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출신 허상수 재경4·3희생자유족회 공동대표가 진실·화해를위한과거사정리위원회 위원의 인사검증 과정에서 탈락한 것으로 알려지자 파장이 일고 있다.
17일 정치권 등에 따르면 임명이 50여일간 미뤄져왔던 진실·화해를위한과거사정리위원회 위원 6명 중 1명에 대한 결격사유가 확정돼 국회에 통보된 것으로 확인됐다. 해당 인사는 민주당이 추천한 허상수 재경4·3희생자유족회 공동대표인 것으로 알려졌다.
앞서 국회는 지난 2월24일 본회의를 열고 7명의 진실화해위원 선출안을 표결에 부쳐 허상수 대표 등 6명을 선출했다.
더불어민주당 추천으로 진실.화해위원으로 선출된 허 공동대표는 제주시 일도동 출신으로 제주고를 나와 성균관대 사회학과에서 석사, 고려대 과학학과에서 박사 학위를 받았다.
허 공동대표는 1995년 9월부터 2006년 8월까지 성공회대에서 연구교수, 민주화운동관련자명예회복및보상심의위원회 전문위원, 제주4·3연구소 이사를 지냈다. 이어 2017년 7월부터 한국사회과학연구회 이사장을 맡고 있다.
민주당은 허 공동대표의 추천사유로 한국사회 및 해외의 역사 고증.사료 편찬 등의 연구 활동에 30년 이상 종사한 사회학자인 점, 2000년 국무총리 소속 민주화운동 관련자 명예회복 및 보상심의위원회 수석전문위원으로 임용돼 민주화운동의 진실을 밝혀내고 관련 인사의 희생에 대한 피해와 명예회복에 역할과 임무를 다한 점 등을 제시했다.
하지만 허 공동대표는 대통령실 인사검증 과정에서 결격사유가 확인돼 탈락한 것으로 전해졌다.
해당 사유는 1980년 전두환 정권 당시 제정된 ‘국가보위에 관한 특별조치법’으로 금지한 노조 결성을 했다는 이유로 구속돼 징역형을 선고받은 것 때문으로 알려졌다.
허 공동대표의 임명 탈락소식이 전해지자 민주당 제주도당은 논평을 내고 "우려했던 일이 벌어졌다"면서 "허 대표의 표면적인 탈락 이유는 결격사유가 발견됐다는 것이다. 확인한 결과 이미 40년 전 선고받은 것을 두고 결격사유라고 주장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이와 관련해 "해당 (징역형의) 선고유예는 무죄 부분을 제외한 나머지 유죄 유지 부분에 대한 형을 다시 정할 수밖에 없는 과정에서 나온 것일 뿐"이라면서 "선고유예 기간도 38년 전에 이미 끝난 것으로 이를 결격사유로 내세우는 것은 어불성설"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국민을 대표하는 국회에서 선출한 진실·화해를위한과거사정리위원회 위원을 납득하기 어려운 이유로 탈락시킨 것은 민의를 저버린 후안무치한 행태"라고 지적했다.
또 "윤석열 대통령이 프로야구 시구에는 참석하면서 제주4‧3희생자추념식에 불참한 것도 모자라 집권 여당인 국민의힘 김재원‧태영호 최고위원은 연이어 망발을 일삼았다"면서 "제주4‧3에 대한 그릇된 인식을 갖고 있는 김광동 위원장이 진실화해위를 대표하는 상황에서 제주출신 위원이 제주4‧3 문제 처리 등에 걸림돌이 된다고 생각해 배제시키려는 것은 아닌가"하고 의심했다.
그러면서 "언론보도가 사실로 밝혀질 경우 결코 묵과하지 않을 것"이라며 "제주도민과 함께 총력 대응하겠다"고 경고했다.
한편, 진실화해위는 ‘진실·화해를 위한 과거사정리 기본법’에 따라 반민주적 또는 반인권적 행위에 의한 인권유린과 폭력·학살 등을 조사, 과거와 화해를 통해 국민통합에 기여하는 것을 목적으로 만들어졌다.
일제 강점기 항일운동, 한국전쟁 전후 시기 민간인 집단 희생 사건, 공권력에 의한 인권침해 사건 등의 실체를 규명하는 국가기구다. 위원장을 포함해 상임위원 3명, 비상임위원 6명 등 모두 9명으로 구성된다.
위원장은 '4·3 공산폭동' 발언으로 논란이 된 김광동 위원장이다. 현재 국회에서 추천된 6명에 대한 위원 임명절차가 행정부에서 이뤄지고 있다. [제이누리=이주영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