존경하는 국민 여러분, 제주도민과 4․3유족 여러분!
오늘 제주4․3 65주기를 맞았습니다.
한결같은 추모의 정을 모아 4․3 영령들의 안식을 기원합니다. 그리고 길고 긴 시간 동안 가슴 깊숙이 멍에를 안고 살아오신 생존 희생자와 유족 여러분께 깊은 위로의 말씀을 드립니다.
아울러, 4・3의 완전한 해결을 통해 국민통합을 이뤄내고자 하는 국정철학을 몸소 실천하는 차원에서 박근혜 정부를 대표하여 위령제에 참석하신 정홍원 국무총리님께 제주도민과 유족을 대신하여 감사의 말씀을 드립니다.
특히 박근혜 대통령님께서는 지난 대선 때 제주를 방문하여 제주도민들에게 “제주4・3사건은 도민 뿐 아니라 전 국민의 가슴 아픈 역사다. 그동안 정부차원에서 많은 관심과 노력을 기울였지만 아직도 부족한 점이 많은데, 제가 4・3 추모기념일 지정 등 제주도민 아픔이 모두 해소될 때까지 노력하겠다”라고 말씀하셨습니다.
제주도민들은 이와 같은 박근혜 대통령님의 4・3관련 약속이 실현될 것을 굳게 믿고 있습니다.
존경하는 국민 여러분, 그리고 도민 여러분!
지난 세월, 제주 4・3 해결에 접근해 가는 과정에서 제주도민들이 입었던 정신적 고통은 이루 말할 수 없이 컸습니다. 특히, 권위주의 정부 시절에 아주 작은 진상규명 시도마저도 탄압을 받았던 것이 사실입니다.
그럼에도 우리 도민들의 지속적인 진상 규명 노력으로 제주 4・3은 화해와 상생의 기조 속에서 지속적으로 문제 해결의 과정을 거쳐 왔습니다.
여・야 합의로 제정된 제주4․3특별법, 4・3특별법에 근거한 정부차원의 진상보고서 확정, 대통령님의 공식 사과, 정부차원의 희생자 및 유족선정, 4・3평화공원의 조성, 유해 발굴 등이 이어질 수 있었습니다.
이러한 일련의 성과들은 중앙정부의 정책 결정을 통해 이뤄져서 4・3해결의 책임 있는 조치를 중앙정부가 이행하고 있음을 보여주는 것이기도 합니다.
중앙정부의 책임 있는 조치와 연계하여, 2011년 제주특별자치도는 ‘4・3희생자 및 유족생활보조비 지원 조례’를 제정하여 도 자체 재정으로 생존 희생자와 80세 이상 유족에게 생활보조비 지원을 시작하였습니다.
존경하는 국민여러분! 그리고 제주도민과 4・3유족 여러분!
지난 해 64주기 위령제 때도 말씀 드린 것처럼 4・3의 진상규명과 명예회복을 위해 가장 중요한 과제는 희생자 및 유족의 추가신고와 추가진상조사였습니다.
이를 위한 특별법 시행령 개정이 4・3유족회를 비롯한 사회단체, 도의회, 지역 출신 국회의원 등 여러분께서 힘을 모아주신 덕택에 2012년 9월 국무회의에서 의결될 수 있었습니다.
특별법 시행령 개정에 따라 2012년 12월 1일부터 2013년 2월 28일까지 이뤄진 ‘제주4・3사건 희생자 및 유족 추가신고’ 사업을 통하여 희생자 350명, 유족 27,442명이 추가로 확인되었습니다.
이번에 접수된 숫자는 기존 심의・결정된 희생자 14,032명, 유족 31,253명과 대비하여 볼 때 결코 적은 숫자가 아닙니다. 특히 접수된 유족의 숫자는 기존 확정된 유족 수에 가까울 정도로 많습니다.
이 결과는 제주4・3이 더 이상 감춰야만 하는 어두운 역사가 아니라 진정한 명예회복이 이뤄질 때 우리 모두가 화해와 상생의 장으로 거듭날 수 있음을 보여주는 것입니다.
국민 여러분! 그리고 제주도민 여러분!
제주 4․3은 민족분단의 소용돌이 속에서 제주도민들이 영문도 모른 채 대한민국 영토 내에서 희생된 우리 현대사의 가장 슬픈 역사입니다. 그래서 대통령님께서 직접 제주도민들에게 공식적으로 사과를 한 것입니다.
제주 4・3이 ‘화해와 상생’의 정신으로 승화되기 위해서는 우선 국가차원의 위령제가 개최되어야 합니다.
제주4・3의 국가추념일 지정을 2003년부터 제주도가 지속적으로 중앙정부에 건의해온 것도 이 때문입니다.
또한 지난 대선 시기에는 박근혜 대통령님을 비롯한 여・야 후보 모두가 제주도민에게 약속한 공약이기도 합니다. ‘화해와 상생’, ‘평화와 인권’의 의미를 담은 국가 추념일 제정을 통해 제주4・3이 제주를 넘어서서 세계적인 차원에서 화해와 상생, 평화와 인권으로 거듭날 수 있도록 해야 할 것입니다.
존경하는 국민 여러분, 그리고 도민 여러분!
이제 우리는 제주 4․3의 소중한 교훈을 되살려 이 땅에서 대립과 분열을 극복하고 화해와 협력으로 새로운 발전과 희망찬 미래로 나아가야 합니다. 이는 현시대를 살고 있는 우리 모두가 짊어져야 할 역사적 책임이라고 생각합니다.
4․3영령들과 유족들의 상처를 치유하기 위한 제주도민들의 노력은 물론 정부 차원의 책임 있는 조치를 통하여 4․3영령들의 한이 깨끗하게 풀리는 그 날까지, 4・3진상규명 노력을 시작했던 그 때 그 마음으로 함께 노력해 나갑시다.
다시 한 번, 제주4・3 65주기를 맞이하여 옷매무새를 여미며 삼가 머리 숙여 영령들의 영면을 기원합니다. 감사합니다.
2013년 4월 3일
제주4․3사건희생자위령제 봉행위원장
제주특별자치도지사 우 근 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