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전국 농·수산물·펜션 업자 등을 대상으로 신종 ‘피싱’ 사기를 저지른 일당 중 해외로 달아났던 범인이 경찰에 붙잡혔다.
제주지방경찰청 사이버수사대는 사기 혐의로 수배 중이던 전모(30·대구)씨를 붙잡아 구속했다고 17일 밝혔다.
경찰에 따르면 전씨는 한라봉·귤·인삼·대게 등 전국 농수산물 판매업자와 펜션 업자 등에게 물품을 구매 또는 예약을 할 것처럼 접근해 대금을 과도하게 입금했다고 속여 그 차액을 돌려받는 수법으로 108명에게 2억 원 상당을 가로챈 혐의다.
적발된 사기단 5명 중 한모(30·대구)씨는 지난해 3월 경찰에 붙잡혔다. 그러나 공범 김모(31·대구) 등 4명은 모두 달아났고 이들 중 전씨는 호주로 튀었다.
경찰은 달아난 공범을 추적하던 중 전씨가 호주 시드니로 출국한 사실을 확인하고 여권 행정제재 조치를 했다. 이후 시드니영사관과 공조해 귀국을 종용, 인천국제공항에서 전씨를 붙잡았다.
이들은 모두 대구 지역 선·후배지간으로 지난해 2월 11일 오후 3시쯤 제주 서귀포시 위미리의 한라봉 쇼핑몰을 운영하는 피해자 오모(45)씨에게 대포폰을 이용해 전화를 걸어 “30만원 상당의 레드향을 보내달라”고 주문했다.
이후 오씨에게 300만원을 입금한 것처럼 허위의 입금 문자메시지를 발송한 뒤 재차 전화를 걸어 “돈을 입금시키다 보니 실수로 ‘0’을 하나 더 붙였다. 내가 지금 다른 곳에 결제할 곳이 있어 급하니 바로 잔액을 환급해 달라”고 속여 피해자로부터 270만원을 대포 계좌로 송금 받아 가로챘다.
이 과정에서 사기단은 실제 은행에서 입금을 확인한 것처럼 문자메시지지를 조작해 발송하기도 했다.
이런 수법으로 사기단은 지난해 1월부터 3월13일까지 전국을 무대로 한라봉·귤·사과·배·인삼·장뇌삼·곶감·대게·멸치 등 지역 특산물 판매자와 펜션 운영자 등 108명을 상대로 2억 원 상당을 가로챘다.
피해 신고를 받은 경찰은 범행에 이용된 대포폰 6대와 대포계좌 20개 등을 분석해 한씨를 지목해 지난해 3월 14일 붙잡았다.
한편 경찰은 달아난 공범 3명에 대해서는 추적 중이다. 또 붙잡힌 한씨와 전씨 등을 상대로 여죄에 대해 수사를 계속할 예정이다.
제주지방경찰청 사이버수사대 박주형 대장은 “물품구매 빙자 사기 사범에 대해 지속적으로 단속하겠다”며 “동일한 수법으로 피해를 당한 사례가 있는 경우 적극적인 신고 및 유사 피해가 발생하지 않도록 도민들의 면밀한 주의해줄 것”을 당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