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선 6기 원희룡 도정 출범을 전후로 논란이 지속돼 온 초고층 드림타워 건립계획이 층고를 대폭 낮추는 것으로 결론이 내려졌다. 원 도정의 수용 여부가 주목된다.
드림타워 시행사인 롯데관광 계열 동화투자개발(주)은 11일 제주도청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56층으로 계획하던 드림타워를 18개 층을 낮춰 최종 38층으로 건축하기로 결정, 새로운 건축허가 변경안을 제주도에 제출할 것이라고 밝혔다.
당초 계획은 지난 6월 착공, 2017년 준공 예정으로 제주시 노형동 925번지 일대 연면적 30만 6396㎡, 지하 5층, 지상 46층 908실 규모의 관광호텔과 지상 56층 1170실 규모의 콘도미니엄을 조성하는 것이었다. 중국 녹지그룹을 투자자로 끌어들였다.
드림타워의 현재까지 계획인 높이 218m는 김태환 지사 시절인 2009년 허가된 사안이다. 30여년 신제주 관광호텔 부지로 잡혀 터파기 공사만 했다가 동화 측이 외국계 보험사와 합작, 사업을 재개한 데 따른 것이다.
그러나 우근민 지사가 임기 말인 지난 6월 기존 사업허가 내용인 호텔 및 공동주택에서 호텔과 휴양콘도 등으로 설계변경 허가를 내주면서 ‘특혜’ 시비가 불거졌다. 더욱이 도의회에서도 사전 재난영향성 평가 등 각종 재해영향평가와 관련, 재해방지책에 우려를 표하는 등 끊임 없는 논란이 이어져왔다.
드림타워는 새 계획에 따라 건물 층수를 대폭 낮추면서 218m이던 건물 높이는 168m로 50m 가량 낮아지게 됐다. 콘도(기존 1170실)와 호텔(908실)의 객실수도 각각 320실과 132실 총 452실이 줄어들게 된다. 대신 일반객실의 크기를 기존 55㎡에서 65㎡로 늘렸다.
국내 최초로 5성급의 올 스위트(All Suites) 호텔로 고급화, 변화하는 해외관광객 수요에 대응하겠다는 복안이다.
동화투자개발은 이날 ‘도민들로부터 가장 사랑받는 1등 향토기업이 되겠습니다’라는 발표문을 통해 “제주의 랜드마크는 인공 건축물이 대신할 수 없으며 나홀로 초고층 건물이 제주의 미래가치와 맞지 않는다는 도지사님의 말씀에 깊이 공감하게 됐다”면서 이번 결정의 배경을 설명했다.
동화투자개발은 이어 “도지사님의 도정 철학을 충실히 반영하고 도민 사회의 우려를 해소하면서도 투자자의 손실을 최소화할 수 있는 대안을 마련해 건축허가 변경을 추진하기로 했다”고 덧붙였다.
그동안 동화투자개발은 원희룡 지사의 고도변경 필요성 제기에 대해 2009년 결정된 건축허가 사항이자 투자자와의 계약조건임을 내세워 난색을 표명해왔다.
박시환 동화투자개발 대표이사는 “이번 결정이 더 큰 제주, 새로운 성장의 제주를 만든다는 공동 목표를 달성하는데 모범사례가 되기를 기대한다”고 밝혔다.
동화투자개발은 이날 “본사를 제주로 옮겨 제주에서 가장 많은 고급일자리를 창출하고 지역경제 활성화를 선도하는 1등 향토기업이 되겠다”는 포부도 함께 밝혔다.
동화투자개발은 드림타워 복합리조트 운영에 필요한 2200명의 전문인력 중 80%인 1800명을 제주 도민으로 우선 채용할 방침이다. “맞춤형 인재육성을 위해 제주 소재 대학들과의 산학협력은 물론 인턴십 및 전문 직무능력향상 프로그램을 준비할 것”이라고 밝혔다.
또 드림타워에서 쓸 연간 1300톤의 농·축·수산물을 제주지역에서 우선 구매하는 것은 물론, 지역 중소기업과 최우선적으로 협력관계를 맺고 동반성장함으로써 지역경제 활성화에 기여할 것이라고 밝혔다.
동화투자개발은 또 “건축허가 변경과 함께 드림타워와 관련하여 도민들이 우려하는 교통 및 상하수도 문제 해결에도 적극 나서겠다”고 밝혔다.
동화투자개발은 “복합리조트 특성상 대부분의 고객들은 금요일 제주에 도착해서 일요일 출국하는 외국인 주말관광객이므로 출·퇴근 교통혼잡 시간대와 겹치지 않지만 공항과 드림타워간 공항리무진버스를 대단위로 운행하여 교통유발량 자체를 최소화할 계획”이라고 덧붙였다.
동화투자개발은 교통량 분산을 위한 우회도로(공항~평화로) 건설을 위해 교통개선부담금 36억원을 낸 상태다.
신제주 하수처리 문제 해결을 위한 하수 종말처리장이 결정될 경우 단지 내 고도정화 처리시설을 설치하는 대신 원인자 부담원칙에 따라 증설 비용도 분담할 예정이다.
동화투자개발은 또 “제주도가 향후 다른 방식의 산정기준을 적용하여 예상 급수량을 늘릴 경우 이를 설계에 반영, 원인자 부담원칙에 따라 수도시설 확장에 따른 추가 분담금도 납부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업체 측은 “총 1조2000억원의 사업비가 투자되는 드림타워는 1만7500명의 고용효과와 3조5000억원의 경제효과를 창출하게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에 앞서 원희룡 지사는 취임 초기 도의회 의정질의 답변에서 "초고층 빌딩이 한라산 경관과 어울리는 지 의문이다. 직권으로 (기존 허가사안을) 취소할 수도 있다"고 밝히는 등 기존 사업계획에 강한 부정의 뜻을 보여왔다. [제이누리=양성철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