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4일 제주시 해안동 무수천 사거리. 화물트럭이 차량 7대를 들이받는 8중 추돌사고가 벌어졌다.
4.5톤 트럭이 제주시 방면으로 주행하다 신호대기 중이던 차량 7대를 들이 받는 사고였다.
이날 사고로 신호대기 중이던 차량에 탄 운전자 6명이 중·경상을 입었다.
이에 앞서 한 달 전인 지난달 15일 오후에도 같은 장소에서 제주시 방면으로 들어오던 4.5톤 냉동탑차가 신호 대기 중이던 차량 8대를 들이받으며 10명이 중·경상을 입었다.
두 사고 모두 중형 화물트럭이 신호 대기 중이던 차량을 들이받으면서 일어난 사고다. 또 모두 브레이크 파열로 추정되는 사고다.
최근 제주시 해안동 무수천 사거리에서 유사한 대형 차량 추돌사고가 잇따르고 있다.
특히 모두 중형 화물트럭에 의한 사고로 자칫 대형 사망사고로 이어질 수 있는 사고들이다. 일부 차량들은 폐차를 해야 할 정도로 충격이 크다.
이처럼 무수천 사거리에서 잦은 사고가 나는 것은 긴 내리막길에다, 화물차 운전자들이 제동습관이 제대로 갖춰지지 않고 있기 때문으로 전문가들은 분석하고 있다.
도로교통공단 제주지부 임민철 교수는 “긴 내리막길에서 브레이크를 지나치게 사용할 때 차륜의 마찰열로 인해 브레이크액에 기포가 발생해 브레이크가 제대로 작동하지 않는 ‘베이퍼록’ 현상이나, 빠른 속도로 달릴 때 풋 브레이크를 지나치게 사용해 브레이크가 흡수하는 마찰에너지로 브레이크가 잘 작동하지 않는 ‘페이드’ 현상, 과적 등이 사고발생 원인으로 분석되고 있다”고 진단했다.
그는 교차로의 위치나 도로 경사로 인한 문제점에 대해서는 “화물트럭에 한해 추돌사고가 발생하고 있다”며 “교차로에 문제가 있었다면 승용차와 경승합차 등도 사고가 많이 발생해야 구간적문제로 볼 수 있다”고 말했다.
이어 “사고 차량을 분해해 분석해 본 결과 정비 불량으로 브레이크 라이닝이 거의 닳아 있었다”며 “이번에 발생한 추돌사고는 내리막길에서 화물트럭의 속도를 줄이지 못해 일어난 것으로 추정된다”고 분석했다.
임 교수는 운전자들의 운전습관에 따른 문제점도 사고의 원인으로 지적했다.
“대형자동차는 속도를 줄이는 방법이 여러 가지 있는데 엔진브레이크를 겸용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엔진브레이크를 겸용하지 않고 잦은 풋 브레이크를 사용함으로서 ‘페이드’ 현상과 ‘베이퍼록’ 현상이 일어나는 것”이라며 “화물을 과하게 적재하고 풋 브레이크만 사용하면 자동차의 물리적 특성으로 사고가 발생할 수 있다”며 운전자들의 제동 방법을 바꾸는 것이 사고예방을 위한 것임을 강조했다.
그러나 임 교수는 “주로 화물트럭에 의해 발생하는 사고로서 도로시설을 전면적으로 바꿀 수 없다”며 “때문에 상시 과적차량 단속이나 과속 단속, 사업용자동차 운전자에 대한 교육이 사고 예방에 바람직한 방법”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