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nowhere17-1/ 10호/ 캔버스에 혼합재료/ 2017 제주로 돌아오긴 전 서울살이 마지막 전시작품이다. 2017년 인사동 가나(인사)아트스페이스 ‘정글’ 프로젝트 ‘환대의 식탁’ 전에 출품한 두 점 가운데 하나다. 서울살이가 한창인 고향친구들이 찾아와줬고, 흥겨웠던 뒤풀이가 내내 기억으로 남아 있다. 우울한 코로나 상황으로 닥친 지금의 세태와 비교해보면 시끌벅적한 그때의 뒤풀이 문화가 새삼 그리워진다. 사소한 일상의 행복이 그만큼 소중하다는 것의 방증이다. 이 작품은 반야심경의 ‘공즉시색 색즉시공’이라는 글자를 캔버스 바탕에 쓰고 지운다음 그 글자의 흔적을 바탕으로 삼고 그 위에 시간의 흔적을 회색 세로띠의 이어짐과 끊어짐으로, 그리고 뜯겨지고 벗겨지고 상처난 흔적의 추상적 표현을 통해 지금 이순간 마음의 사유를 통해 물질의 유한함을 벗어나 물질적 행복보다 영혼의 행복을 추구하려는 나름의 의지를 표현해 보려한 것이다. 서양조각품인 로댕의 생각하는 사람과 동양의 미륵보살반가사유상을 그림속에 차용하고, 인간과 신의 형상을 대비시켜 현실과 이상의 불일치를 표현
제주4·3을 소재로 한 현기영 작가의 소설 '순이삼촌'을 소재로 제작된 창작오페라 '순이삼촌'이 다시 무대에 오른다. 지난해 초연에 이어 새로운 음악과 연극적 요소를 추가해 더욱 짜임새 있게 구성된 업그레이드 버전이다. 제주시와 제주4.3평화재단, 경기아트센터는 공동기획 제작한 창작오페라 '순이삼촌'을 오는 17, 18일 제주아트센터와 12월 30일 경기아트센터에서 공연한다. 올해 공연에는 '순이삼촌 광란의 아리아'라는 새로운 곡을 추가했다. 이는 가사 없는 보컬 리즈 형식으로 자식을 잃은 어미의 슬픔을 넘어 절규로 이어지는 감정을 표현한 최정훈 작곡가의 현대적 감각이 돋보이는 곡이다. 이와 함께 무대세트와 출연자들의 이동 동선은 간결하게 정리하면서 시간을 단축했다. 조명과 음향은 더욱 생동감 있게 구성됐다. 또 지난해에 이어 1949년 당시의 분위기를 더욱 효과적으로 살리기 위해 강요배, 강정효의 그림과 사진이 추가됐다. 올해 제주공연의 주인공 순이삼촌 역에는 '2017 대한민국 오페라 대상 여자주역상'을 수상하고 뉴욕 카네기홀, 이탈리아
▲ 파(波)/ 35×34.5/ 한지에 수묵담채/ 2020 / 빛의길을걷다(日步)한상범 作 제주에서 늘 만나는 익숙한 갯바위 풍경이다 제주의 검은 현무암과 푸른 바다, 그리고 흰 파도가 만나는 그 선명하고 강렬한 대비는 제주 천혜의 맑은 환경과 더없이 잘 어울린다. 고향에 돌아와 이 아름다운 자연과 더불어 살고 있다는 것만으로도 크나 큰 축복이 아닐 수 없다. 감사할 일이다. 고향에서 늘 접하는 이 아름다운 풍경들을 많이 그리고 싶다. 이 그림은 파묵과 발묵의 먹색 변화, 그리고 붓질의 자연스러움이 한국화와도 잘 어울리는 풍경이라 생각되어 직관.즉흥적으로 표현해 보고 싶어 단숨에 그리게 된 그림이다. 눈만 돌리면 보이는 너무나 익숙한 풍경이라 마음에 살아있기 때문에 사실적이기보다는 사의적으로도 쉽게 다가섰다. 다행히 큰 고민 없이 단박에 그릴 수 있어 좋았다. 붓질에서 비백과 여백의 여운, 그리고 생략으로 한국화의 감필의 맛을 더해 보았다. 먹에도 빛이 있다. 사실 한국화에서는 먹빛 먹색은 서양의 블랙, 즉 검은색이 아니라 오색을 포함한 현색이다. 서양과학에서 흰빛이 프리즘을 통과하며 무지개색이 나타나는 것처럼 동양에서
▲ '김택화와 제자들' 기획전시. [김택화미술관 제공] 제주 최초 현대미술 전공자 고(故) 김택화 화백과 도내 미술계의 주역이 된 그의 제자들의 작품이 전시된다. 김택화미술관의 2021년 세 번째 기획전시 '김택화와 제자들'이 오는 27일부터 10월 17일까지 제주시 조천읍 김택화미술관에서 열린다. 참여 작가는 강부언, 고경희, 고민철, 고보형, 고순철, 고운산, 김남흥, 김명희, 김미열, 김성오, 김순겸, 김연숙, 김연실, 김원구, 김현숙, 문행섭, 박경훈, 손일삼, 양묵, 양천우, 오승익, 이경은, 이옥문, 이지유, 장여진, 한용국, 홍진숙 등 제주 지역의 중견 작가 27명이다. 이번 전시는 일평생 제주풍경과 사람들을 화폭에 담아낸 고(故) 김택화 화백의 작품과 그에게 가르침을 받아 제주 미술계의 주역으로 성장한 제자들의 작품을 선보인다. 전시 작품들은 제주 풍광과 사람들을 중점적으로 조명한다. 고보형 작가는 특히 종이에 목탄으로 김 화백의 초상을 표현한 ‘故 김택화 선생님을 그리다’를 신작으로 내놓는다. 이경은 전 제주현대미술관장은 푸른 바다 너머 홀로 서 있는 인물을 그렸
▲ 한상범 / 자연-숨Ⅲ/10호 f/ 캔버스에 아크릴/ 2020 바다의 물결을 테마로 제작한 그림이다. 푸른색이 아닌 황금색으로 처리하여 태양빛을 받는 바다를 표현했다. 어느 순간 빛은 나에게 삶의 중요한 화두가 됐다. 보이건 보이지 않건 빛은 모든 것의 근본이라 생각한다. 더불어 한국화 전공을 한 나로서는 작업의 형식과 내용의 기본 바탕이 동양의 음양오행 사상이다. 다분히 형이상학적이고 관념적이지만 그 철학적 학문적 사상적 사유를 통해 순수 자의식의 흐름을 따라 무한한 상상의 나래를 펼칠 수 있다. 생성과 소멸, 순환과 같은 자연의 순리와 섭리에 순응하고자 하는 삶의 태도를 견지할수 있는 바탕이 되기도 한다. 4년이 채 안되는 기간 여러모로 힘든 시기에 알 수 없는, 예정적인, 운명적인 어떤 기연을 만났다. 그로 인해 모든 것의 근원이라 여기는 빛이 곧 동양사상의 음양합일이고 밀합임을 알게 됐다. 음양의 합일인 빛을 인식하고 빛을 받아들이는 상념으로 내 자신의 억지를 빼고 자연에 순응하는 명상의 세월을 보냈다. 지난 시절 무겁고 어두웠던 현실적이고 물질적인 고통과 정신적인 걱정, 불안, 두려움, 그리고 어느 순간 찾아온 여러
▲ 윤슬/ 26.2×14.3/ 한지에 수묵/ 2020. 윤슬-. '햇빛이나 달빛에 비치어 반짝이는 잔물결' 이 단어는 현재 거의 사어(死語)가 되다시피해 평소에 잘 쓰지 않는 말이다. 그런데 이 윤슬은 제주도에서 처음 썼던 말로 일부 사전에는 제주방언에서 유래되었다고 명기되어 있다. 표준국어대사전이나 우리말 큰사전에도 등재되어 있는 순수 우리말로 나와 있지만 어원은 확인할 길이 없다. 윤슬은 다른 말로 '물비늘'이라고도 하는데 물비늘 역시 순수 우리말이다. 햇살을 받아 잔잔하게 퍼지는 윤슬, 참 이쁜 말이다. 우리는 늘 보는 풍경에 익숙해지다 보면 어느 순간 정서적 감흥, 감동이라는 것이 무뎌지기도 한다. 그리고 어떤 이에게는 현실적 생존과 고통의 터전이기도 한 그런 처절한 삶의 현상에서 아름다운 풍경에 대한 감상과 감흥, 감동은 오히려 사치스럽다 할 수도 있겠다. 아니 팍팍한 삶이 먼저라서 감흥, 감동이라는게 나하고는 어울리지 않은 저만치 멀리 떨어진 남 얘깃거리 밖에 안될 수도 있다. 그런 마음에 비추어보면 고향을 떠나 한참만에 돌고 돌아 다시 돌아온 그리운 나의고향 제주바다의 윤슬은
▲ 가파도에서. 제주대박물관은 오는 23일부터 30일까지 제주대박물관 1층 중앙홀에서 김두철 사진전 '하늘과 바다 그리고...’를 연다. 이번 전시회에는 김두철 작가의 제주 하늘과 바다, 은하수 등 제주 자연의 신비로움을 담은 사진 작품을 중심으로 서해안 갯골, 서울 도심의 야경 등 제주에서는 볼 수 없는 이채로운 풍광 작품 등 35점이 전시된다. 작가는 대학에서 물리학자의 삶을 마무리하는 몇 해 전부터 카메라에 창작의 빛을 담는 작품 활동을 꾸준히 해 왔다. ▲ 김두철 작가. 김두철 교수는 35년 제주대 물리학과 교수로의 삶을 정리하면서 작품 35점에 회고의 마음을 담아 전한다. 김 교수는 올 8월 말 정년퇴임을 앞두고 있다. [제이누리=양은희 기자] ▲ 일출봉. ▲ 여행.
▲ 제주국제관악제 포스터. 제주국제관악제조직위원회는 2021제주국제관악제와 제16회 제주국제관악콩쿠르를 다음달 8일부터 15일까지 연다고 21일 밝혔다. 제주국제관악제는 제주문예회관, 제주아트센터, 서귀포예술의전당과 서귀포천지연폭포 야외공연장, 제주돌문화공원, 사려니 숲 야외무대, 예술곶 산양, 세계자동차.피아노박물관 등에서 열린다. 또 트럼펫, 호른, 테너트롬본, 금관5중주 부문 콩쿠르 1·2차는 영상심사로 이뤄진다. 교향악단 협연에 의한 결선은 12월에 진행된다. 올해도 코로나19 확산으로 해외 유명관악단체와 음악인들의 참여는 무산됐다. 국내 관악단과 한국출신의 젊은 관악인들의 무대로 꾸몄다. 제주국제관악제는 올해 새롭게 변화를 시도했다. 첫째, 겨울시즌을 도입, 여름과 겨울로 관악제를 나누었다. 겨울시즌은 12월 3일부터 7일까지 제주아트센터에서 열린다. 제주국제관악콩쿠르 4개 부문 결선과 처음 시도되는 제주관악작곡콩쿠르의 실제연주 결선, 국제U-13관악경연대회(U-13 Band Contest)가 진행된다. 둘째, 제주관악작곡콩쿠르가 처음 열린다. 40세 미만 젊은 작곡가들이 참여한다. 제주민요가 바탕이 된 관
▲ 자연-숨Ⅱ/ 65×54.5/ 한지에 수묵/ 2020. 지난해 고향 제주로 다시 돌아와 그 때쯤 제주바다를 소재로 틈틈이 만든 작품이다. 대학때 기법을 활용한 그림들을 꺼내 들춰보다가 ‘무늬’ ‘결’을 생각했다. 그러면서 만든 작품이 있어 다시 끄집어 내 재완성한 그림이다. 결과가 약간은 아쉽지만 이 기법을 활용, 좀 더 실험해보고 임팩트있게 완성하고픈 컨셉으로 재구상 중이다. 예전 것들을 안버리고 놔둔게 되려 현재에 도움이 된 케이스다. 이 작품은 종이구김과 스프레이를 활용한 기법위주의 그림이다. 경험상 기법과 표현효과 위주의 그림을 그리게 되면 결과로서 작품이 대부분 가벼워지는 경향이 많아진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어차피 평소 여러 기법실험을 해야 하기도 해서 자연스러운 한지의 구김으로 한지의 결을 드러내고자 했다. 그 위에 붓을 쓰지 않고 스프레이를 활용하여 중,담묵의 먹색과 흰부분의 대비, 그리고 분사시킨 먹입자의 중층적인 느낌으로 완성도를 높여보려 한 그림이 되었다. 바다를 소재로 한 이 그림은 자연-숨(결)이란 제목처럼 바다의 결을 미니멀적 감각으로, 회화적 감각으
▲ 제주시 한림읍 금악리 135번지 성이시돌목장 내 테시폰식 주택. 제주시 한림읍 금악리 ‘제주 이시돌목장 테시폰식 주택’ 2채가 국가등록문화재 제812호로 최종 등록 고시됐다. 이번 등록 고시된 제주 이시돌목장 테시폰식 주택 2동(한림읍 금악리 77-4번지 및 135번지 소재)은 맥그린치 신부의 제주 목장 개척사에 있어 상징성을 지닌 테시폰식 건축물 가운데 가장 오래된 곳이다. 제주 이시돌목장 테시폰식 주택이 지닌 역사성이 높이 평가되고 1960년대 집단 주택사의 한 흐름을 보여주는 소중한 근대건축유산이라는 점에서 그 가치를 인정받았다. 제주 이시돌목장 테시폰식 주택은 1954년 4월 선교사로 제주도에 부임한 아일랜드 출신 패트릭 제임슨 맥그린치(한국이름: 임피제) 신부가 당시 척박한 중산간 한림읍 금악리의 황무지를 목초지로 개간하는 과정에서 지은 건물이다. ▲ 테시폰식 건축물 내부 모습. 테시폰(Ctesiphon) 주택은 이라크 고대 도시 유적인 크테시폰에서 이 아치형 구조물의 기원을 찾을 수 있다. 1960∼1970년대 주택과 창고, 돈사와 같은 용도로
▲ '빛나는 순간' 포스터. 제주의 정체성을 담아낸 영화 '빛나는 순간'이 오는 30일부터 한림작은영화관에서 개봉된다. 영화 '빛나는 순간'은 제주.영상문화산업진흥원에서 시행한 ‘2019 제주 로케이션 활성화를 위한 장‧단편 시나리오 공모전’ 대상작이자 ‘2020 제주다양성영화 제작지원’ 작품이다. 영화는 평생 물질을 하며 생계를 책임져 온 제주해녀 진옥(고두심)과 그녀를 취재하기 위해 서울에서 찾아온 다큐멘터리 PD 경훈(지현우)의 위로와 사랑 이야기를 담았다. 서귀포 성산읍 삼달리를 배경으로 제주4.3사건과 상군해녀의 삶을 녹여 제주의 정체성을 담아낸 영화는 100% 제주에서 촬영된 올로케이션 작품이다. 또 주연배우 고두심, 양정원을 포함한 극 중 98%의 출연진이 제주도민으로 구성됐다. 영화는 제25회 부산국제영화제 ‘한국영화의 오늘-파노라마’, 제16회 제주영화제 개막작으로 초청된 데 이어 이탈리아 로마에서 열린 제18회 아시안 필름 페스티벌에서 제주 출신 배우 고두심의 여우주연상 수상 소식을 전하기도 했
▲ 시간의흔적(cycle103)/ 15호/ 혼합재료/ 2010 이번 작품은 2010년에 제작하고 2011년 'KOREA PHILIPPINES FRANCE JAPAN FINE ART FESTIVAL'에 출품했던 작품이다. 전시에 출품하기 위해 세점의 시리즈로 그려진 작품인데 내 기억으로는 제작된 세점중 마지막 작품이다. 앞으로 이런 한지꼴라쥬 작품은 제주의 자연을 담아 틈틈이 제작하려 마음먹고 있다. 이 작품들의 탄생배경은 아내를 통해 이루어진 것이기도 하다. 당시 아내는 종종 나에게 꽃그림을 그려주길 원했었는데(그중에서도 해바라기) 그 이유는 해바라기그림을 그려 액자를 해서 벽에 붙여 놓으면 집안에 재물과 복이 들어온다는 얘길 어디서 들었기 때문이었으리라. 지금도 형편이 좋지 않지만 그 당시에도 아내의 마음상태가 오죽하면 그랬을까 싶다. 그러나 당시에 내 작품의 경향은 사실적이고 구상적인 그림을 거의 안 그리고 있던 때였다. 사실적인 표현은 당시 먹고 살기위해 입시학원을 하면서도 늘상 그리고 있었기 때문에 썩 내키지도 않았거니와 평소에도 별로 흥미를 느끼지 못했다. 평소 감정조절이 잘 안되고 현실적이지 못하고 이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