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도의 토지 경매 열기가 활황세다. 반면 일반매매 토지투자 열기는 한풀 꺾이는 분위기다. 토지 법원 경매 진행 건수가 32개월만에 최다 건수를 기록했다.
법원경매 전문업체 지지옥션에 따르면 이번달 제주 토지 경매는 91건이 진행됐다. 이는 2014년 3월 97건을 기록한 이후 2년 8개월 만에 가장 많은 수치다.
경매 건수가 급증한 것은 제주도가 본격적인 토지 투기 규제에 나서면서 투자 열기가 한 풀 꺾였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제주도는 지난 2년간 토지 투기 광풍이 거세지자 최근 농지이용실태 특별조사, 토지분할 제한 등 각종 투기 규제 방안을 내놓으면서 분위기가 달라졌다. 투기규제 방안으로 3분기 일반 토지 거래량은 감소하고 경매 물건이 증가한 것이다.
투자 위축 현상은 낙찰가율에서도 나타난다. 이번달 제주도 토지 낙찰가율은 97.5%로 전월 대비 24.7%포인트 하락했다.
2014년 4월 108.8%를 기록한 이후 30개월 연속 100% 이상을 유지하고 있던 것이 깨진 것이다. 지난해 12월 225%로 전국 최고 낙찰가율을 기록한 것과 비교해도 큰 차이다.
무차별 낙찰도 줄어들고 있다. 이번달 최고 낙찰가율의 경우(서귀포시 성산읍 낙산리 임야 4217㎡) 감정가의 387%인 2억4510만원이었다. 지난달 2639%, 9월 577%, 7월 648%에 비해 크게 낮아진 수치다. 전체적으론 90~150% 수준에 그쳤다.
이창동 지지옥션 선임연구원은 "그간 맹지 혹은 묘지까지 감정가의 수 배에 낙찰되는 등 과열 경쟁 및 '묻지마' 투자가 심화됐다"며 "적절한 규제로 시장이 정상화하는 효과가 나타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농지 전수조사로 농지처분의무 토지가 늘어나는 만큼 향후 경매 물건, 특히 농지가 더욱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며 "낙찰가율 하락 현상은 당분간 지속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제이누리=김리나 기자]
