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가운 바닷물은 만선의 꿈을 안고 바다로 나간 서귀포 선적 갈치잡이 어선 A호(29t)를 무심히 집어삼켰다. 18일 오전 5시께 해경이 사고해역에 도착했을 때 근해연승어선 A호는 이미 뒤집혀 바닥만 보이는 상태였다. 해경은 오전 2시 40분께 "A호와 연락이 안 된다"는 선주 신고를 받고, A호 선박자동식별장치(AIS) 신호가 마지막으로 잡힌 해역으로 출동해 겨우 A호를 발견했다. A호 선박자동식별장치(AIS) 신호는 지난 17일 오후 4시까지 잡혔다. 이에 따라 해경은 지난 17일 오후 4시를 전후해 사고가 발생했을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보고 있다. 특히 사고 당시 A호가 어선위치발신장치(V-PASS)나 SOS 구조 신호조차도 보내지 못할 정도로 긴급한 상황에 놓였던 것으로 해경은 추정하고 있다. A호는 지난 15일 오전 11시 6분께 갈치 조업을 위해 서귀포항에서 출항해 16일 오전 7시 26분께 모슬포항으로 입항했다. 이어 같은 날 16일 오후 5시 59분께 또다시 갈치를 잡으러 모슬포항에서 출항해 사고 해역에 닻을 내려 정박 중이었다. 궂은 날씨 탓에 A호는 당장 조업하지 못하고, 자리만 선점한 채 기상 상황이 좋아지기를 기다리던 차였다. 조업을 위한
[※ 편집자 주 = 제주에는 섬이라는 지리적 여건으로 생성된 독특한 문화가 많습니다. 그러나 오랜 세월 세대가 바뀌고 과학기술이 발달하면서 제주만의 독특한 문화가 사라져 가고 있습니다. 어찌 보면 자연스러운 현상이라 할 수 있지만, 독특한 문화와 함께 제주의 정체성마저 사라지는 것은 아닌지 안타깝고 불안합니다. 근대화 과정에서 후진적이고 변방의 문화에 불과하다며 천대받았던 제주문화. 하지만 지금 우리는 그 속에서 피폐해진 정신을 치유하고 환경과 더불어 공존하는 삶의 지혜를 배울 수 있습니다. 제주문화가 재조명받아야 하는 이유입니다. '다시'라는 우리말은 '하던 것을 되풀이해서'란 뜻 외에 '방법이나 방향을 고쳐서 새로이' 또는 '하다가 그친 것을 계속해서'란 뜻을 담고 있습니다. 다시! 제주문화를 돌아보고 새롭게 계승해 나가야 할 때입니다. 연합뉴스는 이번 기획 연재를 통해 제주문화가 우리 삶에 미친 영향을 살펴보고 계승해 나갈 방법을 고민합니다.] 600년 가까이 제주의 희로애락을 함께한 관덕정(觀德亭). 현존하는 제주의 가장 오래된 건축물이자 제주의 가장 중요한 문화재(보물 제322호) 중 하나로 꼽힌다. 우리는 역사적으로나 공간적으로 관덕정이 제주에서
[※ 편집자 주 = 제주에는 섬이라는 지리적 여건으로 생성된 독특한 문화가 많습니다. 그러나 오랜 세월 세대가 바뀌고 과학기술이 발달하면서 제주만의 독특한 문화가 사라져 가고 있습니다. 어찌 보면 자연스러운 현상이라 할 수 있지만, 독특한 문화와 함께 제주의 정체성마저 사라지는 것은 아닌지 안타깝고 불안합니다. 근대화 과정에서 후진적이고 변방의 문화에 불과하다며 천대받았던 제주문화. 하지만 지금 우리는 그 속에서 피폐해진 정신을 치유하고 환경과 더불어 공존하는 삶의 지혜를 배울 수 있습니다. 제주문화가 재조명받아야 하는 이유입니다. '다시'라는 우리말은 '하던 것을 되풀이해서'란 뜻 외에 '방법이나 방향을 고쳐서 새로이' 또는 '하다가 그친 것을 계속해서'란 뜻을 담고 있습니다. 다시! 제주문화를 돌아보고 새롭게 계승해 나가야 할 때입니다. 연합뉴스는 이번 기획 연재를 통해 제주문화가 우리 삶에 미친 영향을 살펴보고 계승해 나갈 방법을 고민합니다.] 과거 제주는 유배의 섬이었다. 죄질에 따라 유배길의 거리가 달랐던 만큼 제주는 중죄인만이 가는 '창살 없는 감옥'이자 '피하고 싶은 변방'이었다 임금도 신하도 피해갈 수 없었던 제주 유배. 하지만 오늘날 제주 유
정부가 오는 26일 야외에서의 마스크 착용 의무를 전면 해제하기로 함에 따라, 50인 이상 모이는 야외집회나 공연, 스포츠 경기 관람시에도 마스크를 벗을 수 있게 됐다. 여름 재유행의 유행세가 꾸준히 감소하는 가운데 일률적 거리두기 없이 추석 연휴 고비를 넘긴 상황에서 일상회복이 한층 가속화할 것으로 보인다. 한덕수 국무총리는 23일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중대본) 회의에서 "코로나19 재유행의 고비를 확연히 넘어서고 있다"며 "다음주 월요일부터 야외에서의 마스크 착용의무를 전면 해제한다"고 밝혔다. 중대본에 따르면 정부 차원의 마스크 착용 의무화는 지난 2020년 10월 시작됐고, 작년 4월 야외에서도 사람 간 2m 거리두기가 안 되는 경우라면 마스크를 착용하도록 해 실외 마스크 착용 의무가 처음 적용됐다. 이후 지난 5월 2일 '50인 이상이 참석하는 집회나 공연, 스포츠경기 등의 관람객이 50명이 넘을 경우'를 제외하고 실외 마스크 의무가 해제됐고, 다시 147일만에 이런 예외도 사라지게 됐다. 26일 실외 마스크 착용이 완전히 해제되면 정부가 실외 마스크 착용을 의무화한 지 17개월만에 야외 어디에서나 마스크를 쓸 의무가 사라진다. 마스크 착용 없이 야외
[※ 편집자 주 = 제주에는 섬이라는 지리적 여건으로 생성된 독특한 문화가 많습니다. 그러나 오랜 세월 세대가 바뀌고 과학기술이 발달하면서 제주만의 독특한 문화가 사라져 가고 있습니다. 어찌 보면 자연스러운 현상이라 할 수 있지만, 독특한 문화와 함께 제주의 정체성마저 사라지는 것은 아닌지 안타깝고 불안합니다. 근대화 과정에서 후진적이고 변방의 문화에 불과하다며 천대받았던 제주문화. 하지만 지금 우리는 그 속에서 피폐해진 정신을 치유하고 환경과 더불어 공존하는 삶의 지혜를 배울 수 있습니다. 제주문화가 재조명받아야 하는 이유입니다. '다시'라는 우리말은 '하던 것을 되풀이해서'란 뜻 외에 '방법이나 방향을 고쳐서 새로이' 또는 '하다가 그친 것을 계속해서'란 뜻을 담고 있습니다. 다시! 제주문화를 돌아보고 새롭게 계승해 나가야 할 때입니다. 연합뉴스는 이번 기획 연재를 통해 제주문화가 우리 삶에 미친 영향을 살펴보고 계승해 나갈 방법을 고민합니다.] 하루가 멀다 하고 새로운 유행과 기기가 등장하는 세상 속에 옛것은 천덕꾸러기 신세가 되기 일쑤다. 편리하고, 새롭고, 멋진 건물 옆에 초라하고 낡은 초가집, 기와집은 사람들의 눈에 마치 반 평균을 깎아 먹는 열등
냉전 체제에 마침표를 찍은 주역이자 옛 소비에트 연방(소련)의 마지막 지도자인 미하일 고르바초프 전 소련 대통령이 30일(현지시간) 별세했다고 타스, 스푸트니크 통신 등이 보도했다. 향년 91세. 보도에 따르면 러시아 중앙 임상병원은 "고르바초프 전 대통령이 오랜 투병 끝에 이날 저녁 사망했다"고 밝혔다. 1931년 러시아 남서부 스타브로폴에서 태어난 고르바초프 전 대통령은 모스크바 국립대 법대를 졸업했다. 젊은 시절부터 공산당에서 활동하면서 출세 가도를 달린 그는 1985년 54세라는 많지 않은 나이에 소련 공산당 서기장이 되면서 권력의 정점에 섰다. 고인은 과거에 미국과 국력을 견줄 만한 강국이었던 소련의 정치·경제 체제에 적지 않은 문제가 있다고 판단해 집권 이후 전제주의적 사회주의 체계를 바꾸려는 의도로 페레스트로이카(개혁)와 글라스노스트(개방) 정책을 추진했다. 미국을 중심으로 한 서방과 소련이 주축이 된 동구권은 제2차 세계대전이 끝난 뒤부터 40여 년간 체제 경쟁을 벌여 왔으나, 고르바초프 전 대통령이 개혁 정책을 펼치면서 사회주의 세력에 균열이 나기 시작했다. 집권한 해에 곧바로 스위스 제네바에서 로널드 레이건 전 미국 대통령과 만난 그는 중거
탐라국(耽羅國) 개국 신화를 보면 고·양·부(高·梁·夫) 삼성(三姓)의 시조인 고을나·양을나·부을나 세 신인(神人)이 땅에서 솟아나 나라를 세웠다고 한다. 제주의 옛 이름이자 국가인 '탐라'의 시작을 보여준다. 백성이 불어나 나라의 기틀이 잡히고, 적의 침입으로부터 백성을 보호하기 위해서는 탐라국 중심지에 '성'(城)이 있었을 것이다. 탐라의 최고 권력자가 섬을 통치했던 탐라국의 옛 성은 어디에 있었던 것일까. ◇ 탐라국의 옛 자취 삼국사기와 신당서, 고려사 등 여러 기록에 따르면 탐라국은 삼국시대에 생겨난 것으로 추정된다. 탐라국은 고구려·백제·신라와 독자적으로 혹은 그에 예속된 관계 속에 교역했고, 심지어 바다 건너 일본이나 중국과도 외교관계를 맺어왔다. 이를 입증할 만한 유물이 발견됐는데, 1928년 제주 산지천 하류 산지항(제주항) 축조공사 과정에서 발견된 중국 한대(漢代)의 유물이다. 오수전(五銖錢), 화천(貨泉), 대천오십(大泉五十) 등 중국 화폐와 청동으로 만든 거울 등이었다. 오수전은 기원전 118년부터 약 900년에 걸쳐 사용됐는데 한국, 일본, 인도차이나반도 등에 걸쳐 두루 쓰이던 국제적인 무역 화폐였다. 탐라국이 한반도뿐만 아니라 중국이나
지금으로부터 10년 전인 2012년 8월 28일 제주성(濟州城)에 오래된 건물터가 발굴됐다. 제주고고학연구소가 제주성 동쪽 치성(雉城, 성 바깥으로 네모나게 돌출시켜 쌓은 성곽) 상부에서 문화재 시굴·발굴 조사 과정에 '凸'자형 기단석렬과 초석 6기를 확인한 것이다. 이 건물터는 고증을 거쳐 김상헌의 '남사록'(1601년)과 이원조의 '탐라지초본'(1841년) 등에 기록된 제이각(制夷閣)이라는 결론이 나왔다. 제이각은 외적의 침략을 효과적으로 막기 위해 제주성 동쪽 성곽 위에 세운 누각이다. 지형이 가파르고 험한 낭떠러지 언덕 위에 자리 잡고 있기 때문에 제이각에서 장수가 제주성을 내려다보면 성안은 물론 주변의 언덕과 하천, 해안까지 한눈에 조망할 수 있어 군사적으로 매우 중요했다. 임진왜란 직후인 1599년(선조 32년) 제주 목사로 부임한 성윤문(成允文)이 제주성을 보강하는 과정에서 건립했다. 건물터가 발견된 지 3년여만인 지난 2015년 12월 복원됐지만, 이것이 1990년대부터 이어진 제주성 성곽 복원의 마지막 사업이었다. 과거 오랜 시간 증축과 개축이 이뤄진 제주성은 그 둘레가 3.2㎞에 달했다. 현재 문화재로 지정돼 복원된 부분은 원형의 10%에도
박순애 사회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이 초등학교 입학연령 하향조정을 둘러싼 논란 속에 8일 결국 사퇴했다. 지난달 5일 취임한 지 불과 34일만에 사실상 경질된 셈이다. 취임 전부터 도덕성과 전문성 논란에 시달렸던 박 부총리는 취임 이후 섣부른 정책 발표와 '졸속 의견수렴'으로 정부 부처 수장으로서의 자질 자체가 부족하다는 비판을 낳았다. 그 결과 '만 5세' 취학 추진방안을 발표한 지 불과 열흘 만에 부총리직을 내려놓게 됐다. 역대 교육부 장관 가운데는 임기가 5번째로 짧은 '단명' 장관으로 기록됐다. ◇ 취임 전부터 음주운전 등 도덕성·전문성 논란 박 부총리는 후보자 지명 직후부터 음주운전과 논문 표절 의혹, 이른바 '조교 갑질' 의혹 등으로 도덕성 논란에 시달렸다. 특히 2001년 혈중알코올농도 0.251%의 만취 상태로 음주운전을 했다가 적발된 점이 비판의 대상이 됐다. 대통령실과 여권 일각에서는 20년 이상 지난 사안이고 당시에는 음주운전에 대한 사회적 잣대가 지금처럼 엄격하지 않았다는 점 등을 들어 결격사유가 아니라고 주장했다. 하지만 교육공무원의 경우 음주운전은 성적 조작 등과 함께 중대 비위로 분류된다는 점 때문에 정치권은 물론 교직 사회에서조차
사람들은 '이어도'에 대해 얼마나 알고 있을까. 대부분 이어도의 존재를 전설 또는 문학작품을 통해 신비의 낙원, 이상향 정도로 기억하거나 제주도 남쪽 먼바다 어딘가에 있는 작은 섬 정도로 알고 있을 것이다. 무심코 이어도에 대해 말은 하지만, 관련 전설이나 문학작품을 찾아 직접 읽어본 사람도, 이어도를 둘러싸고 어떤 논란이 이어지는지 아는 사람은 드물다. ◇ 민요 속 '이여도'는 우리가 알던 '이어도'일까 '이여도사나 이여도사나!' 제주도민은 물론 관광객들도 한 번쯤 들어봤을 법한 이 민요는 제주도 무형문화재 제1호 '해녀노래'(해녀 노 젓는 소리 또는 물질소리 등으로도 불림)다. 노래의 후렴구에 등장하는 이여도는 과연 우리가 알고 있는 '이어도'가 맞을까? 비단 해녀노래 뿐만 아니라 제주 민요 중에는 '맷돌 가는 소리', '방아 찧는 소리' 등에도 비슷한 후렴구가 등장한다. 조성윤 제주대 교수는 2011년 '이어도에 관한 제주도 주민들의 이미지'라는 논문을 통해 "민요를 부르던 제주도민들이 과연 이어도를 하나의 섬으로 인식했었는지에 대해 학자들 간 논란이 분분하다"며 1920년대 제주 민요를 채집했던 일본 학자 다카하시 도오루와 김진하 서울대 교수의 주장을
"어허! 어려려려려∼" 최근 제주의 한 대학 병원 로비에서 진료차 내원한 할아버지 한 분이 의자에 앉아 트로트도 가곡도 아닌 노래를 흥얼거리고 있었다. 호기심이 발동한 기자가 할아버지께 무슨 노래를 부르시냐고 여쭤봤다. "몰라요." 실망스러운 대답이었다. 아쉬운 표정이 그대로 드러난 기자의 모습에 미안하셨던지 할아버지가 한마디를 덧붙였다. "젊었을 때 일하며 불렀는데 제목을 몰라. 그냥 부르는 거지…." 진료를 기다리는 순간에도 무료함을 달래고자 습관적으로 할아버지의 입에서 흘러나온 건 다름 아닌 제주의 '일노래'(노동요)였다. 깊게 팬 주름과 검버섯, 듬성듬성 난 수염, 거친 손마디에서 지난한 세월, 고된 노동의 흔적이 묻어났다. 10일 제주의 풍습과 전통, 제주어를 고스란히 간직한 일노래의 의미와 가치, 전승 방안을 들여다본다. ◇ 고된 노동…제주 사람들의 숙명 "제주는 물로 뱅뱅 돌아진 섬(바다로 둘러싸인 섬)이라 (사람들은) 밭이든 바다에서든 일만 했습니다. 그래서 일노래가 많았어요. 일노래는 일하면서 불렀던 소리라 반주도 없이 한(恨)으로 우려내며 불렀어요." 제주도 무형문화재 제16호 제주농요 2대 보유자인 김향옥(70) 씨는 제주 일노래에 대해
제주의 전통 음악 문화유산인 일노래. 일노래는 쉽게 말해 밭일, 바닷일, 집안일 등 일하면서 불렀던 노래를 일컫는다. 한자 말로 노동요다. 제주에는 1천400여 수의 다양한 일노래가 전해온다고 하지만 시간이 흐를수록 점차 잊히고 사라지고 있다. 제주의 풍습과 전통, 제주어를 고스란히 간직한 일노래의 의미와 가치, 전승 방안을 2차례에 걸쳐 살펴본다. ◇ 3대째 이어가는 제주 일노래 전통 제3회 제주 일노래 상설공연 개막식이 열린 지난 11일 오후 제주민속자연사박물관 앞마당. 제주도무형문화재 제16호 제주농요 2대 보유자인 김향옥(70) 씨와 그의 외손녀 김나연(20) 씨가 함께 무대에 올랐다. 할머니와 손녀가 각기 무대에서 공연하고, 마지막에 모든 출연자와 함께 제주 민요 '느영나영'을 불렀다. 출연진은 물론 행사장을 찾은 관객들 역시 흐뭇한 모습으로 볼 수밖에 없는 그 날의 명장면이었다. 김향옥 씨와 김나연 씨는 지난 2007년 타계한 제주농요 1대 보유자 고(故) 이명숙 명창의 큰딸이자 증손녀다. 3대에 걸쳐 제주 일노래, 제주농요 전통을 이어가는 셈이다. 제주농요는 일노래 중 하나다. 농사할 때 부르는 노래인 만큼 다른 일노래에 비해 종류도 다양하고 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