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작가 신인상’ 공모에서 소설 부문 김도균(39.제주시 이도2동) 씨의 『에이치』가 당선작으로 선정됐다.
당선작인 소설 『에이치』는 눈에서 희멀겋고 투명한 점액이 흘러나오는 ‘에이치’라는 병에 걸린 한 가정의 이야기를 다루고 있다. 소설에서 사회는 이 병에 걸렸다고 의심되는 이들에 대해 접촉마저 꺼리며 확실히 격리시키려고 한다. ‘에이치’에 걸린 것으로 의심되는 아이는 아버지는 물론 어머니에게까지 버림받기에 이른다.
소설부문 심사를 맡은 김동윤 문학평론가와 조중연 소설가는 소설 심사평에서 “『에이치』는 첫 장면에서부터 독자의 눈길을 사로잡는다. 말의 눈알을 빼내 아픈 아이에게 먹이는 상황 설정부터 예사롭지 않다”며 “사회적인 문제만이 아니라 인간의 치사한 면모까지 잘 드러낸 작품이다”고 평했다.
『에이치』의 작가 김도균 씨는 “글쓰기를 격려해 주시는 존경할 만한 문학 선생님들이 계시던 시간들. 고마운 글벗들에게 여러모로 도움을 받기도 했다”며 “인생은 참 많은 인연으로 짜여 있는 것 같다. ‘나’의 인생이 ‘우리’로 이루어져 있음을 뒤늦게 깨닫는다. 그 ‘우리’에게 감사드린다”고 당선 소감을 전했다.
아울러 “인간애를 잃지 않고, 사회에 길들여지지 않은 글을 쓰고 싶다”고 앞으로의 포부를 밝혔다.
제주작가 신인상 심사위원회는 심사총평에서 “제주문학을 이끌어나갈 소중한 신예들을 발굴한다는 사명감으로 응모작 한 편 한 편을 찬찬히 읽어보았다”며 “당선자에게는 창작활동 지원 등 격려와 축하를 아끼지 않을 것이며, 아쉽게 선에 들지 못 한 응모자들에게는 내년을 기약하며 위로의 인사를 전한다”고 말했다.
한국작가회의 제주도지회의 ‘제주작가 신인상’ 공모에는 시, 시조, 단편소설, 동화, 문학평론, 시나리오 등 5개 부문에 걸쳐 시, 시조 180여 편, 동화 6편, 소설 6편 등 총 150여 편이 접수됐다.
제주작가 신인상 수상자에게는 상패와 소정의 상금이 시상된다. 또 앞으로의 문단활동을 적극 지원받게 된다.
시상식은 오는 18일 저녁 5시 제주문학의 집에서 열린다. [제이누리=고연정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