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귀포에 매장을 둔 국내 대형마트 업계 2위인 홈플러스가 4일 서울회생법원에 기업회생절차 개시를 신청했다. 홈플러스 메가푸드마켓 서귀포점의 전경이다. [네이버 로드뷰]](http://www.jnuri.net/data/photos/20250310/art_17410579503158_33b8ca.jpg)
서귀포에 매장을 둔 국내 대형마트 업계 2위인 홈플러스가 4일 서울회생법원에 기업회생절차 개시를 신청했다.
홈플러스는 "최근 신용등급 하락으로 자금 조달에 어려움이 발생할 가능성이 있어 단기 상환 부담을 줄이기 위해 사전 예방 차원에서 회생절차를 신청했다"며 "전국 모든 매장의 운영은 기존과 동일하게 유지된다"고 4일 밝혔다.
제주 지역 매장인 '메가푸드마켓 서귀포점'도 정상 영업을 지속한다. 기존 할인 행사와 고객 서비스도 그대로 제공된다.
홈플러스 관계자는 "제주 지역을 포함한 모든 매장이 정상 운영되고 있다"며 "납품업체 대금도 차질 없이 지급되고 있다. 신용등급 하락에 따른 금융기관 대출 축소 가능성을 대비해 선제적으로 회생절차를 신청한 것이며 기존 영업 활동에는 영향을 주지 않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홈플러스는 1997년 삼성물산 유통부문이 시작한 할인점 사업에서 출발했다. 그러나 1999년 국제통화기금(IMF) 경제위기 이후 대기업 구조조정 과정에서 영국 유통업체 테스코에 지분을 매각하면서 새로운 전환점을 맞았다. 이후 테스코의 전폭적인 지원 아래 전국적으로 사업을 확장하며 2014년 회계연도 기준 매출 8조6000억원을 기록하며 국내 대형마트 시장 2위 자리를 유지했다.
그러나 2014년 테스코가 회계 부정 사건에 휘말리며 자금 압박을 받게 되면서 홈플러스도 다시 매각 대상이 됐다. 2015년 사모펀드(PEF) 운용사인 MBK파트너스가 7조2000억원에 홈플러스를 인수했다. 인수 과정에서 2조2000억원은 자체 펀드로 충당했다. 하지만 나머지 5조원은 홈플러스 명의로 대출받아 조달한 탓에 대규모 부채 부담을 안게 됐다.
MBK 인수 이후 홈플러스는 경영 정상화를 위해 점포 매각과 구조조정을 진행했다. 하지만 온라인 쇼핑의 급성장과 소비 패턴 변화로 경쟁력이 점차 약화됐다. 코로나19 이후 비대면 소비가 주류가 되면서 홈플러스의 오프라인 중심 유통 전략은 한계를 맞았다. 2023회계연도(2023년 3월~2024년 2월) 영업손실은 1994억원, 당기순손실은 5743억원에 달하며 3년 연속 적자를 기록했다.
유통업계에서는 홈플러스의 기업회생 신청이 단순한 재무 구조 조정 차원을 넘어 공급망과 지역 경제에도 영향을 미칠 가능성을 우려하고 있다.
제주 지역, 특히 서귀포에서는 홈플러스가 주요 대형마트 중 하나로 자리 잡고 있다. 메가푸드마켓 서귀포점은 서귀포 지역 주민과 관광객들에게 중요한 생활 유통 채널이다. 홈플러스가 지역 납품업체와의 거래를 유지한다고 밝힌 만큼 당장 매장 운영에 차질은 없을 것으로 보이지만 협력업체들의 불안감은 커지고 있다.
실제로 유통업계에서는 홈플러스의 자금 사정이 지난해부터 악화되고 있었다는 정황을 포착했다. 지난해 11월부터 일부 납품업체에 대금 지급을 한두 달 연기하면서 정산 지연 이자를 지급하는 방식으로 자금을 조달해온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따라 일부 납품업체들은 홈플러스가 법정관리를 신청한 직후 채권 추심 절차를 검토하는 등 자금 회수에 나서는 분위기다.
제주 지역 유통업계 한 관계자는 "홈플러스가 제주 내에서 상당한 규모의 지역 생산품을 유통해왔는데 향후 회생 절차에 따라 협력업체 대금 지급 방식이 달라질 가능성이 있다"며 "제주 경제에 미치는 영향을 면밀히 지켜볼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홈플러스는 현재 약 4조7000억원의 부동산 자산을 보유하고 있다. 운영자금 차입 등을 포함한 금융부채는 약 2조원 수준이다. 회사 측은 회생계획이 확정되면 금융채권자들과 원활한 협의가 가능할 것으로 보고 있다.
홈플러스 메가푸드마켓 서귀포점 관계자는 "본사의 회생절차 진행과 관계없이 제주 지역 매장은 정상 운영을 유지할 계획"이라며 "고객들이 불편 없이 장을 볼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제이누리=김영호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