스크 착용 의무를 해제하는 대신 국민의 자율적 실천을 권고하고, 과태료 부과 대상에서 제외해야 한다"면서 "다만, 유증상자·고위험군 등은 적극 마스크 착용을 권고한다"는 의견을 중대본에 전달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