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도의회 민주당 소속 의원들이 한동주 전 서귀포시장의 직위해제와 관련, 우근민 제주도지사의 '꼬리 자르기'라며 대도민 사과를 촉구했다.
이들은 또 우근민 지사 명의의 사법기관 고발조치 등을 촉구하며 이행되지 않을 경우 행정사무조사권 발동 등 도의회 차원에서 취할 수 있는 강력한 조치를 취할 것임을 경고했다.
박희수 제주도의회 의장, 방문추 부의장, 김용범 행자위원장, 김희현 농수축.지식위원장, 박원철 원내대표, 김태석 의원, 윤춘광 의원, 김명만 의원, 안창남 의원 등 9명의 민주당 소속 의원들은 2일 제주도의회 도민의 방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우선 “지난 30일 소나무 재선충 방제작업을 하던 또 한분의 도민을 잃어야 했다”며 삼가 고인의 명복을 빌었다.
민주당 도의원들은 “이런 와중에 참으로 개탄스러운 일이 공직사회에서 벌어지고 있다”며 “첫 희생자의 영결식이 치러지는 날 도지사는 골프회동을 즐기는가 하면, 제주시장은 유가족들과의 면담자리에서 무책임한 발언으로 가슴 깊은 상처를 남겼다”고 비판했다.
이와 관련해 “우근민 지사는 재선충 방제작업 과정에서 발생한 인명희생과 피해는 아랑곳하지 않고 선거판에만 기웃거려 왔다”며 “응분의 책임을 통감하고 대도민 사과와 함께 재발방지를 위한 근본적인 대책을 제시해야 한다”고 요구했다.
의원들은 이어 “급기야 한동주 서귀포시장의 모 고교 재경 동문회 정기총회 발언은 도를 지나쳐 도민사회를 또 한 번 경악케 하고 있다”고 힐난했다.
의원들은 “우근민 도지사는 다급한 나머지 서귀포시장에 대해 ‘직위해제’라는 ‘도마뱀의 꼬리 자르기 식’의 꼼수와 속전속결 봉합으로 면피하려고 나섰다”며 문제의 본질은 여전히 남아 있음을 지적했다.
아울러 “이번 사태는 그동안 지연·혈연·학연에 기대 인사권의 전횡, 사업의 특정업체 몰아주기로 명맥을 이어온 우근민 도정의 총체적 결정판, 그대로였다”고 일갈했다.
민주당 도의원들은 “민주주의의 원칙과 상식, 신뢰를 저버리고 아무런 자기반성 없이 깃털에게만 책임을 전가하고 나선 ‘내면적 거래’의 몸통에 분노하지 않을 수 없다”며 “악순환의 고리를 원천적으로 차단하려는 거듭남이 없는 꼬리 자르기는 일시적 미봉책에 불과하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아울러 “민주주의가 저당 잡히고 지방자치가 묵살됐던 과거 권위시대로의 회귀를 용납해서는 안된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첫째, 우근민 지사는 ‘내면적 거래’의 몸통으로써 ‘동문회 발언사태’의 실체적 진실을 밝혀야 한다 ▶둘째, 행정시장에 대한 임명권자로서 진정성 있는 공식적인 대도민 사과가 있어야 한다 ▶셋째, 우근민 지사는 지사의 이름으로 직접 사법기관에 고발조치해야 한다 ▶넷째, 공직사회의 신뢰회복을 위해 공직자의 줄 세우기를 근절시키고 공무원의 정치적 중립을 보장할 수 있는 대책 제시 등을 촉구했다.
민주당 소속 도의원들은 “요구가 조속한 시일 내에 납득할만하게 이행되지 않을 경우 행정사무조사권 발동 등 우리 도의회 차원에서 취할 수 있는 강력한 조치를 강구해 나가겠다”고 천명했다. [제이누리=고연정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