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3일 제주에는 강풍과 대설이 이어지면서 제주를 오가는 하늘길과 바닷길이 끊기고 도로 곳곳이 통제됐다.
제주지방기상청에 따르면 현재 제주도 산지와 중산간에는 대설경보, 그 외 지역에는 대설주의보가 각각 발효 중이다.
제주도 육상 전역에는 강풍주의보, 해상에는 풍랑경보(남부 앞바다 풍랑주의보)가 각각 내려졌다.
오전 6시 기준 한라산에는 사제비 75.9㎝, 삼각봉 70.7㎝, 남벽 49.7㎝, 어리목 44.4㎝ 등 많은 눈이 쌓였다. 그 외 지역도 가시리 26㎝, 태풍센터 15.3㎝, 송당 11㎝, 성산 10.5㎝, 유수암 8.3㎝, 중문 4.7㎝, 서귀포 3.8㎝, 제주 1.4㎝, 고산 1.3㎝ 등의 적설량을 기록하고 있다.
산지 대설특보 발효로 한라산 입산은 전면 통제됐다. 또 적설과 결빙으로 도로 곳곳에서는 교통 통제가 이뤄지고 있다.
오전 6시 30분 현재 1100도로, 516도로, 서성로, 제2산록도로는 운행이 전면 통제됐다.
비자림로와 제1산록도로는 월동장구를 갖춘 대형 차량만 운행할 수 있다.
번영로, 한창로, 남조로, 명림로, 첨단로, 애조로 등은 대·소형차량 모두 월동장구를 갖춰야 하며 평화로와 일주도로 등은 소형 차량의 경우 월동장구가 필요하다. 실시간 교통통제 상황은 제주경찰청 홈페이지(https://www.jjpolice.go.kr/)에서 확인할 수 있다.
제주공항 항공기 출발·도착편은 전날에 이어 이날도 무더기 결항한다.
한국공항공사 제주지역본부에 따르면 이날 제주공항 오전 항공편 대부분이 결항하는 등 이틀째 운항에 큰 차질이 예상된다.
이날 운항 예정이던 항공편 중 294편(출발 142, 도착 152)이 사전 결항돼 180편(출발 91, 도착 89)만 운항될 계획이다.
제주공항에는 현재 강풍특보와 급변풍특보가 발효 중이다.
공항공사는 "기상 상황으로 인해 항공기 결항이 다수 발생할 것으로 예상되니 공항 방문 전 항공사를 통해 결항 여부를 확인해달라"고 당부했다.
해상 기상 악화로 바닷길도 끊겼다.
한국해양교통안전공단 제주운항관리센터에 따르면 풍랑경보 발효로 이날 제주와 다른 지역을 오가는 여객선 운항이 모두 통제됐다.
강풍과 폭설 속 각종 사고도 잇따라 발생했다.
제주도 소방안전본부에 따르면 강풍과 대설 등으로 전날부터 이날 오전 6시까지 총 24건의 신고가 접수됐다.
전날 눈길 고립과 교통사고 등이 속출한 데 이어 이날 새벽 0시 46분께 서귀포시 안덕면 동광리에서 눈길 교통사고로 1명이 병원으로 이송됐다. 또 오전 2시 10분께 안덕면 광평리에서 눈길에 차량이 고립돼 소방대원들이 안전 조치를 벌이는 등 각종 신고가 잇따랐다.
제주도는 대설·강풍에 대응하기 위해 전날 오후 4시부터 재난안전대책본부 비상 1단계에서 비상 2단계로 상향 가동하고 24시간 비상 근무를 하며 재해 예방 활동을 강화하고 있다.
제주도교육청은 각 학교에 학교장 판단에 따라 등하교 시간 조정 또는 임시휴업 등 학사일정을 탄력적으로 운영하도록 안내했다. 이에 전날 오후 5시 기준 31개 학교가 이날 등·하교 시간을 조정하기로 했다.
기상청은 앞으로 24일까지 제주에 비 또는 눈이 오는 곳이 있겠으며, 기온이 낮고 바람이 강하게 불어 매우 춥겠다고 예보했다.
강한 강도로 많은 눈이 내릴 것으로 예상되는 시점은 이날 아침까지와 이날 저녁부터 오는 24일 새벽까지다.
24일 저녁께 대부분 지역에서 비 또는 눈이 그치겠으나 산지에는 밤까지 눈이 이어지는 곳도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예상 적설량은 산지 10∼15㎝(많은 곳 30㎝ 이상), 중산간 5∼10㎝(많은 곳 20㎝ 이상), 해안 3∼8㎝다.
또 바람이 순간풍속 초속 20m 이상, 서부 지역에서는 초속 25m 내외로 매우 강하게 부는 곳이 있겠으며 해상에는 물결이 2∼5m 높이로 매우 높게 일 전망이다.
기상청 관계자는 "매우 많은 눈이 내림에 따라 비닐하우스 등 구조물 붕괴와 시설물 피해에 유의해야 하며, 빙판길이 많겠으니 차량 운행과 보행자 안전에도 유의해달라"고 당부했다. [제이누리=양은희 기자·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