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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슈&분석] 민주당 전면전 vs 국민의힘 후보난 ... 32개 선거구 조직력 경쟁 본격화

 

제주도지사 선거가 조명을 받으며 선거판의 중심에 서 있지만 실제 정치권의 긴장감은 그보다 아래 단계에서 먼저 요동치고 있다. 각 정당의 이해관계가 가장 직접적으로 충돌하는 제주도의원 공천전이 사실상 이번 선거의 ‘진짜 승부처’로 떠오르고 있기 때문이다.

 

현재 제주도의회 지역구는 모두 32개 선거구로 구성됐다. 여기에 비례대표 8석이 더해지는 구조다. 각 정당은 최대 32명의 지역구 후보를 내세울 수 있다. 이 숫자가 곧 조직력과 지역 장악력의 바로미터로 작용한다.

 

더불어민주당은 오영훈 지사, 문대림 의원, 위성곤 의원이 맞붙는 3파전 구도로 도지사 경선의 관심을 끌고 있고, 국민의힘은 문성유 후보를 중심으로 본선 체제를 갖춰가고 있다. 그러나 지역 정치권에서는 “판의 승패는 도지사가 아니라 도의원 공천에서 갈린다”는 말이 공공연하게 나온다.

 

실제 공천 상황을 보면 양당의 전략은 뚜렷하게 갈린다. 민주당은 56명의 신청자가 몰리며 사실상 전 선거구 공천 체제를 구축하고 있다. 이미 12개 선거구에서 단수 공천이 확정됐고, 상당수 지역에서는 경선이 불가피한 상황이다. 조직 기반을 촘촘히 깔아 ‘전면전’에 나서는 양상이다.

 

반면 국민의힘은 어렵사리 12곳만 단수 후보를 확정했다. 일부 지역에서는 후보를 내지 못하는 ‘무공천’ 가능성도 거론된다. 도지사 후보는 일찌감치 확정했지만 하부 조직력에서는 민주당과 격차가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정치권에 따르면 도의원 공천은 단순한 후보 선발 절차를 넘어 각 정당의 조직력과 지역 장악력을 가늠하는 핵심 시험대로 평가된다. 도지사 후보에게는 선거운동의 손발 역할을 하는 조직 기반이 되는 만큼, 어느 지역에 어떤 인물이 공천되느냐에 따라 선거 전체 흐름이 달라질 수밖에 없다는 분석이다.

 

민주당 내부를 들여다보면 도지사 주자들의 경쟁 못지않게 지역구별 공천 경쟁이 복잡하게 전개되고 있다. 현역들은 지역 기반과 의정 성과를 앞세워 재선을 노리고, 신인들은 세대교체와 변화를 내세우며 도전장을 내밀고 있다. 특히 경선이 예정된 지역에서는 계파 간 충돌까지 겹치며 긴장 수위가 높아지고 있다.

 

여기에 세 결집 움직임도 가시화되고 있다. 최근 전직 제주도의원들이 문대림 의원 지지를 공개 선언하면서 당내 원로 그룹의 흐름이 특정 주자 쪽으로 기울고 있다는 해석도 나온다. 이는 향후 공천 과정과 조직 재편에 영향을 미칠 변수로 꼽힌다.

 

지역 현장에서는 이미 ‘생활 밀착형 경쟁’이 본격화됐다. 일도2동, 구좌·우도, 도남동, 오라동 등 주요 선거구에서는 예비후보들이 어르신 정책, 농업 지원, 행정동 승격, 돌봄 정책 등을 앞세워 표심을 파고들고 있다. 도의원 선거가 거대 정치 이슈보다 주민 삶과 직결된 의제 중심으로 재편되고 있다는 점도 특징이다.

 

공천 과정 자체도 또 하나의 관전 포인트다. 절차는 더욱 세분화됐고 비용 부담도 커졌다. 국민의힘은 공천 신청자 전원을 대상으로 지난 21일 기초자격평가(PPAT)를 실시해 점수를 공천 심사와 가산점에 반영하고 있다. 민주당 역시 심사 중심 구조 속에서 정밀 검증을 강화하고 있다.

 

비용 부담도 만만치 않다. 국민의힘은 심사료와 시험 비용 등을 포함해 최소 400만 원대 초반, 민주당은 약 460만 원 수준의 비용이 드는 것으로 알려졌다. 여기에 경선이 치러질 경우 여론조사 비용까지 더해져 사실상 ‘수백만 원+α’가 기본이라는 분석이다.

 

이 같은 비용 부담은 최근 후원금 경쟁으로 이어지고 있다. 정치자금법 개정으로 지방의원 후보도 후원회 설치가 가능해지면서 도의원 선거에서도 자금 확보 경쟁이 본격화된 것이다.

 

정치자금법에 따르면 제주도의원 후보 후원금 한도는 기본 연간 5000만 원이다. 선거가 있는 해에는 특례가 적용돼 현역인 경우 최대 1억 원(신인은 5000만원)까지 모금이 가능하다. 개인 후원은 1인당 최대 200만 원까지 허용된다.

 

실제로 이번 6·3 지방선거에서도 후원금이 빠르게 모이는 사례가 나타나고 있다. 최근 제주시 이도2동을 선거구에 출마한 정치신인 현길자 예비후보는 후원금 5000만 원 한도를 모두 채운 것으로 알려졌다. 도의원 선거에서 비교적 이른 시점에 후원금이 모두 모인 것은 이례적인 사례로 평가된다.

 

정치권에서는 이를 두고 도의원 선거 경쟁이 예년보다 치열해졌다는 신호로 해석하고 있다. 후원금 모집 속도 자체가 조직력과 인지도, 지역 기반을 가늠하는 지표로 작용하고 있다는 분석이다.

 

국민의힘 역시 도지사 후보를 확정했지만 선거의 성패는 결국 도의원 후보군 구성에 달려 있다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일부 지역에서는 추가 공모와 후보 정비가 진행되며 조직 재정비가 이뤄지고 있다.

 

이번 제주 선거는 단순히 ‘도지사 선거’로만 볼 수 없는 구조다. 상층에서는 도지사 주자들이 경쟁을 벌이고 있지만 실제 표를 만들어내는 힘은 지역구마다 움직이는 도의원 후보와 조직에서 나온다.

 

결국 판을 흔드는 변수는 공천과 조직, 그리고 자금력이다. 누가 선택되고, 누가 탈락하며, 어느 세력이 지역을 장악하느냐에 따라 선거의 흐름 자체가 바뀔 수 있다.

 

화려한 도지사 경선 뒤편에서 제주도의원 공천전은 이미 조용하지만 가장 치열한 전쟁에 들어갔다. [제이누리=이기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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