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근민 제주도지사가 “행정시장 직선제 도입 논의를 유보하겠다”고 밝혔다.

 

우근민 지사는 7일 오후 제주도청 기자실에서 기자회견을 통해 이 같이 말했다.

 

우 지사는 “행정시장 직선제를 내년 지방선거에 적용하지 못하게 된 점에 대해 도민과 행정시장직선제를 최종 권고한 행정체제개편위원회에게 양해를 구하고자 한다”고 말을 이어갔다.  

 

그는 “저의 소신이면서 지난 3년여간 추진했던 행정시장 직선제에 대해 이 같은 결정을 내리기까지 종교계, 언론계, 학계 등을 대상으로 다양한 의견을 수렴했다. 도지사로서 무엇이 진정 도민사회를 위한 판단인지 깊이 고민하고 또 고민했다”고 토로했다.

 

그는 또 “지난달 도내 언론 3사가 대행 실시한 여론조사에서 85.9%나 되는 도민들이 행정시장 직선제 도입을 바라고 있다는 것이 증명됐다”면서 “이러한 도민들의 여망을 저버리고 싶지 않았다”고 그 동안 행정시장 직선제를 추진했던 이유를 밝혔다.

 

 

우 지사는 그러나 논란을 일으킨다는 비난 여론과 정치권의 반대 때문에 행정시장 직선제 논의 유보를 결정할 수 밖에 없음을 내비쳤다.

 

그는 “행정시장 직선제에 관한 결정을 다음 도정으로 넘기라는 정당과 도의회의 의견도 제주 발전을 위한 고언”이라면서 “여러 의견과 조언 앞에 도정을 책임져야 하는 도지사로서 오늘과 같은 결정을 내리기에 이르렀다”고 유보 결정을 하게 된 배경에 대해 설명했다.

 

그는 또 “이렇게 계속되는 정치적·소모적 논쟁은 제주 미래를 위해서 결코 도움이 안 된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라고 말을 이어갔다.

 

그는 더욱이 “정치권의 이해가 없는 상태에서 독자적으로 행정시장 직선제 도입을 강행하는 것 보다는 내년 지방선거를 통해 행정시장 직선제가 이슈화 될 것으로 판단되기 때문”이라며 “선거 후 도민의 단합된 힘으로 의견을 모으는 길이 현명하다고 판단했다”고 역설했다.

 

 

우 지사는 논의 유보를 표명하면서도 행정시 권한 강화에 나설 것임을 밝혔다. 그리고 행정시 구역을 3개 이상으로 재조정하는 것에 대한 검토의 필요성도 역설했다. 

 

그는 “행정시장 직선제가 내년 지방선거 시기에 도입이 좌절됐지만 행정시와 행정시장이 도지사만 바라보지 않고 시민들을 위한 행정을 펼칠 수 있도록 하겠다”며 “행정시에 대한 인사권, 조직권, 예산편성 요청권 등 행정시장 직선제 도입시 추진키로 했던 행정시 권한 및 기능강화 방안을 법령에 위배되지 않는 범위 내에서 최대한 강구해 나가겠다”며 행정시 권한 강화에 나설 것임을 나타냈다.

 

그는 “지금의 논의 유보는 포기가 아니라 새로운 시작”이라며 “다시 시작하는 심정으로 특별자치도 완성을 위해 행정시장 직선제가 반드시 도입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강조했다.

 

게다가 “행개위가 행정시장 직선제를 권고하면서 제시한 행정시 구역을 최소한 3개 이상으로 재조정하는 방안에 대해 행정시장 직선제와 함께 이뤄질 수 있도록 본격적인 검토가 필요하다”고 역설했다.

 

우 지사는 “도의회 등 정치권을 대상으로 행정시장 직선제의 도입을 위해 모든 마음을 비우고 다시 설득에 나서겠다”며 “역사는 훗날 오늘의 행정시장 직선제 논의 유보가 지닌 진정성을 반드시 평가해주리라 믿는다”고 말했다.

 

그는 아울러 “도민들께서도 이제 지역발전을 위한 역량을 하나로 모아 달라”며 “특별자치도의 완성을 위해 행정시장 직선제가 반드시 도입될 수 있도록 동참해 줄 것을 간곡히 부탁드린다”고 말을 맺었다. [제이누리=김영하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