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연기념물 제주흑우가 제주특산품으로 거듭난다.
제주도는 제주흑우를 제주의 미래 먹거리산업으로 육성하기 위해 행정, 학계, 생산자단체, 흑우농가, 유통업체 등이 참여하는 심포지엄과 의견수렴 간담회를 갖고 ‘돈되는 제주특산품 흑우육성 방안’을 마련했다고 16일 밝혔다.
제주흑우는 제주 고유의 향토 유전자원으로 희소성과 존재가치가 인정돼 천연기념물 제546호로 지정, 관리되고 있다.
도는 제주만의 독자성을 지닌 흑우의 품질 향상과 차별화 전략을 바탕으로 경쟁력 확보 방안을 모색하고자 지난달 22일 흑우발전 심포지엄을 열고 상·하반기 2차례에 걸쳐 간담회를 가졌다.
제주흑우를 제주특산품으로 육성하기 위해 사육두수는 올해 1087마리에서 2030년 2000마리, 연간 출하두수는 2023년 300마리에서 2030년 600마리를 목표로 삼았다.
현재 인공수정으로는 원종(순수흑우), 실용축(흑우+한우)의 증식과 개량에 한계가 있다. 이에 목표 달성을 위해서 수정란 이식을 통한 우량송아지 생산체계를 확립하기로 했다. 또 사육 및 개량 과정에서 발생하는 손실에 대해 흑우 지원조례에 따라 목표수준 도달 시까지 직불금 형태로 한시적 지원 방안을 마련한다.
생산(교배)단계 문제점 해결을 위해서는 도와 행정시에서 흑우 관련 정책개발 및 직불금, 흑우브랜드 홍보, 저능력 흑우 도태 등 각종 지원대책 등을 마련한다.
이 외에도 축산진흥원에서는 흑우 씨수소 선발 및 정액 수정란 공급을 확대한다. 제주대 제주흑우연구센터에서는 유전체 분석, 선발체계, 사양관리 정보공유 등을 한다. 국립 난지축산연구소와 서귀포시축협에서는 제주흑우 연구 개발(R&D) 업무 공유 및 농가 기술지도를 전담한다.
유통단계에서 축협 계통 출하, 비선호 부위 축산품 개발, 사회관계망(SNS)을 이용한 다양한 마케팅과 흑우인증점 유통망 확대 및 지원시책 마련으로 소비 대중성을 확보할 계획이다.
제주흑우 사육규모는 56호·1087마리로 2014년 1637마리 이후 감소 추세였으나 올해부터 수정란이식 등 번식 증가로 개체수가 늘어날 것으로 예상된다.
도는 1992~1993년 제주지역 전역의 순종 제주흑우 10마리를 축산진흥원에서 수집.사육하고 증식해왔다. 2007년 제주흑우 도 전역 사육기반 조성 등의 정책으로 다수의 소 사육농가가 참여했으나 한우에 비해 소득이 적고 개량이 쉽지 않아 흑우 사육을 포기하는 농가가 나타나기도 했다.
문경삼 제주도 농축산식품국장은 "제주흑우의 증식과 체계적인 개량을 통해 명품흑우로 육성하도록 총력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제주흑우는 고려, 조선시대 삼명일(임금생일, 정월 초하루, 동지)에 정규 진상품으로, 나라의 주요 제사 때 제향품으로 귀한 대접을 받아왔다. 그러나 일제강점기 시절인 1938년 일본의 수탈과 말살정책의 일환인 한우표준법과 모색통일 심사규정 제정으로 제주흑우는 고유한 지위를 상실하게 됐다.
한우표준법 중 모색통일 심사규정이란 일본 소는 흑색, 한국 소는 적갈색(황색)을 표준으로 한다는 규정이다.
1980년대 이후엔 우리나라가 육량위주 소 산업 정책을 추진하면서 몸집이 작고 육량이 적은 제주흑우는 도태 위기에 처했다. 그러나 제주흑우가 2004년 국제식량농업기구(FAO)에 한우품종의 한 계통(한우, 칡소, 내륙흑우, 백우 및 제주흑우)으로 공식 등록돼 명맥을 유지하는 계기가 됐다. [제이누리=이주영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