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시 신제주권 최고의 요지가 팔렸다. '도심 금싸라기' 땅으로 불리는 KBS 제주방송총국 부지다. 매각대금은 75억여원이다.
이 땅을 산 큰 손(?)은 누구일까?
압류재산, 국.공유재산 등 인터넷 공매 전문기관인 한국자산관리공사(캠코)는 지난달 15일 전자자산처분시스템 온비드를 통해 제주시 연동 302의 3 KBS제주총국 부지 공매에 나섰다. 그 결과 KBS 부지는 75억1200만원에 낙찰된 것으로 확인됐다.
부지 면적은 4305.8㎡(약 1302평). 땅으로만 치면 평당 약 577만원에 팔린 셈이다.
최저입찰가는 74억원이었다. 초대형 물건이어서 새 주인을 만나기가 쉽지 않을 것으로 점쳐졌다. 그러나 낙찰자는 딱 1억2000만원을 더 써내고 단박에 그 땅의 새주인이 됐다.
주인공은 서귀포시 출신의 양모(43)씨다. 제주시 애월읍 신엄리에서 O리조트를 운영하고 있다. 30대 시절부터 건설, 건축업계에서 발군의 사업수완을 보여 언제나 주변의 주목을 받아왔던 이다.
2007년 애월읍 해안도로에서 리조트를 오픈할 때도 제주에선 보기 드문 고품격 휴양리조트를 선보여 제주에서 보단 서울 등지 수도권에서 더 큰 인기를 누리며 성장을 거듭했다. 건축 및 리조트 업계에서 '마이다스의 손'으로 불리는 '청년 기대주'가 바로 그다.
양씨는 인수한 KBS부지에 E사 법인이름으로 호텔사업 진출을 준비중이다. 이르면 내년 3월부터 사업에 착수할 예정인 것으로 알려졌다. KBS제주총국은 연말 제주시 시민복지타운에서 신축공사가 한창인 새 사옥이 완공되는 대로 옮겨갈 예정이다.
호텔 신축계획에 따라 방송국 건물은 헐리게 된다. 일반 건물과 달리 방송국의 내부구조가 특이한데다, 국가보안시설(공공용시설)로 설계돼 용도전환도 어렵기 때문이다. 철거비용도 상당할 것으로 예상된다.
1980년대 초 신제주 개발과 함께 도심지가 형성된 KBS 제주총국 주변 권역엔 제주도청과 교육청, 경찰청은 물론 로터리를 끼고 녹지공간인 삼다공원까지 갖춰져 최고의 '목'으로 지목돼 왔다. 지난해 이곳의 개별공시지가는 ㎡당 99만원(평당 327만원). 1995~1996년에는 150만원(평당 496만원)까지 치솟았다. 그러나 연동 신시가지와 노형택지개발의 영향으로 그 이후로는 내리막길을 걸었다.
용도지역은 건축규제 면에서 상업지역 바로 아래 단계인 준주거지역이다. 45m 높이까지 지을 수 있는 최고고도지구다.
부지를 인수한 양씨는 "품격을 갖춘 제주의 새로운 랜드마크 형 호텔을 기획하고 있다. 아직 구체적인 그림이 그려지지 않아 공개할 내용이 그리 많지 않다. 다만 내년 초부터 사업은 본격화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