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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년별 맞춤교육 '경쟁성' 확보 … 학부모 10명중 7명 '만족'

 


널따란 잔디운동장에서 공을 차는 학생들이 보인다. 또 한쪽에선 가면놀이를 하는 학생, 피크닉을 즐기는 학생들도 있다. 학생들이 멋들어진 교복을 입고 삼삼오오 모여 캠퍼스를 거닐고 다닌다. 학생과 외국인교사의 대화장면은 흔히 볼 수 있는 풍광이다.

제주 영어교육도시 내 유럽풍 스타일의 캠퍼스 곳곳에서 포착된 학생들의 모습이다.

 

영어교육도시는 서귀포시 대정읍 일대에 터를 일구고 있다. 현재 3곳의 국제학교가 똬리를 틀고 있다. 2011년 한국국제학교(KIS)와 영국의 노스런던컬리지잇스쿨(NLCS)이 문을 열었다. 이듬해 캐나다의 브랭섬홀아시아(BHA)가 개교했다.

 

4번째 국제학교인 미국의 세인트존스베리아카데미 제주(SJA 제주)도 내년 개교를 앞두고 있다.

현재 영어교육도시 내 재학생수는 지난해 말 기준 2404명. 운영 첫 해인 2011년 말 817명보다 3배 가량 늘었다.

 

 


영어교육도시는 해외 조기유학 수요를 흡수한다는 명목으로 조성됐다.

 

그 취지에 걸맞게 국제학교 졸업생들이 해외 명문대로 대거 진학하고 있는 것. 해외 100위권 내 유수 명문대 합격 낭보는 예사다. 최근 2년 연속 케임브리지, 옥스퍼드, 웨슬리안, UCLA, 코넬대, 서울대 등 합격은 물론 4년 전액 장학생도 수두룩하다.

 

이들은 명문대 진학 비결로 다양한 특화교육을 꼽았다. 국제학교들은 본교 학사과정을 그대로 적용하고 학년별로 국제공통 대학입학자격시험(IB) 프로그램을 운영한다.
 
유치부와 초등 1~6학년은 예술과 스포츠 클럽활동을 중심으로 정서·신체·사회적 능력을 발달시킨다. 7~10학년(중1~고1)은 경제·경영·지리·역사·예술 등 희망 과목을 선택해 수업을 받는다. 대학 진학을 앞두고 있는 11~12학년(고1~고3)은 IB디플로마 과정을 이수하며 진학 준비를 한다.

 

학생들은 따로 과외나 학원을 다니지 않는다. 학교에서 명문대 진학을 위한 전반적인 준비를 마치기 때문이다.

 

또 제주내 국제학교들은 기존 외국인 학교와 달리 내국인 입학 비율에 제한이 없다. 유치원부터 초·중·고교에 이르는 전 과정이 있고 국내외 학력(NLCS는 영국, KIS는 미국, BHA는 캐나다)이 동시 인정돼 국내외 학교 어디로든 전학이나 진학이 가능하다는 이점이 있다.

 

“제주에 보낼만한 학교가 있어 운이 좋았던 것 같아요. 아이가 만족스런 학교 생활을 했고, 또 가고 싶은 대학에 갈 수 있었던 것도 어찌 보면 행운이었죠.”

BHA를 졸업하고 지난해 미국 명문대에 진학한 자녀의 학부모 양모(50)씨의 말.

이렇듯 학생뿐 아니라 학부모들의 만족도도 높다. 영어도시 조성 주체인 국토교통부 산하 공기업인 제주국제자유도시개발센터(JDC)가 지난 2월 실시한 설문조사 결과 학부모 10명 중 7명이 자녀가 재학중인 학교에 만족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조사에서 학부모들은 '국제학교가 없었다면 자녀를 해외로 유학 보냈을 것'이라는 응답이 45%로 나타났다. 당초 해외 조기유학 수요 흡수라는 영어교육도시 조성 명분이 어느 정도 먹혀 들어간 셈이다.

국제학교의 학비는 연평균 2500만원 정도(기숙사비, 특기활동비 등 제외). 모든 비용을 더하면 4000만~5000만원이지만 그래도 해외유학비용(연 평균 1인당 7000만원)에 비하면 저렴하다. 또 ‘기러기아빠’ 등의 사회 문제도 생기지 않는다. 제주로 유학을 떠나는 이유다.

 


영어교육도시는 노무현 정부 시절 정책을 추진, JDC가 조성사업을 맡아 조성공사를 벌이고 있다. 2008년부터 서귀포시 대정읍 구억·보성·대평리 일대(총 379만 2049㎡)에 총 사업비 1조 7810억원을 들여 영어교육도시를 조성중이다.

해외유학과 어학연수를 대체해 외화 유출을 억제, 제주를 우리나라 영어교육의 중심지이자 동북아시아 교육 허브로 조성한다는 구상이다. 1인당 연간 약 7000만원이 소요되는 해외유학 비용을 감안할 때 2011년 국제학교 개교 이후 5년간 누적 외화 절감액은 2587억원에 달할 것으로 추산된다.

공립학교인 KIS는 제주교육청이 설립, YBM이 운영을 맡고 있고 사립학교인 NLCS Jeju와 BHA는 JDC의 자회사인 ㈜해울이 운영을 맡고 있다.

JDC는 2021년까지 국제학교를 7곳으로 확대해 학생을 9000명으로 늘리고, 2단계로 대학존을 개발해 세계 유명 대학을 유치할 계획이다.

이 외에도 영어교육도시 내에는 영어교육도시 사무소와 제주영어교육센터, 119센터, 주거시설, 곶자왈 도립공원 등의 각종 인프라가 들어서 있어 제주의 신흥거점으로 부상하고 있다. [제이누리=박수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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