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음커뮤니케이션의 제주 진출 첫 둥지였던 글로벌미디어센터(카카오 부설 미디어연구소 GMC) 건물이 대한적십자사 제주지사에 팔렸다.
9일 대한적십자사 제주지사에 따르면 제주적십자사와 카카오는 지난달 25일 카카오 부설 미디어연구소 GMC의 토지와 건물 매입 계약을 체결했다. 매매 금액은 약 170억원이다.
카카오 부설 미디어연구소 GMC는 2006년 2월 다음커뮤니케이션이 제주로 본사 이전을 시작하면서 제주시 오등동 1732번지 일대 1만3432㎡ 부지에 지하 1층·지상3층 등 5023㎡ 규모로 세운 건물이다. 준공 당시 150여 명의 직원이 근무했다.
다음은 이어 2007년 제주첨단과학기술단지에 입주 신청서를 냈다. 2012년 3월 제주 메인센터 건물인 스페이스닷원을 준공해 그해 4월 본사를 제주로 옮겼다. 2014년엔 스페이스닷투를 잇따라 짓기도 했다.
이후 다음과 카카오는 합병됐고, 카카오는 지난해 1월 도내 일간지를 통해 토지·건물 일괄 매각 방식으로 155억원을 최저 가격으로 제시했다.
한편 제주시 용담1동 전농로에 위치한 현재의 제주적십자사 사옥은 건축된 지 40년이 넘어 노후화에 따른 사업 및 주차공간의 부족, 시설안전 문제 등이 대두돼왔다.
제주적십자사는 현재의 부지에 사옥을 재건축하는 방안 등 대안을 모색하던 중 전국의 적십자 구성원을 위한 제2 인재개발원의 제주 유치가 확정되면서 카카오 GMC 부지와 건물을 매입해 이전하는 것으로 최종 결정했다.
이들은 이달 말까지 잔금을 치르고 이전 절차를 마무리할 계획이다. 매입비용은 자부담금 25억원, 현재의 토지 매각금액 45억원, 도남동 혈액원 인근 부지 300평 매각금액 35억원 등을 확보하고, 대한적십자사 본사로부터 80억원을 지원받는 것으로 알려졌다.
제주적십자사는 사옥 이전을 통해 도내 인도주의 활동 인프라를 확충하고, 도내 취약계층을 위한 각종 복지서비스와 1만3000여 명의 도민을 대상으로 한 응급처치 등 안전교육을 진행할 예정이다. 이와 함께 도내 3800여 명의 청소년 RCY 단·회원의 인성 함양 활동도 강화한다.
또한 재난 이재민과 난민을 위한 수용 공간을 확보해 재난관리책임기관으로서의 역할도 보강할 방침이다. 사옥의 일부는 지역주민을 위한 문화공간으로 개방할 계획도 세우고 있다.
대한적십자사 제2 인재개발원의 제주 유치 확정과 관련해서는 "건물을 리모델링해 348만여 명의 적십자 구성원을 위한 연수복합시설 용도로 활용할 경우 지역경제 활성화에도 기여할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정태근 제주적십자사 회장은 "이번 사옥이전을 통해 도내 어려운 이웃을 위한 인도주의 활동 강화와 미래 확장성을 확보하는 한편, 인도주의 활동에 헌신하고 계신 전국의 적십자 의인분들을 위한 예우를 강화하고 그분들의 나눔정신을 선양하는 상징적인 공간으로 자리매김할 것"이라고 밝혔다.
제주적십자사는 건물 리모델링 설계와 공사 등을 진행하고 2025년 12월 오등동으로 청사를 이전한다. 다만 현재 사용중인 적십자사 사옥이 매각되는 시점에 따라 입주 시기도 변동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제이누리=문도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